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만만>을 보다가 윤종신의 ‘하루 세 번 쾌변’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그게 가능해?’라는 반문과 함께. 그러나 순간 뇌리를 스치는 생각. ‘혹, 하루 세 번 쾌변 때문에 윤종신이 저렇게 마른 걸까?’ 생각해보니 모든 다이어트의 시작은 쾌변에서 출발하는 듯. 그래서 수소문 끝에 또 다른 하루 세 번 ‘쾌변인’를 만나 봤다. 그녀 역시 먹는 양에 비해 무척 말랐다. “어릴 때 수퍼100이라는 요구르트를 너무 좋아했어요. 하루에 몇 개씩 먹었으니까요. 지금은 요구르트를 그렇게 먹지 않는데도 습관이 된 건지 항상 쾌변을 하더라구요. 하루 세 끼를 먹으면 먹는 만큼 화장실에 가는 편이에요. 한의사 말이 장에 음식이 오래 있지 않고 금새 나오다 보니 먹는 양에 비해 살이 찌지 않는다더군요.” ‘그래 맞아! 쾌변만큼 다이어트에 좋은 것이 없지’ 하는 결론에 도달, 쾌변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쾌변녀’처럼 요구르트를 먹으며 쾌변 습관을 들이자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열심히 먹어보지만 즉효가 나타나지 않아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래, 한 방에 끝내자! 장 청소를 하는 거야.’
하지만 장 청소의 다양한 방법 중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몸에 해롭지 않은가가 문제다. 고민 끝에 만난 ‘변비 탈출의 달인’. 집안에 변비 환자가 많아 각종 쾌변 노하우를 알고 있고 안 해본 방법이 없는 그녀는 몸에 무리가 가는 숙변 제거제나 시판용 관장약은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 ‘긴급 상황’이 시도 때도 없이 벌어져 생활을 하기 어려운 데다, 수시로 화장실을 드나들면서 몸이 축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커피 관장을 선택했다. 원두커피를 ‘아메리카노’로 우려 관장 기구를 통해 몸속에 주입하니 시간이 지나면서 살살 배가 아파오더란다. 자연스럽게 화장실을 찾게 되었고 묵었던 체증이 뚫리듯 정상적으로 쾌변하게 되었다는 것.
하지만 나는 변비 환자가 아니라 그냥 한번 개운하게 숙변을 제거하고 싶은 것인데 ‘관장’이라는 매우 민망한 과정을 거쳐야 할까? 차라리 병원에서 하는 장 청소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러나 주변의 장 청소 경험자들은 하나같이 만류한다. 스타일리스트 S씨는 “병원에서 장 청소를 하면 속을 비워내는 효과가 확실하죠. 속이 후련하고 가벼운 것은 사실이지만 몸에 무리가 되더군요. 장과 위를 동시에 청소했는데 계속 토하고 설사를 하는 과정이 견디기 힘들었어요. 물론 일시적으로 체내 숙변과 수분이 빠져서 몸이 가벼워지기는 하지만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아요.” 과연 좋은 방법은 없는 것일까? 답답한 마음에 ‘지식인’을 찾았다.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독보적인 방법이 있었다. 물에 소금을 타서 마시는 것. 생각해보니 10년 전 대학 친구가 “숙변 제거하려고 소금을 조금 탄 물을 하루에 1.5리터씩 마셨더니 까맣고 몽글몽글한 것들이 빠져나오더라”라며 들려줬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방법이 10년째 최고의 장 청소 방법으로 군림하고 있었던 것. 아! 바로 이거야. 그래서 소금물 장 청소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전설의 식염수 장 청소, Do or Don’t 1.5리터 생수에 소금 한 숟가락 정도를 타서 식염수를 만들어 30분 안에 다 마시는 것이 정석. 하지만 정말 고역이다. 짜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은 물맛은 아이러니하게도 기름처럼 느끼하다. 몇 번을 마시다 포기했다. 마지막 도전에서 마시는 것을 성공했을 때에도 역겨움을 이기지 못하고 두세 번 토해냈다. 결국 40분 동안 1.3리터가량을 마셨고, 40분 후 경험자들의 말처럼 묽은 변을 보게 되었다. 탈수를 막기 위해 중간 중간 생수를 마셔가면서 진행 과정을 관찰했다. 다른 경험자들의 말처럼 설사가 4~6회 계속될 만큼 심하지는 않았고 예전에 친구가 말했던 것처럼 검은 알갱이가 몽글몽글 나오지도 않았다. 다만, 숙변까지 제거되고 있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확실히 장은 비워지고 있었다. 그러나 식염수를 1.5리터나, 더구나 20~30분 안에 다 마신다는 것은 너무 고통스러운 일. 고통의 양에 비해 만족도가 가히 높다고 할 수는 없었다. 비교 평가하자면, 숙변 제거제(음료와 섞어 마시면 젤리 같은 성분이 뱃속에서 팽창해 장 속 숙변을 밀어낸다는 제품)보다 효과가 덜하지만 기타 민간요법보다는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며,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최종 결론! 다시마+물 식염수 장 청소는 식염수를 마시는 과정을 참을 수 있는 비위 좋은 사람이라면 해볼 만하다고 권하겠다. 하지만 즉각적인 효과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좀 더 인간답고 몸에 해롭지 않은 방법으로 장 청소를 하겠다면 다시마를 물과 함께 먹는 것을 추천한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거른 채 두 시간 안에 끝내는 식염수 장 청소와 달리, 식사와 함께 하루 동안 천천히 진행한다. 하루 동안 1. 5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고 적당량의 세 끼 식사를 하면서 다시마를 생으로 곁들여 먹었다. 양 손바닥을 펼친 것의 두 배 크기의 다시마를 끓는 물에 불려, 물은 마시고 끈적이는 액이 느껴지는 불은 다시마는 씹어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식염수 장 청소는 공복 상태에서 설사로 장을 텅텅 비워버리지만 이 방법은 일상적으로 식사를 하면서 다시마와 생수를 함께 먹어 일반적인 변 상태로 장을 비운다. 빠르면 하루, 식사가 불규칙하거나 적게 먹은 날은 이틀 정도 지나니 효과가 나타났다. 몸무게를 급격히 변화시키지는 않았지만 화장실 가는 횟수가 늘고 변 모양이 갑자기 굵어지면서 아랫배가 쏙 들어갔다.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나 요구르트를 마시는 것보다 효과가 빠르면서 식염수 장 청소보다 쉽고 자연스러운 다시마 장 청소. 비용, 효과, 자극 여부 등 여러모로 볼 때 가장 합리적이고 해볼 만한 베스트 장 청소 방법이라는 결론이다.
기획 : 이윤미 ㅣ쎄씨ㅣpatzzi김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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