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투스탭.
서기회.
은퇴.
대학로 성대 앞 거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앞 전통찻집 '한'.
연희동 저택.
교복.
비행기.
진정한 눈물의 의미.
한겨레 신문사.
황탱(황수영).
임성일.
지금은 공사중인 대전역 앞 광장.
대전역 앞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
추운 겨울, 털모자를 베개삼아 타고 다녔던 통일호.
부산오뎅.
정승훈.
구형 통일호 열차의 뒤로 젖혀지지 않는 딱딱한 의자.
동대구역.
히터에 김서린 겨울의 열차 창문.
노란 목도리.
오징어땅콩.
프라이스클럽.
9인승 프레지오 승합차.
1종 보통 운전면허증.
감기몸살.
스산한 바람이 불던 날의 여의도 MBC 사옥.
출입증.
식판.
황천길 동무가 될 뻔했던 96년식 소나타 II
휘발유.
화재.
광진이형.
광진이형의 사랑스러운 아내이자 예니의 따뜻한 엄마 영숙씨.
광주역 앞 먹자골목.
무등산.
광주에서 화순으로 가는 한적한 국도.
경기도 이천.
비내리던 날의 호남고속도로.
이사하기.
둘이 짜파게티 먹다 체해서 병원에 같이 입원했던 녀석.
해양경찰.
교육.
99년식 파란색 마티즈 MD
부산.
비.
아버지.
추석.
천주교 성지가 있는, 오산에서 안성으로 가는 지방도.
무인과속단속카메라.
휴대폰.
92년에 19만원 주고 샀던 까만색 015 세림이동통신 삐삐.
015-709-3144
97년에 나오자마자 샀던 하얀색 광역삐삐 텔슨 왑스
012-211-1715
일제시대 건물들이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된 포항 구룡포 바닷가의 여름.
5년지기 친구와 둘이 소주 사서 걸어오던 방파제 옆 둑방길.
MT 가서 6명이 모두 바다에 빠져서 핸드폰 같이 새로샀던 일.
엄마 품처럼 넓고 포근한 바다.
대한민국 육군 의무병 이가진.
경기도 포천에 있는 국군일동병원.
일요일날 생일자 외박 나온녀석 사복 갈아입혀서 내 차에 태우고 잠깐이나마 위수지역 이탈했던 일.
휴가나온 친구 귀대시키다 비오는 날 저녁8시 넘어 강원도 화천 부근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으로 차 몰고 들어갔었던 일.
헤네시와 딤플 섞어 마시기.
경기도 파주 통일동산.
쓰러져 가는 행주대교.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이자 3년 내내 영어선생.
원숭이.
박상민.
Endless Rain.
보이져형.
전주 덕진광장.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아리랑 가요반주기가 있던 허름한 노래방.
신해철.
불멸을 위하여.
이상한 냄새가 나던 전주 시내버스.
진안에서 전주로 넘어가는 산길의 커브를 도는 묘미.
산속 친구들만 아는 샛길타면 집에서 30분 거리인 무주 구천동.
충북 영동군 임산면 천덕리.
물한리 계곡.
엔진이 앞에 달린 하늘색 후륜구동 완행버스.
먼지날리는 비포장길.
13평짜리 주공아파트.
성냥불에 그을린 마루바닥의 장판.
은하오락실.
빨간색 깐돌이 자전거.
삼성 라이온즈 구단 유니폼.
내가 이유없이 미워했던 유치원때 내 짝지.
남의 짝지한테 뽀뽀했다가 사물함에 6시간 갇혀있었던 6살 유치원 시절.
소방서 견학.
물.
불.
성냥개비.
사랑.
장작불.
외조부모님들이 기거하셨던 영덕의 한옥집.
침술.
병원.
죽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답답함.
정확하게 2권 뿐인 졸업앨범.
사람들.
그리고 바로 너.
..... .....
놀랍지 않은가?
아마도 시작이 서태지가 아닌 다른 단어였다면,
이렇게까지 길게, 그리고 완벽하게 내가 살아온 과정들을 대변하는
단어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했을거란 생각도 해 본다.
P.S :
이건 여담이지만 ;
옛날 학원 강사로 재직할 때 6개월짜리 데이터베이스 전문가과정에서
가르치던 제자 중에 한 사람이 수영이누나(황탱) 대학 동기였는데.
같은 학교 같은 과에 같은 학번 -_-;;
재밌었던 것 같다. 그때가.. 황탱 친구라고 왠만하면 이쁘게 봐줄랬는데
사느라 바뻐서 그런지 수업은 잘 못따라왔었던걸로 기억이 난다.
옛날 95년도 3월인가 5월인가 한겨레 신문에 투스탭 인터뷰했던
사진 속에 보면 다 있는데. 황탱을 비롯하야.. 잰(현주누나)..
임성일(아저)씨.. 나.. 무니.. 근데 그때 신문 사서 스크랩 했던거
지금은 이사하면서 어디로 튀었는지 잊어먹었다. ^^;
미안한 얘기지만, 난 쭈욱 읽어보며,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까지 기억이 날꺼같은 불안한 예감에. 기억을 되더듬는 일을 그만두기로 했어. 이러고 싶진 않은데, 좋은 추억이라며 덮었던 모든 일들, 추억이 아니였던거 같아. 회상하고 싶지 않은 상처가 아니였을까 모르겠어. -_ㅡ 우울해지는군. 쓰읍 ㅡㅡ;
첫댓글 나도 궁금! 대빵 궁금! ;; 나 그 신문기사 아직도 있어^ ^;; 스캔해줄까^ ^ .....나는 서태지로 시작하면 어디까지 이어질까...-_-;;
미안한 얘기지만, 난 쭈욱 읽어보며,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까지 기억이 날꺼같은 불안한 예감에. 기억을 되더듬는 일을 그만두기로 했어. 이러고 싶진 않은데, 좋은 추억이라며 덮었던 모든 일들, 추억이 아니였던거 같아. 회상하고 싶지 않은 상처가 아니였을까 모르겠어. -_ㅡ 우울해지는군. 쓰읍 ㅡㅡ;
나두 우울...
나도... 첨엔 좋은기억만 생각하다, 갑자기 슬펐던 일도 생각날까봐... 난 암것도 생각안하고싶어. 오늘도. 사랑했던 사람과의 좋은일을 생각하다,,끝내는 울어버렸는걸.. 생각하는거..무서워..
다들 우울해 하는군. ㅡㅡ 괜히 미안시러워지네. 근데, 원래 인생이 그런거지 뭐, .. 날씨도 궃은 날이 있으면 화창한 날이 있듯이. 언젠가는 내면의 깊숙한 곳에서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