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와인열차

[연초록]

KBS 1TV <뉴스광장>에 매주 목요일마다 방송되었고, ‘기쁨이 있는 여행’ 코너의 모태이기도 했던 철도 여행정보 프로그램 ‘웰빙광장’이 지난 주(4월 16일)에 마지막 방송을 했습니다. 2007년 5월부터, 2년 가까운 시간동안 매주 다른 열차 여행지를 소개하며 여러분을 찾아뵈었고, 이번 봄 개편에 맞춰 94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네요. 

2년 동안 저의 모든 것이기도 했던 이 방송이 저 뿐 아니라 다른 분들에게도 행복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우리 방송의 처음과 마지막, 머리와 꼬리를 장식하는 열차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와인인삼열차’ 입니다.

열차로 만든 여러 여행 상품 중에서도 객관적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와인열차’ 는, 소비자의 취향은 점점 고급스러워지고, 사업에서 성공하기는 어려운 경제 불황기인 요즈음, 좋은 아이디어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와인과 열차의 만남’ 이라는 좋은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지금까지 큰 성공을 거두고 있으니까요.

이 와인열차가 조금 더 새로워졌습니다. ‘인삼’객차를 추가하고, 영동과 가까운 ‘금산군’의 지원을 받아 금산에서 하는 인삼 여행도 추가했습니다. 그래서 와인과 인삼차를 마시며 이동해 와인의 고장 ‘영동’과, 인삼의 고장 ‘금산’을 여행하는, 동서양의 만남이라고 할만한 ‘와인인삼열차’ 가 새롭게 운행되고 있습니다.

2년 전 처음 나선 ‘웰빙광장’의 촬영, 그 때의 와인열차도 그러했듯, 이런 테마열차는 촬영하기에도 참 좋습니다. 열차 안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지니 열차 분량을 늘리기 쉬운데다가, 열차 안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여행객들을 촬영하기도 수월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재밌는 열차가 있다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아직 많으니 소개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기존의 와인객차(종류는 화이트와인칸, 레드와인칸 두 가지입니다.)에 추가로 붙은 인삼객차(인삼객차와 약초객차 두 종류입니다.) 에서는 타자마자 물씬 풍기는 인삼 향에 왠지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내부 인테리어에는 인삼의 효능에 대해 쓰여 있어 특이하죠.

열차 안에서는 와인에 대한 강의, 레크레이션 시간이 이어지고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2시간 30분이 전혀 지겹지 않게 영동까지 내려갑니다. 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칸에서는 와인과 인삼차가 무제한으로 제공되고, 인삼으로 만든 간식과 빵이나 치즈를 먹으며, 신나게 웃으면서 술(?)도 한잔씩 걸치는 흥겨운 분위깁니다.

영동에 도착하면 와인코리아에서 와인 만드는 공장이나 오크통에 담겨 숙성되는 와인을 구경하며 와인 공부를 합니다. 국내에서 최초로 국산 와인을 만들어낸 곳인 만큼 그 의미도 특별합니다.

이어지는 와인족욕은 여행객들의 기분을 절정으로 만들어줍니다. 와인과 물을 1대 1의 비율로 섞어 섭씨 45도 정도로 만든 물에 무릎 위까지 바지를 걷고 무릎 아래를 담그면 땀이 쑥 빠지고 혈액순환에도 좋습니다. 와인과 떼어놓을 수 없는 치즈만들기 체험까지 마치고, 연계 버스로 가까운 금산으로 이동합니다.

금산에서는 인삼전시관과 인삼 재래시장을 둘러봅니다. 특히 하나에 천 원 하는 인삼튀김이 인상적인데 박장범 앵커는 방송 중 돌발질문으로 “금산에서는 인삼을 튀겨먹는 군요?”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추가된 인삼 객차를 잘 활용하고, 금산에서의 인삼 여행을 더 활성화 시키면 더 완벽한 인삼 여행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루 종일을 보낼, 함께 가는 여행객이 중요한 열차여행입니다. 바쁜 생활 속에 마음 맞는 사람, 하루를 온종일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시간을 함께 보낸다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성인들이 할 수 있는 열차 여행 중에서는 이만한 게 없겠다 싶어 가족과 친구들에게 제가 가장 많이 추천해주는 열차 여행 상품이기도 합니다. (친구들과 다녀온 저희 엄마는 하루를 어찌나 즐겁게 보내셨는지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열차 여행하기로 하셨다고 합니다.)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듯, 종방은 또 다른 방송으로 이어질 겁니다. 그리고 또 다른 내용을 담은 ‘기쁨이 있는 여행’을 이어 가야겠지요. <뉴스광장>의 ‘웰빙광장’ 코너가 방송되는 동안 몸으로, 마음으로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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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일 4/4 방송일4/9

* 방송 다시보기 : http://news.kbs.co.kr/article/culture/200904/20090409/175519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