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먹는다고 그저 아무렇게나 먹는게 아니다. 먼저 손을 씻는다. 식당에 가면 화장실 말고도 따로 세면기가 있어서 손을 씻을수 있게 되어있고 테이블위에 조그만 바가지가 있어서 세면대까지 가기 귀찮은 사람은 그냥 테이블에서 손을 씻는다.
그리고 오른손의 제 1관절을 이용하여 카레를 섞어먹는데 어려서부터 밥을 잘 섞어서 먹도록 교육을 받는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젓가락질을 배우듯이..젓가락질 제대로 못하면 못배운집 애라고 할머니한테 한소리듣는것 처럼 라이스 앤 커리(싱할리로는 '밧' 이라고 함) 를 먹을때는 잘 섞어서 닭고기나 생선을 뼈를 잘 발라내고 달커리와 잘 섞어서 먹는다.
스리랑카가 주식이 카레와 밥이지만 아침에는 스트링호퍼나 밀크라이스와 함께 카레를 먹는다.
스리랑카 사람들이 손으로 카레를 먹는걸 보구 위생상 좋지않다고 이마를 찌푸리는 사람도 있는데 손으로 잘 섞어서 먹는 라이스 앤 커리의 맛은 묘하다. 고추와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여 눈물이 날 정도로 매운 그 맛은 한국인이 김치없이 밥 먹기 힘든것 처럼 자극적이고 중독성인것 같다.
집안에서만 손으로 먹는것이 아니다. 회사에도 소풍을 가도 언제나 손으로 먹는다. 회사에 가면 식당에 앉아서 집에서 싸온 혹은 런치팩으로 식당이나 길에서 파는 점심을 풀어서 도시락을 먹는다. 런치팩은 밥과 각종 야채로 만든 카레를 한꺼번에 담고 비닐로 한번 싸고 신문지로 다시 싼다. 신문지를 열어서 비닐을 벗기고 나면 곱게 밥상을 펴는것이다.. 신문지가 밥상이다. 서로 나누어도 먹는다. 내 도시락에 맛있는게 있으면 옆에 친구한테 좀 나눠준다.. 그냥 손으로 옆 친구의 도시락에 그냥 얹어주면 된다.
그래서 현지 식당에 가면 포크를 찾기는 힘들다. 숟갈은 있다. 여러명이 밥과 다양한 커리를 시키면 반드시 숟갈을 이용해서 자기 접시에 덜어다 먹어야지 손을 이용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쓰지않는 다양한 향신료를 쓴다. 코코넛의 하얀 열매를 갈아 만든 코코넛 밀크, 또 그것을 갈아서 고추를 넣은 폴 삼볼, 오니온 삼볼등 우리에게는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 맛을 경험할수 있다.
웬만한 마을에는 반드시 식당이 있다. 대부분 hotel이라는 간판을 걸고 있는데 그 이유가 재미있다. 스리랑카는 1802년부터 1948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는데 영국사람들이 맨날 호텔에서 식사를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스리랑카 사람들은 호텔이 식당인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스리랑카 사람들은 밥먹으러 호텔에 가자고 하고 지방을 가다보면 아주 쉽게 hotel이라고 쓰여있는 간판을 볼수있고 그 건물은 조그만 식당 자리이다..
스리랑카의 카레는 한국인의 기본식사인 밥,국, 김치의 백반이나 마찬가지이다. 스리랑카의 카레는 우리나라에서 먹는 카레와 향기는 비슷하지만 더 묽고 맛이 깔끔하다. 여러가지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비프카레면 소고기만, 야채카레면 야채 한종류나 많아야 두 종류만 넣은 단순한 카레이다. 밥은 푸석푸석해서 밥위에 야채커리등을 담아 오른손으로 섞어 먹는것이다.
출처: 싸이월드 정은희님 미니홈피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