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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클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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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준) 스크랩 빛으로 말하는 사람 - `구르미 그린 달빛` 의상을 만든 옛골 박순진
이재운1045 추천 0 조회 304 16.10.21 12:5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빛이 있으라(기독교 성경 중 구약 창세기 1:3)


비기독교인인 내가 성경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했던 말이 이 귀절이었다.

지구가 만들어진 초기에는 개스와 구름 등으로 약 40억년 간 빛이 없거나 매우 흐렸다고 한다. 

마침내 대기가 안정되고 햇빛이 지구로 쏟아져 들어왔고, 산소로 호흡하는 생명체가 나타나면서 이 생명체들은 그제야 빛을 감지하는 피부를 만들어 이 빛을 '느끼기' 시작했다. 햇빛이 비치고 나서,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5억 4400만년 전, 생명의 대폭발이 일어난 캄브리아기에 약 100만 년의 세월이 걸려 오늘날 인간과 같은 <눈>이 완성되었다. 그래서 햇빛을 완전히 보진 못하고 400nm에서 700nm까지의 빛만 볼 수 있다. 좀 더 눈이 예민한 사람은 380nm~800nm을 본다고 한다.


최근 사극을 보면 왕과 신하, 백성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색상의 다양한 복식으로 출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옛날에는 왕은 붉은옷, 신하는 붉거나 파란옷, 백성은 하얀옷 뿐이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백성들까지 아름다운 자연의 색을 입기 시작했다. 그것도 일반염료가 아니라 실제로 조선시대 백성들이 손수 염색해 입은 <쪽물> 등으로 빚어낸 순수한 우리 빛이다.


- 최근 방영된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천연염색 의상들. 박순진 교수가 제작했다.


- 화학 염색과 염료, 피부에 침투해 기억력 감퇴, 나아가 치매 유발 가능


나는 최근 염색과 샴푸 문제로 고민하다가 사단법인 청소년운동연합 중앙연수원이 주최한 <천연염색 옛골 박순진> 강의 및 실습이 있다는 고지를 보고 가야지 가야지 했는데 막상 그 시각까지 일이 끝나지 않고, 내 차를 가지고 출근한 딸이 감사를 받는다 하여 갈 길이 아득했는데, 다 접고 얼른 택시를 타고 달려갔다. 

박순진 교수야 청운연 교수이니 언제든 만날 수 있고, 또 체험할 기회가 많지만 내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염색과 샴푸 문제를 본격적으로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그런 것이다. 나는 샴푸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하고 나머지는 맹물로 씻고 있다. 염색은 천연 헤나 가루를 구해 내가 직접 주물럭거리는데, 솜씨가 좋지 않아 붉은 빛이 너무 많이 난다. 그래서 쪽이나 홍화씨나 동백 같은 천연재료로 염색하는 방법이 없는지 전문가들에게 묻고 있다. 나는 앞으로 수십 년 내에 한 집 걸러 한 명씩 치매 환자가 쏟아져 나올 거라고 확신한다. 이런 샴푸와 이런 염색을 하는 한 피할 도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내가 하던 일 딱 접고 벌떡 일어날 만하지 않은가.


- 천연염료로 만든 옷감들


박순진 교수는 아토피를 앓다가 천연염색에 관심을 가졌다는데, 현대인의 피부는 대부분 여러 가지 화학물질에 늘 노출되어 있다. 그나마 면으로 만든 속옷을 입어 덜한데, 최근에는 속옷까지 위험하다. 샴푸, 염색약은 치명적인 수준이고, 치약, 가습기 소독약, 주방세제 등 곳곳에 위험물질이 가득하다. 또한 호흡하는 필수적인 공기는 미세먼지와 타이어가루, 건축물 먼지, 석탄 태운 재 등 갖은 위해물질이 넘친다. 지리산이나 설악산으로 숨는다 해도 먼지 형태로 변신한 이 위험물질은 그런 데까지 따라온다.


나는 집중력이 필요한 일을 하다 보니 이러한 화학물질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을 다른 사람보다 더 예민하게 느낀다. 그래서 긴 장편소설이나 두꺼운 사전 작업을 해야 할 때는 작업하기 두세 달 전부터 간편식(패스트푸드)을 끊고, 샴푸와 염색을 끊고, 면으로 된 옷을 입으며,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시킨다. 물론 미세먼지 주의보가 있는 날은 더 조심한다. 자동차에는 여기저기 마스크가 있어 여차하면 찾아서 쓴다.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내가 천연염색 전문가를 옆에 두고도 밥이나 먹고 여행이나 같이 다녔지 제대로 시간을 내어 묻고 공부한 적이 없어 이 번에 단단히 마음 먹고 배운 것이다.

일단 천연염색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 색상이 매우 다양하다. 기법도 섬세해졌다. 20년 전엔가 개량한복이 유행할 때 10여 벌 사서 한두 번 입다가 다 버린 적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수준을 넘어 천연의류 개념을 확립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천연염색 분야에서도 섬유재료학과 섬유소재학에서 다루는 화학과 분자학을 깊이 들여다볼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이 날 박순진 교수 강의에서도 이러한 개념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었다. 난 분자식 내놓고, 물질의 결합 고리를 그리는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믿음을 잘 안갖는 사람이라서 더욱 그렇다.


- 천연 염색 전문가 박순진 교수. 최근 사근 '구르미 그린 달빛'에 나오는 의상을 천연염료로 제작하여 공급했다.


박순진 교수와 염색약과 샴푸물질을 천연재료로 만드는 방법이 없을까 얘기를 나누었는데, 이건 너무 전문적이라 여기 적을 건 아닌 것같다. 

일단 천연염료로 만든 천연섬유를 입으면 몸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는 건 분명하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인체 친화적인 섬유와 염료가 들어가 있는 옷을 입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같다.


- 천연 염료 및 염색에 관련된 각종 작업 사진. 쪽을 비롯해 호두껍질, 금잔화잎, 가지줄기 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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