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지. 돌아버렸지. 눈에 헛것이 쒼거야.
백오리도 힘들어 죽겠는데
2배반이나 되는 이백오십리를 뛴다니 죽을라고 환장한거지.
울트라 가방을 구입하면서도 괜시리 장만한다며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달림 연습시도 은근히 걱정되는 바가 한두가지 아니었다.
안오기만을 바랐는데 하루하루는 그날을 향해 간다.
혹여 빠질수 있는 껀수가 없는가 했는데
예컨대 출장이나 다침, 애경사 등등 불가항력적인 무언가가
울트라무지에 빠져 허욱적 거리는 나를
구제해주는 그런 행운이 오지 않을 런가 했는데 아예 오지를 않는다.
이것도 팔자 소관인가 보다.
어김없이 원하지 않은 날이 도래했다.
마음은 천근이다. 무언가 묵직한 돌덩이를 지고 있는 것 같다.
될대로 대라.. 케세라세라다.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지.
별별 생각을 해도 목에 걸린 가시마냥 안도가 되지 않는다.
58방에 들어가 대관령이 준비하라고 한 내용들을 보고 짐을 챙기고
화정터미널에서 11:40차로 가려했다가 수정해서 13:10차로 변경
13:00경에 민들레에게 전화해서 몸은 괜찮냐고 물으니
갈때까지 가볼라고 한다. 진짜로 당찬 여인네다.
차에 오르면서도 괜찮을까?
별의별 잡생각 눈을 감아도 아른아른
미지의 신세계로, 처녀림으로의 여정 내 체력은 어떻게 방응해줄지?
차가 출발하면서 외곽순환도로가 정체가 되어 우회하여 간단다.
조금은 도착시간 지연될 듯
17:00경에 도착해서 전주공설운동장에 도착하니
멍들의 세상인갑다. 서둘러 울트라 복장 착용하고
58개띠 멍! 외치고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고 출발 신호와 함께
4열종대의 58개띠 구룹을 지어 약 7분속도로 운동장 반바퀴돌아 전주시내로
580미터 이상가자 대열에서 한사람 한사람 이탈
달리면서 물을 보충하지 못해서 상점이 나오면 사야지한 것이
5키로를 훨씬지나
호남제일문 도착하기전에 상점을 들러 딸기우유 마시고
물 한병 사서 배낭에 꼽치니 땀이 주루루 흘러내린다.
아주머니께 휴지좀 달라해서 땀을 딲고
주로에 나서니 시원은 하다.
다시금 정처없이 길을 떠난다.
일단 달림의 속도가 늦으니 달리기는 편안하다.
10키로 지점을 넘었는가 어둠은 서서히 대지의 빛을 빨아드리고
어두움 자체가 밀려온다.
달림을 잠시 쉬며 소피도 보고
헤드렌턴을 꺼내기 위해 배낭끈을 풀고자하나
손이 얼어 한동안 머뭇머뭇
간신히 꺼내 복장을 단속하고 다시금 달림의 무리에 합류
12키로 되었나 같이 달리던 깜장 발을 헛디뎌 발이 아프다며
산하와 같이 자봉팀에 합류한다고 남으며 62키로 지점에서 보자고...
풀코스 달리던 버릇에 거의 15키로 넘는가 싶어 급수를 하고는 싶은데
주로에서 달리면서 배낭의 물을 꺼내기는 뭐해서 그대로 달리다가
거의 20여키로 다다른 지점의 가게에 들러 다시 딸기우유 2을 마시고
배낭에서 장갑을 꺼내끼고 달림
2~3키로 정도 갔는가 급수운영 지점에서 따끈한 꿀차를 마시고
무무, 나무, 산너울, 들풀같이 부부와 꽃님이랑 한컫 사진
천천히 동행하며 가잔다.
무무의 입심 여지없이 달림을 즐겁게하고
다시 고독의 싸움이 시작된다.
운영진에서는 달림이들의 안전을 위하여 후미 안전등을 켜달라는 말에
헤드렌턴을 돌려 뒤로하고 깜빡등으로 전환
짓게 내린 어둠은 더욱더 나를 고독으로 몰아놓는 것 같다.
30여키로 지점 오르막 지점에서 노지심과 동행하며
오름을 걷다가 상점에 들러 딸기우유 마시고
내가 10여보 앞서서 달림을 계속하여 42키로 지점에 도달
따끈한 오뎅국물에 오뎅 몇조각 어찌 맛이 있었던지
더 먹고 싶으나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참고
간단한 스트레칭후 다시금 어둠속으로 돌진
몸은 그래도 달릴만하다. 이상 전조의 발생 징후는 없었다.
조금만 더 가면 울트라 달림번개시 뛰어보았던 코스가 아닌가?
그 조금이 한없는 것 같다. 멀기는 더럽게 먼거 같구나.
기다림은 포기를 부른다. 차라리 그냥달리는 것이 났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멍청히 멍청히....
구름에 가리었던 보름달(보름은 조금지났지만)이 휘영청 밝혀주고
사부작 사부작 달빛을 밝고 간다.
대아저수지 댐입구에 도달하여 오름을 걷는 발길이 참으로 가볍다.
오름은 한참인가. 뒷에서 이어지는 반딧불의 행렬 참으로 장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아댐 정상에 오르며 달빛에 보여지는 저수지 정말 장관이다.
교교한 달빛을 머금은 수면 새하얀 비단이요
주위를 위요한 산봉우리 입정(入定)에 들었네
혹여 출정할까 물안개 사뿐히 밟고 가라하네
내림막 길로 이어져 달림은 가볍다.
대아저수지 풍경에 빠져도 보고
힐끗힐끗 눈길도 보아가면서
이제사 목표는 어쩌꺼나 62키로다.
꽃님이 차를 타고 가다가 혼자가지말고 뭉쳐서 가라고 조언도 해주고
조금은 배고품이 엄습해오고 눈가에서는 졸음도 엄습해오고.
5키로 가면 CP지점 있다는 말에 가자가자.
조금 더가면 있을 거라 자위하면서 가지만 잘 달려지지가 않는다.
쉬엄쉬엄 걷기도 하고 전주를 세며 전줏간격 10개는 뛰고 걷자고.
저쪽 코너까지만 달리고 걷자는 식으로 생각과 몸과의 약속도 해보고
어렁어렁 가는데 무무를 만났다.
야야 죽갔다. 걸어가자 하며 조금 걷다가 몇 개의 등불에 속아
낙담이 이만 저만아니다. 어허 곧 다다를 거린데 잡혀지지가 않는다.
무무는 다왔다 뛰어가고 난 천천히 걸어 드디어 고대했던
중간목표에 도착.
자봉해주는 여멍들 을매나 고마운지.
몸은 얼어 배낭을 풀기가 어렵다. 에라 모르겠다 메고 먹는 수밖에.
따끈한 시레기국밥 서서 곱은 손 떨며 한술 넣으니
여기까지 달려온게 기특도 하다면서도
처량한 몰골 생각에 눈물이 성글해진다.
꾸역꾸역 몰아치기로 집어넣고 버너에 손을 녹히고..
양말과 장갑 새로이 갈아신고 끼고
상의는 춘마에서 준 말톤복 껴입고 출전준비.
많은 멍들 속속 도착한다. 반갑다 인사를 하면서도
아~~~~진짜로 나가가가 싫다. 조금 더 있고 싶구나.
다시금 질끈 어둠속으로 몸을 던저 버렸다.
이젠 영낙없이 완주하는수뿐 달리 도리가 없는거다.
속도 채웠고, 옷도 양말도 장갑도 새로이 교체하고 모자도 쓰니 참으로 달림이 편하다.
지금부터는 내림길이다. 조금전 그리 걸으며 올라오던 길이 새로워진다.
속속 CP로 오는 주자들에게 조금만 가면된다고 응원도 해주는 여유도 가져보고
내내 걷지 않고 뛰어 밤티재길로 이어지는 능선을 하나하나 추월하며
밤티재에 도착 걸어서 재정상에 도달
굽어 보이는 전주야경을 보면서 밤티재길을 보폭을 줄여 달려내려갔다.
고개길을 거의 완주할 시점에 돌수와 조우
앞서가는 북두칠성과 무무를 만나 4명이 동행
어느정도 달리다가 이젠 걸어도 완주에는 충분하다며 걷잔다.
그러지 뭐로 동조해서 터벅터벅 내려가는데
쥔장 비단결과 승희가 하차하더니 홍삼물과 쨈을 건네준다.
갈증난 김에 잘되었다 벌컥벌컥 들이키고 쨈도 먹으니 좋구나.
너무 지체할 수 없어 다시금 목표를 향해 출발
시간을 재며 속도로 걷자한다.
북두가 앞에 서고 두 번째는 무무 세 번째 돌수 난 꼴
북두와 무무 속보 걸음새가 이만 저만 아니다.
돌수는 컴파스가 길어 잘도 가는데 난 달리면 좋겠는데
뒤에 걸으며 따라가자니 10여미터 떨어지면 다시 달리고
또 떨어지면 다시 달리고 이런 폼세로 90키로 지점까지 갔다.
물론 80키로 지점에서 커피한잔의 여유도 가졌다.
이제사 훤하니 모든 만물이 기지개를 편다.
이런 속도로 가면 112시간대에 도달하가 어려우니 조금 달리자고해서
앞서서 달려나갔다. 뒤이어 북두가 쫓아오더니만 앞서서 나간다.
달리는 폼으로는 아직 피로의 기색은 없는가 보다. 잘도 달린다.
전주 시내로 접어들어 걷는 것이 쪽스러우나 어찌할거나
오름길은 무조건 걷기로 일관하고
훤히 밝은 새벽 공기를 가르며
헤드렌턴도 벋어 손에 감아쥐고 달렸다.
드디어 공설운동장이 보이니 다왔구나 안도의 한숨이 일고
한반한발 내딛는 발걸음 가슴이 뭉클해진다.
운동장 트랙을 휭하니 돌아 포토라인에서 잠시대기
모자를 벗어 손에 쥐고
내차례가 되어 테이프 끊으며 완주.
총 달린 시간 12시간 41분.
다리가 휘청한다. 이제 모든게 끝이다. 다시는 울트라 안한다.
이게 미친 짓이지. 멀쩡한 정신에 할수 있는거냐?
그러는 사이 위원장님께서 완주메달을 걸어주신다.
감사합니다. 인사드리니
승희가 월계관과 꽃다발 가지고 완주기념 사진 찍으라 한다.
이제 고통의 나락을 떨쳐버리고 58동무들과 한잔두잔...
머슬이가 경고해준대로 되도록이면 술이 피하지만
어디 그렇게 되겠는가?
지금에서 돌아보면 혼자서는 이루어 질수 없는 일이다.
같은 마음을 나누었기에
서로를 배려했기에,서로들 협심했기에,58의 미친멍들이 있었기에
완주가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모두모두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또한 뜀의 장과 만남의 장을 마련해준 꽃님내외분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울트라마라톤은 정말 인생에 있어 값진 경험이었고
어떤 어려움에서도 헤쳐나올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
58동무들아. 손전화로 문자메세지로도 자봉으로도 주로에서도
염려해주고 려해준 덕분에 완주하는 결과라 생각되어 참으로 고맙구나.
사랑한다. 58친구들아.
첫댓글지하철 친구야! 함께 했었던 광주 비아이다.몸 많이 회복 됬느냐? 난 어제 지친 몸으로 24시간 근무하구 오늘은 집에서 쉬며 회복중이다.또 오늘저녁 회사 동호회 정기 모임날 뛰는 날 인데 뛰어 질련지 나두 몰갔다.왠만하면 술이나 한잔하구 안 뛸 계획이다.전주에서 즐거웠었구 5.8일날이나 보자꾸나!.
첫댓글 지하철 친구야! 함께 했었던 광주 비아이다.몸 많이 회복 됬느냐? 난 어제 지친 몸으로 24시간 근무하구 오늘은 집에서 쉬며 회복중이다.또 오늘저녁 회사 동호회 정기 모임날 뛰는 날 인데 뛰어 질련지 나두 몰갔다.왠만하면 술이나 한잔하구 안 뛸 계획이다.전주에서 즐거웠었구 5.8일날이나 보자꾸나!.
지하철!!!수고했다!!장하다!!축하한다!!!미쳐서 뛴거였어?? 난 미치지 않을래....몸조리 잘해라 친구야!!옆지기랑 잘 올라 갔지??암튼 감동에 도가니탕 이다 ㅋㅋ
하철아 애 많이 썼다. 아픈데는 없는거니? 울트라 완주 축하한다. 장하다.
사부 수고 많았어 술 조금씩 마시고 즐겁게 달리고 즐겁게 살자 또 뛸꺼지?
수고했다 그 고생 뛰어본 멍만이 안다 울트라동기생아, 우야튼 우리나이에 완주했다는 그 자체가 승리가 아닐런지? 생각건대 자주가 아닌 가끔은 이리 미쳐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빨리 회복되길 빈다.
하철아~!! 왜 거리만 생각하나.....그냥 앞만 보고 뛰자.....ㅎㅎㅎㅎㅎ 얼른 회복하자.....나도 다리가 풀렸따
축하~장하구나~ 회복 빨리 하길 바래.....
지하철아 고생 증말 많이 했구나. 감동적인 후기 잘 보왔고 나도 함께하지 못함에 많은 아쉬움이.. 그래서 내년엔 꼭 참가하고픈데...
너 이글 올리고 울트라 연습주하러 나가는거 아니냐?
풍경을 즐겼구나. 고생많았고 빠른 회복을 빈다.
하철아 ! 왜 우리가 이힘들걸 사서 했을꼬 누구라고 묻지말자 그냥 뛰고 싶어서 뛴거지뭐.. 이젠 다리 풀렸지..
그래 넌 멋진놈이다. 잘했냈구나. 부럽다 언제나 즐겁게 하는 지하철 축하한다. 수고했다.
추카해~울트라가 뭔지도 몰랐는데 후기보고 쬐끔 감이오네..대단한 칭구들을 알게된것에 감사~^^*몸 빨리 회복하길 바래~^^*
완존~히 지쳐있는줄 알았더니 다행이 치고 나가더구나... 고생혔다.
왠 애들처럼 딸기우유냐? 고생 했다.또 뛰자
대단하다...지하철...울틀라 ...남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한 네가 자랑 스럽다...수고 만이 했다...
감동이 넘치는 울트라 완주기.... 잘읽었고, 한편으론 부럽고....자긍심과 행복순간,순간을 생활속에 주~욱 간직하길......
수고많았다. 하철이도 울트라 체질인 것 같은디 왜 안한다 그러지.^^
그래도 너는 완주라도 했으니 다음엔 안할 수 있지. 나는 어쩌냐? 나무한테 시달릴 생각하면 ...
고생많았다. 나도 절대 안한다. 우리 약속했다.
글을 읽어내려가니 눈물이 날라칸다...진심으로 축하한다.울트라 대가? 카르나스이스가 그랬다지, 고통에 맞살때 살아있는 행복을 느꼈다고...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역사를 만들었구나. 축하한다.
축하한다, 자신감도 울트라급으로 생겼겠지, 몸조리 잘하고,행복한 추억 잘 간직해라.
축하한다. 재사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더욱 강렬할 위용을 보여준 하철이 힘~~!!
축하해요..멋진 완주..담에 또 하고 싶어질듯...^*^
수고 했구나....빨리 회복하거라...
몸은괜찮니 넌 참 편안하게 뛰더라.
친구 잘못만나 고생 했다 진심으로 축하 하고 남들 보기엔 즐겁게 뛰는 것처럼 보였지만 힘들었지?
하처라~~~ 광주가 너를 부른다!
수고 혔다 하철이^^
하철아.. 땀 범벅이 되어 골인하는 너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단다... 진심으로 완주를 축하한다... 해 낼 줄 알고 있었어.. *^.^* 빠른 회복을 바란다...
수고했다, 내년에 한번더 도전하자 내랑ㅋㅋ 너무아쉬운게 많네!
낼 시청자봉 간다. 울트라 전사로써 점심 때 만나자!
지하철 좋은 경험했네, 그리고 완주 추카, 빠리 몸 회복되길... 그리고 다음엔 절대 하지 말아, 혹 주변에 울트라 한다면 경험자로써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면서 말려라...ㅋㅋㅋㅋ 그래도 또 하고 싶지...화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