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축문 해설
축문이란 제사를 받드는 자손이 제사를 받는 조상에게 제사의 연유와 정성스러운 감회, 그리고 간략하나마 마련한 제수를 권하는 글이다. 살아계신 어른에게 색다른 음식을 올릴 때 의당 권하는 말씀을 올리는 것처럼 조상에게도 제수를 올리면서 그 연유를 고하는 축문을 작성한다. 축문을 작성하는 과정은 작축(作畜)과 수축(修祝)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축은 축의 내용을 짓는 것을 의미하고 수축은 종이에 축문을 쓰는 것을 의미한다.
축문의 내용은 그 제사를 지내게 된 연유를 '언제' '누가' '누구에게' '무슨 일로' '무엇을'의 형식으로 고하고 제사를 받으시라는 줄거리로 이루어진다.
과거에 사당을 모실 때는 '유사즉고'(有事즉告)라 하여 일이 있을 때마다 축문을 작성해서 조상에 고했기 때문에 기제사의 경우에는 추모하는 뜻만 기록했었다. 그래서 일정한 서식이 있어 날짜와 봉사자, 대상만을 사실대로 써넣으면 되었다.
근래는 조상의 신위를 모시는 사당이 거의 없으므로 일이 있을 때마다 고하는 일이 없어서 기제사 때 지난 한 해 동안 있었던 일을 축문으로 고하는 것도 무방하고 고할 내용은 '근이' 글자 전에 고할 대용을 써서 고해야 한다.
축문은 전통적인 방법에 따라 한지에 붓으로 쓰는 것이 좋으나 흰 종이에 다른 필기구를 써도 무방하다. 종이의 규격은 축문의 길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A4용지 정도의 크기로 하는 것이 적당하다. 제사를 받는 조상을 표시하는 첫 글자는 다른 줄의 첫 글자보다 한자 정도 높게 쓴다. 즉 신위를 표시하는 첫 자, 신위의 가상적인 행동 등을 표시할 때는 줄을 바꾸고 한 자를 올려 시작한다.
山神祝文 解說 (산신축문 해설)
維 歲次 ○○十月朔初 十日○○
유 세차 ○○십월삭초 십일○○
○代孫 幼學 曺○○ 敢昭告于
○대손 유학 조○○ 감소고우
土地之神 昌寧曺氏 恭修歲事于
토지지신 창녕조씨 공수세사우
九代祖 考原從功臣 通政大夫 府君
구대조 고원종공신 통정대부 부군
九代祖妣 淑夫人寧越嚴氏
구대조비 숙부인영월엄씨
九代祖妣 淑夫人全州李氏 之墓
구대조비 숙부인전주이씨 지묘
愉時保佑 實賴神休 敢以 酒饌 敬伸奠獻 尙饗
유시보우 실뢰신휴 감이 주찬 경신전헌 상향
[해석]
○○십월 십일○○ ○대손 曺○○은 삼가 토지신에게 아뢰옵니다.
창녕조씨 원종공신 통정대부 구대 할아버님과 영월엄씨, 전주이씨 구대 할머님들께
공손히 시제를 올리고. 저의 구대 할아버님과 할머님들의 묘를
시절에 따라 돌봐주신 것은 산신의 은덕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삼가 술과 반찬으로 공경을 다해 받들어 올리오니 흠향 하십시오.
幼學(유학) ‘벼슬을 하지 아니한 유생(儒生)’을 이르는 말.
恭修歲事于(공수세사우) 공손히 시제를 드린다는 뜻이다.
惟時保佑(유시보우) 산신께서 보호하여 주신다는 뜻이다.
實賴神休(신뢰신휴) 신령님의 은혜를 받는다는 뜻이다.
敬伸奠獻(경신전헌) 공경을 다해 받들어 올린다는 뜻.
시제축문해설 (時祭祝文解說)
維歲次 ○○十月○○朔初十日○○
유세차 ○○십월○○ 삭초십일○○
○代孫幼學 曺○○ 敢昭告于
○대손유학 조○○ 감소고우
顯 九代祖 考原從功臣 通政大夫 府君
현 구대조 고원종공신 통정대부 부군
顯 九代祖妣 淑夫人 寧越嚴氏
현 구대조비 숙부인 영월엄씨
顯 九代祖妣 淑夫人 全州李氏 之墓
현 구대조비 숙부인 전주이씨 지묘
氣序流易 霜露旣降 瞻掃封瑩 不勝感慕
기서유역 상로기강 첨소봉영 불승감모
謹以 淸酌庶羞 祗薦歲事 尙饗
근이 청작서수 지천세사 상향
[해석]
○○십월 십일○○ ○대손 曺○○는
원종공신 통정대부 구대할아버님과 영월엄씨, 전주이씨 구대할머님들 묘소에 고합니다.
계절이 흐르고 바뀌어 서리와 이슬이 벌써 내렸습니다.
무덤을 찾아와서 가다듬어보니 흠모의 정을 이기지 못 하겠습니다.
삼가 맑은 술과 여러 반찬으로 세사(歲事)를 받자오니 흠향하시옵소서
維歲次(유세차) : ‘이해의 차례는’ 이라는 뜻으로, 제문의 첫머리에 관용적으로 쓰는 말.
敢昭告于(감소고우) 삼가 밝게 고한다는 뜻.
顯考(현고) : 현(顯)자손이 망부(亡父)에 대한 경어로 높여서 쓰는 말.
府君(부군) : 돌아가신 조상님을 높이어 일컫는 말.
氣序流易(기서유역) : 절기가 바뀌었습니다.
霜露旣降(상로기강) : 찬 서리가 이미 내렸습니다.
瞻掃封塋(첨소봉영) : 산소를 깨끗이 단장하고 바라봅니다.
不勝感慕(불승감모) : 흠모하는 정을 이길 수 없나이다.
謹以(근이) : 삼가 정성을 다하여
淸酌庶羞(청작서수) :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을 드립니다.
祗薦歲事(지천세사) : 공경하는 마음으로 세사를 올립니다.
尙饗(상향) : 흠향(歆饗)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