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57 영남 한울림 원문보기 글쓴이: 오수정(정숙)
얼마전 친정어머니 여의고 허전한 마음 채우러 강원도로 향했다 아직도 청정한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강원도는 언제나 내마음의 고향이다.
태백에서 백두대간 피재로 넘어가는 길목엔 소 아홉마리가 누워있는 형상의 '구와우 마을'이 있다. 해발 800~900m 의 고원지대라 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을 느낄수 있기에 이마을은 노란 해바라기와 푸른 고랭지채소로 평원을 이룬다.
축구장 23배 넓이의 해바라기 평원에서 한꺼번에 핀 해바라기는 바람따라 일렁이며 노란파도를 연상케 한다, 100만여 송이의 해바라기.....
다소 오르락 내리락 발품을 팔아야 하지만 완만한 구릉으로 이루어져 있어 별 힘들이지 않고 근처 전나무숲과 함께 연결하여 댕길만 하다.
어린시절 장독대 옆이나 뒤뜰 담장너머로 보이는 키 큰 그 해바라기랑은 조금 달라 보인다. 동물이나 식물이나 환경에 적응해야만 살아 남는다는 법칙은 어김없이 적용되나 보다 태백엔 바람이 많다보니 키 크고 얼굴 큰 해바라기는 살아 남지 못했다
대체 한꺼번에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옛것에 대한 그리움은 여기서도 얄짤없다.
해바라기꽃도 여느 꽃처럼 '화무십일홍' 이지만 이곳 해바라기는 근 한달을 간다고 한다, 오월초 씨뿌릴 시기에 한꺼번에 뿌리지 않고 며칠씩 나눠 뿌린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 뿌린 꽃이 지면 다음 꽃이 피고, 또 그 다음 꽃이 피어 오래 꽃을 볼수 있게 한것이다.
국도변을 달리다 한폭의 그림같은 곳을 지나게 되었다 하얀줄기의 자작나무 노란 루드베키아 연보라 벌개미취..
도로변에 차를 세워두고 얼른 찍고 급히 출발하다 보니 카메라 렌즈 뚜껑을 흘려버리고 말았다, 다시 돌아가기엔 넘 멀리 와버려.. 포기했다 그래도 이쁜사진 한장이면 후회는 없다.
"해바라기는 방사능을 낮춘다" 라는 말에 솔깃해서 무료로 나눠주는 해바라기씨 한봉지 얻어왔다 내년 여름에 씩씩하게 활짝 필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