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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홍상수 감독, 드라마, 한국, 90분, 2012년 이제 홍상수는 한국의 가장 위대한 감독의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을 듯하다. 그것은 그의 작품 내용과 형식 만이 아니라,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완전히 하나의 홍상수표를 구현하면서, 한국사회와 영화에 대한 해석과 새로운 접근, 그리고 자아와 세계의 양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남녀의 사랑은 인간에 내장된 자연의 집요한 조정장치이고, 그로 인해 인간의 고통은 시작된다. 사회는 발전이 심화될수록 인간의 정체성을 불안하게 구속한다. 왜냐면 발전된 사회는 인간에게 기억을 강요하며 일관된 정체성을 강요하지만, 사실 그것은 자연에 위배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인간은 마치 황혼의 남한산성 벤치에 앉아 베토벤 교향곡 7번을 틀어 놓고 오열하는 이선균처럼, 경계 속에 절망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싸구려 녹음기에서 장엄하게 울려퍼지는 교향곡은 마치 영혼에 대한 응원같이 들린다. 홍상수 감독에게 영화가 현대인의 정체성을 묻는다면 그는 우연이 짜 만들어내는 필연이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홍상수 영화는 홍상수 영화로 충분하게 되었다. 다른 무엇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 한국영화에 한국영화를 이러한 위치에 올려놓은 것에 대해 홍상수 감독에게 감사한다. = 시놉시스 = 누구에게도 말 하지 못했던 그녀의 슬프고 아름다운 며칠간의 이야기. 내일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엄마(김자옥)와 만나고 우울해진 해원은 오랜만에 성준을 다시 만난다. 그날 식당에서 우연히 같은 과 학생들을 마주치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가 알려지게 된다. 해원은 더 불안해지고, 성준은 둘이서 어디론가
도망을 가자는 극단적인 제안을 한다... 그녀의 꿈은 그녀의 깨어있는 삶과 비교가 될 것인데, 그 중 어느 것도 그녀의 삶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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