그렇게 못할 수도
by 제인 케니언
건강한 다리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시리얼과 달콤한 우유와
흠 없이 잘 익은 복숭아를 먹었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개를 데리고 언덕 위
자작나무 숲으로 갔다
아침 내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오후에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누웠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우리는 은촛대가 놓인 식탁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벽에 그림이 걸린 방에서
잠을 자고
오늘 같은 내일을 기약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어느 날인가는
그렇게 못하게 되리라는 걸
제인은 백혈병에 걸려 48세에 가족들의 품에서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가 투병하며 썼던 이 시가 오후내내 가슴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그녀는 대학때 문학을 가르치던, 19세 연상의 시인 도널드 홀을 만나 결혼했고, 죽을 때까지 함께 했습니다.
도널드는 ‘아내의 죽음은 내게 일어난 최악의 일이었고, 아내를 보살핀 것은 내가 한 최고의 일이였다‘고 회상했습니다.
어떤 인연이면 저런 말을 할 수 있을지,
어떤 시인이면 저런 시를 쓸 수 있을지,
나라면 어떨지…
먼저 떠난 사람도,
뒤에 남겨진 사람도,
안타깝지만 몹시 안타깝지만
매순간 어찌 살았을지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시간을 귀하고, 행복하게!
언젠가 그렇게 못할지라도 지금 이순간을 소중히 살아야하는 이유입니다.
첫댓글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는 거의 17년 함께한 반려묘가 한달전에 별세했는데
상실감과 자책감으로 지금도 너무 힘들고 아픕니다.
그 상실감을, 그 어려우신 마음을, 진심으로 위로해드리고 싶습니다… 제 가장 친한 친구가 떠나고 만4년동안 극심하게 슬펐습니다… 내가 절대적으로 사랑했던 존재와의 이별은, 아무리 하느님을 믿어도, 순간순간 눈물이 났습니다. 시간이 지나야, 많이 흘러야 그나마 덤덤하게 가슴속에 묻게 되겠지요…
언니 ㅜㅜ 힘내 ㅜㅜ 어떤 말로 위로가 될수 있을런지 ㅜㅜ하고싶은대로..마음가는가는대로...
@마리에(보호자)72 고마워. 내가 요즘에 서진님 옛날 폭탄문자 심정 이해한다니까 ㅎㅎ 통증으로 힘들어서 그랬다는데 나는 이해 못했지. 근데 요즘에 내가 가슴 통증이 너무 심해서 자꾸 지인들에게 쏟아붓는 중이야. 그깟 고양이로 왜저러나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있구 ㅎ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스윗님이 문학소녀 같으세요..
스윗님 글을 읽다보면 참 아름다운 표현들이 많으세요. 요즘 이곳 카페의 운영자이자 카페지기님의 보호자이신 “아로마” 님을 다시 보는듯한 느낌이 들어요.스윗님처럼 마음이 아름다운 분이시거던요..
앞으로도 아름답고 좋은글 많이 올려주세요. 응원합니다..❤️
지난번에 카페지기님께서 소개해주셔서 아로마님 글 본 적 있어요. 그저 황송할 따름이에요. 때때 제 센치가 이 곳을 더 슬프게 하는건 아닐까 싶다가도 자유게시판이니 편한 마음으로 올려봅니다. 마리에님께서 예쁘게 봐주시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든든해집니다.♡
@SweetLord(보호자) 슬프면 슬픈대로, 기쁘면 기쁜대로,마음가는대로, 그때에 따라서..눈치보지 말고.자유롭게..같이 함께 하능 쉼터입니다..
“그렇게 못할수도..“
좋은 글 소개 감사합니다.
그렇게 못할수도 있었다...
정말 와 닿네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지금에 감사합니다.
이 시를 좋아했던 시절엔 이처럼 와닿았을까요?… 남편의 파병이후, 세상을 다시 마주하고 보니 더 절절히 다가오네요. 오늘도 감사한 하루 되셨음 좋겠어요…
그렇지만 힘든 여정을 서로 보듬고 갈 때 서로에게 힘이 됩니다.
세월이 흐른 뒤 되돌아 보면 같은 마음으로 걸어온 두 사람의 발자국이 아름답게 남을 겁니다.
힘 없는 환우들이지만 열심히 응원할겁니다 지치기 전에.
힘 내소서.
감사합니다…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마음 잊지않고, 늘 초심으로 돌아가 서로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한결같기를 소망합니다…
좋은 감동 글 올려주시어 고맙습니다.
그렇게 못할수도란 말에 귀속에 맴도네요.
이 시를 처음 알았을때도 참 좋았는데, 남편의 파병이후에 더 크게 와 닿습니다…
오늘 딸아이와 남편과 셋이 어우러져 선거길을 나서는데,,, ‘감사합니다’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언젠가는 그렇게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겠죠.
막바지 봄꽃 거리에서 잠시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SweetLord(보호자) 저도 선거 하러 가려고 하는데 아픈다리가 걸음걸이가 약간 부자연스럽게 보임 대해 부끄럽다는 생각이...
파평으로 인해 왼쪽 발목이 쪼임현상 심해서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어요. .
아무리 노력해도 수정이 않되니 매일같이 눈물이 저절로 나오네요.
댓글을 주시어 감사합니다
@힌머리 독수리 그 마음, 제가 다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그 눈물의 의미는 어떤 것일지 짐작이 충분히 갑니다… 환우의 고통 앞에, 시간이 흐르면 지나갈 고통이 아님을 알기에, 독수리님의 마음이 제게 시공간을 헤치고 깊이 와닿습니다… 힘내시고, 조금씩 나아지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