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제목: <한생곤-우연한 초대>展- 갤러리담 기획전
전시 기간: 2009년5월11일(월) – 5월27일(수)
전시 장소: 갤러리 담
110-240 서울특별시 종로구 안국동 7-1 Tel.Fax. 02)738-2745
E-mail: gallerydam@empas.com http://cafe.daum.net/gallerydam
Gallery hours: 월~토 12:00am~06:00pm 일12am~05pm
전시내용
갤러리 담에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어머니를 다시금 생각하게끔 하는 한생곤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 작가는 거친 길바닥의 재료들을 다스려 화면 안으로 들여오는 작업을 시도하는데 거친 재료를 다스린다는 것은 작가가 길에서 수집한 숯, 연탄재, 슬레이트, 기와, 조개껍질, 소주병, 맥주병, 쇠 등을 빻는 과정을 통해 재료들의 형상을 없애고 질료화하여 캔버스 화면 안에 들여옴을 말한다. 한생곤은 8년째 소규모의 도시와 농어촌을 돌아다니면서 만난 보통사람들의 일상사를 소박하고 간결한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다.
2002년 이후 작가 한생곤은 중고버스를 타고 전국을 떠도는 유랑생활을 하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 속에 내재된 성스러움을 단순한 필치로 그려내는 데에 몰두하였다. 이 시기에 그는 유랑의 길 위에서 얻은 소소한 오브제들(연탄재, 기와, 술병 등)을 불로 태워 가루로 만든 뒤, 캔버스 안에 소생시키는 제의적 행위를 지속함으로써 그가 추구하는 삶과 작업의 의미를 새로운 단계로 심화시켰다. 작가 한생곤이 펼친 이러한 삶과 작업의 양태를 백종옥은 ‘불교적 유목주의’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한생곤 작가는 고향 경남 사천에서 농사를 짓는 어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고단한 일상을 서정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출품작으로는 접시꽃 어머니, 논어머니, 낮잠어머니, 염소어머니, 우리 집은 동물원을 비롯해서 15여 점이다.
접시꽃 어머니
나의 화실 창 밖 마당에는 올 봄 어머니께서 심어놓으신 접시꽃이 예쁘게 피어있다. 빨간색, 분홍색, 흰색 꽃들이 키 큰 줄기 중간중간 주렁주렁 피어있는데 언뜻 보면 참 화려한 듯싶은데 자세히 보면 또 소박한 느낌이 든다. 훌쩍 큰 키의 접시꽃 옆에는 해바라기가 약간 기죽은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고 그 아래에는 봉숭아 꽃들이 도란도란 거리고 있다.
그 옆 수도가 기둥에는 우리 집 개 복실이와 복돌이가 있고 외양간에는 큰 소 두 마리와 송아지 한 마리가 살고 있는데 달려드는 파리를 꼬리로 탁탁 치며 왔다 갔다 한다. 안채 마당에는 고양이들이 늘 어슬렁거리며 걸어 다니거나 낮잠을 잔다. 간혹 암탉 한 마리가 왔다 갔다 하며 모이를 톡톡 주워 먹다 밤이 되면 쇠파이프로 만든 난간에 올라가서 잠을 잔다.
얼마 전 새끼 고양이들이 4마리 태어났는데 어머니께서 작은 상자에 넣어두셨더니 어미 고양이가 틈틈이 와서 젖을 물린다. 또 다른 어미 고양이가 낳은 새끼들은 마당 쪽 창고에서 주로 활동하는데 밖으로 나올 때마다 우리 집 복돌이가 짖는다.
가끔 이웃집 개가 놀러 오면 우리 집 강아지들도 같이 놀고 싶어서 폴짝폴짝 뛰는데 어머니께서는 “가! 너네 집에 가!”하고 쫓아내신다. 그러면 이웃집 개는 눈치를 보며 쫄랑쫄랑 자기 집으로 가고 복돌이와 복실이는 끙끙 신음소리를 낸다.
논 가운데 작은 공터에는 우리집의 또 다른 개 한 마리 장군이가 외롭고 심심하게 살고 있다. 장군이는 너무 착해서 아무한테도 안 짖고 작은 개들하고도 사이좋게 잘 논다. 장군이 집 근방에는 사료들이 떨어져있어 지나가던 산비둘기와 까치들이 한 번씩 내려 앉아 먹이를 주워먹고 날아간다.
여기서 조금 더 떨어진 곳에는 염소우리가 있는데 배고프면 메에에~우는 소리를 낸다. 어머니께서 안 계실 때는 내가 직접 염소 밥을 주기도 하고 마당에 있는 소가 울면 내가 건초를 조금씩 나눠주기도 하지만 이 모든 동물들은 어머니를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 또한 어머니께서 기르시는 동물 중 한 마리로 밥 때가 되어 “아들아 밥 먹으러 와라~” 하면 “네~”하면서 쪼르르 달려간다.
논에는 백로들이 “어디 맛있는 개구리 없나?”하며 뒷짐 지며 천천히 걷다가 인기척이 들리면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허리 구부정한 시골 노인은 자신이 논에 무슨 문제없나 하면서 천천히 걸어간다. 여름 논 사이로 난 콘크리트 길은 유달리 하얗게 보이고 트랙터 소리와 경운기소리가 멀리서 들리지만 밤이 되면 개구리소리가 매우 가까이서 들리는 화실에서 나는 매일 이런 풍경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접시꽃은 오래 펴서 더 좋더라.”
어머니께서도 나의 그림 속에서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 2008년 6, 고향 사천화실에서 한생곤
“평생을 살아봤자
내 잘난 자랑만 일삼았을 따름이니
생각하면 허망할 사
뜬 일이로다”
- 첫 개인전 마음으로
열 번 째 개인전 마음을 대신하다
지구 위의 여행 44년 봄
반고 한생곤
한생곤/韓生坤/HAN, SAENG-GON
1966 경남 사천생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입학(1984)
1991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1999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전공 졸업
(논문: 깨달음의 회화적 수렴에 관한 연구)
개인전
2009 10회 우연한 초대 / 갤러리 담, 서울
2009 9회 길의 노래 / 보우갤러리, 울산
2008 8회 접시꽃 어머니 / 금산갤러리, 동경
2008 7회 어머니의 하루 / 아트팩토리, 헤이리
2006 6회 가겟집 / 갤러리 쌈지, 서울
2005 5회 남이섬 나뭇잎 이야기 / 남이섬 레종 갤러리, 춘천
2004 4회 나의 고향 / 2004 제비울미술관 창작지원전 / 과천
2000 3회 이 동네 사람들 - 소묘 500장 / IN THE LOOP, 서울
1997 2회 합창 / 덕원미술관, 서울
1992 1회 신성한 문자와 미네르바의 부엉이 / 나화랑, 서울
단체전
2009 의정부 부대찌개 50인분 / 의정부 예술의 전당
꿈을 선물하다 / 조부경갤러리,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오픈 기념전 /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 부산
2008 부산비엔날레 갤러리 페스티발 -홍수연, 한생곤, 이재효 3인전 / 인디프레스, 부산
부산시립미술관 개관 10주년 - 돌아와요 부산항에 / 부산시립미술관
의정부 명물찌개에 반한 59인의 작가전 /의정부 예술의 전당
소장품 특별전 - 전통과 현대사이 / 국립현대미술관
2007 선물- 아름다운 나눔 / 가람화랑, 서울
꽃 필 차례가 그대 앞에 있다 / 북촌미술관, 서울
2006 그림, 문학을 그리다 / 문화일보갤러리, 북촌미술관, 평택남부문화회관
광주비엔날레 열린아트마켓 / 광주시립민속박물관, 광주
작은 것이 아름답다전 / 갤러리 다, 서울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전 / 일민미술관, 서울
스페이스 피스 개관 기념전 / 평화박물관, 서울
신소장품전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바깥미술 / 자라섬, 춘천
2005 만발하다 - 태백, 생명 / 구와우, 태백
2004 아시아의 지금, 에피소드 /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보인다 / 제비울미술관, 과천
작업실리포터 / 사비나미술관, 서울
2002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 /대구문화예술회관
강호의 뻐꾸기 /영주시민회관, 청주예술의전당
2001 이재효,한생곤 2인전(부산 롯데호텔)
2000 헤이리아트밸리 [보임과 들림] /파주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제비울미술관, 쌈지
출판물
2004 여행단상집 <<노란버스>> 하늘숲
현재
2002년부터 10년을 기약으로 시작한 노란 버스여행, 현재 8년 째이며 자유여행의 경험을 그림과 글로 묶어가고 있다. 매달 정기적으로 <그림노트>모임을 통해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만나고 있으며 2007년부터는 모터사이클과 스쿠터 여행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