祭文
維歲次癸巳正月丁未朔十八日甲子는
우리집안 三從姑母 孺人陽川 許氏께서
此生에서 잡수시는 最後晩餐 이라기에
천리길도 머다않고 한걸음에 달려와서
땅을치고 痛哭하며 아지매를 그립니다
오호애재 오호통재 지금와서 울어본들
무슨소용 있겠냐만 이렇게도 아니하면
自愧之心 坐不安席 어쩔줄을 모릅니다
한번왔다 가는세상 이렇게도 힘드는가
내일이면 아지매와 永遠作別 하올테니
하고싶은 말있어도 언제다시 하오리까
永訣終天 前日夕에 昌武 鳳武 武廷들이
친정조카 머리숙여 一盃酒와 一短詞로
惜別회포 慰勞말씀 靈位前에 올립니다
그동안에 저희들의 無心함도 잊으시고
그동안에 쌓이셨던 노여움도 놓으시며
그동안에 울어 삼킨 맺힌恨도 푸시어서
鶴車타고 훨훨날아 이생에서 못다이룬
理想들을 그곳에서 이루시고 누리소서
靈前左右 돌아보니 금지옥엽 외동아들
權洛內外 울고있고 芝蘭같은 孫兒들이
물끄러미 할매영정 쳐다보고 있답니다
저희들의 뇌리속에 기억되는 아지매는
美人이며 君子였고 豪傑이며 壯夫였소.
아지매의 꽃과같이 웃는모습 떠오르고,
아지매의 호탕하신 웃음소리 들려오며.
아지매의 다정하신 抱擁體溫 느껴지고,
아지매의 근엄하신 大人風貌 선합니다.
新溪마을 양천허씨 한閨秀가 있었는데
그의美貌 그의貞淑 그의德行 소문나서
花村마을 전주최씨 탐을내어 훔쳐갔죠.
신혼초기 아지매는 夫婦之情 유달라서
夫唱婦隨 화기애애 幸福歲月 지냈지만
血肉한점 남겨놓고 일본으로 가신이후
다시돌아 못오시고 북녁으로 가셨는지
이순간이 지나도록 相逢조차 못했으니
아지매의 그한이야 필설로써 표현할까
남편없는 가정에서 노부모를 봉양하여
全州崔氏 며느리로 손색없이 살으셨고
未成했던 시동생과 시누이를 成婚시켜
큰형수와 큰올케로 그소임을 다하셨소
자나깨나 權洛이가 성공하지 못할까봐
공부하는 옆에앉아 바느질로 지새웠고
편母膝下 자랐다고 貶下소리 들을까봐
慈母之心 자제하고 嚴父役을 자처했죠
家庭經濟 어려워서 基本健康 잃을까봐
자신쯤은 굶었어도 아들변또 풍성했고
褓負商의 객지살이 과부소리 들을까봐
시장판의 낯선남자 농담조차 아니했오
媤父母를 賤待한다 경멸소리 들을가봐
釜山生活 단칸방에 祖孫함께 살았지요
내가보는 아지매는 이세상에 보기드문
烈女이며 孝婦이고 어질기론 孟母였소
아지매의 지난세월 고달픔은 있었어도
열명자식 부럽잖은 권락같은 孝子있고
사법고시 합격하여 가문빛낼 孝孫있다
너무걱정 마시옵고 天上祿을 누리소서
全州崔氏 門中분과 固城儒林 諸賢들이
아지매의 孝婦烈女 紀念碑를 建立하여
隣里他姓 後進에도 龜鑑으로 남을지니
花村뒷산 누워셔서 新溪마을 바라보며
이곳애서 편히하여 생시처럼 잠드소서
嗚呼哀哉 尙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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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제 祭文(유인 양천허씨 최권락 척제 어머님을 영결하는 자리에서)
허창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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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6
13.02.27 01:1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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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리움과 애절함이 널럴하게 묻어 나는 저녁제문이네요.
근래 보기 드문 문장입니다. 3종고모님을 평소에 가까이 모시지 않으셔도 그 애절한 사연과 삶을 그려
애통함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오호애재라. 송암
송암숙주는 나에게 언제나 지나치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내가 10세전 까지만 해도 화촌아재가 용동할아버지의 딸인 줄을 몰랐답니다. 시집에서 친정 오시는 걸음 있으면 바로 우리집을 먼저 찾아오셨기 때문에 우리 할아버지의 딸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 분의 일생이야 나의 筆力으로 어떻게 그 전모를 그려낼 수 있었겠습니까? 단지 일생의 줄거리 만을 잡아 간략하게 적어 본 것에 불과합니다. 숙주의 과찬앞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