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자 : 2017.06.10(토)
2. 날씨 : 옅은 구름
3. 산행구간 : 성삼재 → 고리봉 → 만복대 → 정령치 → 큰고리봉 → 노치마을 → 수정봉 → 여원재
4. 산행거리 / 소요시간 : 20km / 6시간 30분
산행 전날 일기예보에는 오후에 소나기가 예상된다고 하더니 산행 초반에는 옅은 구름이 낮게 내려 시계가 좋지 못하다. 날씨만 맑았으면 웅장하게 보일 반야봉과 종석대는 흐릿하게만 보인다. 지난번 지리산 종주는 정말 오랜만에 지리산을 찾아와서인지 몰라도 하늘이 맑게 개었었지만, 이제 지리산을 떠나려니 그 모습을 감추고 보여주지 않는다.
성삼재의 고도가 1,070m 정도되고, 큰고리봉 이후로는 긴 내리막을 걷게 되므로 이번 구간은 전반적으로는 쉬운 구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아무리 쉬워도 산은 산인지라 다소 높은 기온에 땀 좀 흘리며 걸었다. 큰 높이 차이가 나지 않는 구간이라고 쉽게 생각해서인지 오히려 수정봉 오름길이 더 힘들게 느껴졌다.
성삼재에서 시작해 경사가 급하지 않은 숲길을 걷다가 두어 번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면 고리봉에 도착한다. 이후로도 작은 봉우리를 몇 번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보면 하늘이 열리고 만복대에 다다르게 된다. 만복대는 사방이 조망 가능하지만 역시 날씨 때문에 멀리는 보이지 않고 흐릿한 경치만 보여주어 아쉬움이 남는다. 만복대에서 잠시 내려가면 두어 군데의 조망처가 나온다. 좀 더 내려가면 정령치가 나오고 정령치에서 다시 잠시 경사를 오르면 큰고리봉에 다다른다. 큰고리봉은 그 이름에 걸맞지 않게 정상석이 없다. 이후는 고기리까지 내리막을 내려가므로 지리산과는 이별을 하게 된다.
큰고리봉에서 하산 때 20여 분 동안은 급경사를 내려간다. 이후부터 도로에 도착하기까지는 급하지 않은 경사를 따라 내려가며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난다. 지난번 고남산에서 매요마을에 가기 전에 있었던 명품 소나무 숲길이 생각난다. 이후 도로를 따라 약 2km 정도를 걸으면 노치마을에 도착하고, 그 유명한 노치샘물을 마신다.
수정봉까지는 다소 급한 경사를 오른다. 큰고리봉에서 한참을 내려오고 도로를 걷다가 급경사를 오르려니 생각 외로 힘이 든다. 낮은 산이라고 만만히 봤다가 땀 좀 뺐다. 다시 내리막을 내려서 입망치를 지나고 또 한번 급경사 오르막을 올라 갓바래봉에 다다른다. 산이 작다고 쉽게 생각하다가 고생 좀 했다. 갓바래봉에서 내리막길을 걷다가 대간길을 왼쪽으로 잠시 벗어나 주지봉 방향으로 간다. 주지봉에 오르니 아무것도 없고, 주지암에 가려면 다시 좀 더 내려가야 하는데 돌아올 길이 힘들 것 같아 그만 돌아서고 말았다가 나중에 크게 후회하게 된다. 주지암은 꼭 보고 왔어야 하는데 ...
곧 여원재에 다다른다.
지리산 종주를 마친 성삼재에서 이번 구간을 시작한다. 일부 지방은 소나기가 예상되어 있던데, 여기는 박무로 인해 시계가 좋지 않다.
하지만 대간을 하면서 항상 날씨가 좋을 것을 바랄 수는 없지 않은가 ...
09:43, 만복대 탐방로 입구. 선두는 언제 갔는지도 모른다...
평탄하고 숲이 우거진 길이 이어진다. 두어 번의 짧은 오름길이 있지만 초반이라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처음으로 하늘이 열리는 곳에서 뒤를 돌아보니, 멀리 성삼재와 그 뒤로 종석대가 보인다. 별로 멀지 않은데도 흐릿하게 보이니, 오늘은 지리산 얼굴 보기가 힘들겠다. 이번 대간의 지리산 3개 구간 중 마지막 구간은 아쉽게 간다.
멀리 반야봉이 흐릿하게 보이고, 심원계곡이 깊게 내려간다.
10:09, 짧은 오름길을 숨차게 오르면 고리봉에 도착한다.
고리봉에서 보는 만복대는 박무 속에 숨어있고, 가야 할 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심원계곡 방향으로 작은 산줄기가 내려간다.
숲은 완연히 여름으로 가고 있다.
10:30, 다시 이름 없는 봉우리에 도착하여 물 한 모금 마시고 ...
만복대는 조금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지리산 방향. 도무지 산 모습을 보여주지를 않는다.
짧은 산죽 구간과 평탄한 등로가 계속된다.
10:38, 묘봉치 도착. 작은 터가 있지만 별다른 전망은 없다. 시원한 그늘에 앉아서 쉬는 산님들도 있다.
묘봉치에서 20여 분 걸으니 만복대가 가까워진 것을 볼 수 있다. 이제부터 만복대까지는 하늘이 다시 열린다.
뒤돌아 보니 고리봉이 한참 멀리 떨어져 있다.
만복대 오름길에 있는 바위.
만복대 오름길에 있는 전망 바위에서 다시 한번 뒤를 돌아 본다. 고리봉조차 이젠 옅은 구름 속에 가려져 버렸다.
만복대 오름길은 낮은 키의 철쭉이 풍성하게 잎을 벌려 놓았다.
조금 더 오르면 커다란 바위가 보이는데, 저 위가 만복대 정상이다.
11:18, 만복대 정상.
만복대 정상에서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고 ...
지리산 방면.
앞쪽으로는 가야 할 능선과 정령치로 가는 도로가 살짝 보인다.
만복대에서의 짧은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하는데, 여름 나뭇잎이 풍성한 숲길이 이어진다.
앞에는 작은 봉우리가 있고 ...
만복대를 돌아 본다.
가야 할 큰고리봉이 흐릿하게 보인다.
정령치에 가기 전 전망바위가 두 군데 있다. 지도상에서 산동 수원지가 저 아래에 보이지만 더 이상 멀리는 보이지가 않는다.
산동면 방향으로 뻗어나간 능선.
지나온 만복대와 이어진 능선이 부드럽다.
다시 한번 전망바위가 있다.
멀리 이어진 큰고리봉과 바래봉 능선이 흐릿하다.
잠시 내리막길을 걸으면 ... 계단이 나타나고 곧 정령치이다.
정령치로 내려온 계단.
12:00, 정령치 생태 통로. 저 앞에는 큰고리봉이 뾰족하게 서있다.
휴게소에서 몇 분이 점심을 먼저 들고 계셔서, 같이 먹고 가기로 한다.
정령치 오르는 도로가 보인다.
정령치에서 10여 분 정도 오르면 바위가 나타나고, 이곳이 큰 고리봉이다.
지나온 능선. 만복대가 웅장하게 보인다.
12:40, 이름은 큰 고리봉이지만 정상석은 없고 ... 조망은 박무로 흐릿하고 ...
바래봉 방향. 저곳으로도 한번 가봐야 하는데 ...
여기서 왼쪽의 숲 속으로 하산한다.
큰 고리봉 하산길은 초반에는 급경사가 이어진다. 이런 급경사는 20여 분 정도 계속된다.
20여 분 지나면 완만한 내리막이 소나무 숲 속으로 이어진다.
계속되는 완만한 내리막길. 걷기는 편하지만 속도를 내서 걷느라 땀이 맺힌다.
내리막길 마지막에 계단을 내려오면 ...
13:30, 도로에 다다른다. 큰고리봉에서 50분 정도 걸렸다.
가야 할 방향.
바로 왼쪽으로는 원천천이라고 하는 시내가 흐르는데 남원, 구례를 지나는 섬진강으로 흘러든다.
멀리 수정봉 능선이 보인다. 처음에는 왼쪽의 봉우리가 수정봉인줄 알았다가, 그 봉우리에 오른 후 한참을 더 가서야 수정봉을 오르게 되니 힘이 더 빠지는 것 같았다. 먼저 공부 좀 하고 갔어야 하는데 ... 그 왼쪽 봉우리는 나중에 알고 보니 덕운봉이었다.
60번 도로를 따라 빠르게 걷는다. 여기서부터 등산로 입구까지가 약 2.4km 정도라고 하는데 측정해 보지는 못했다.
걷는 도로가 사실은 해발 570 ~ 590m (GPS 측정에는 594m가 나왔는데 오차가 좀 있을 것이다) 정도가 되는 고원지대이다.
60번 국도는 오른쪽으로 꺾이고 대간 길은 계속 직진한다.
잠시 마을 입구 길을 걸으면 저 앞에 교회가 보인다. 대간 길은 보이는 교회의 우측으로 계속 이어진다.
노치마을 입구.
노치마을 입구를 지나 계속 걷는다. 햇볕은 따갑지만 바람이 불어 시원하다.
마을 초입에 있는 은행나무 옆에 돌을 쌓아 놓았다. 대간 길은 보이는 이 길이 아니고 왼쪽으로 이어진다.
바로 노치마을 벽화가 보이고...
백두대간 안내판이 소박하게 서있다.
바로 옆에는 노치샘이 있다. 대간 길 중간에 있는 샘물로는 유일하다고 ...
시원하게 한 바가지 마시고 물통도 채우면서 잠깐 쉬었다 간다. 노치샘의 해발 고도가 550m로 나와있다.
노치샘을 지키는 향나무. 이 향나무는 마르지 않는 샘을 가졌구나 ...
노치샘을 지나 산길 입구를 올라서면 커다란 노송 4그루가 우뚝 서있다. 서부지방산림청에서 보호수로 지정한 나무인데 수령이 250년으로 나와있다. 아주 오래된 나무는 아니지만 그 모양이 품위가 있다.
여기 노치마을 안내판에는 수령 500년 된 소나무가 있다고 쓰여있는데 ...
덕운봉을 오르기 위해 한동안 힘을 쓴다. 내리막길과 평지를 걸어왔더니 오르막이 힘이 든다.
덕운봉은 별다른 표식은 없고, 다시 잠깐 내려갔다가 다른 한 봉우리를 넘는다.
두 번째 봉우리를 넘다가 내리막길에 있는 바위. 보기에는 분명히 고인돌 처럼 보이는데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
수정봉 방향으로 무심코 가게 되면 이 바위를 그냥 지나치게 되어있다. 이 사진도 오른쪽 내리막을 내려오면서 뒤돌아 보다가 찍은 것이다.
한동안 평범한 산길을 걷다가 힘들여 경사를 오르면 수정봉이 나온다.
14:43, 수정봉 정상석에서 ... 날씨가 더웠더니 높지 않은 봉우리임에도 힘이 들고 땀이 많이 난다.
설명문에는 양지 산성이 있다고 하는데 확인은 하지 못했다. 수정봉에 오기전 작은 봉우리를 우회했는데 그곳에 있었던 모양이다.
수정봉에서 간벌한 나무 사이로 보이는 마을.
여원재까지 4.4km 가 남았다.
편안한 길을 잠깐 동안 내려간다.
15:07, 입망치에 다다른다. 여기서 진행 방향 좌측으로는 남원시 이백면 방향이고 우측으로는 운봉읍 방향으로 내려갈 수 있다.
계속 직진한다.
힘이 빠진 가운데 한 봉우리에 올라 뒤를 돌아 본다. 앞에 보이는 가장 높은 봉우리가 수정봉이다. 여기서 보면 좌측이 운봉읍 방향인데 고원지대로 다소 평평하게 보이고, 우측으로는 남원시 방향인데 깊은 꽤 계곡을 이루고 있다.
숨을 헐떡이며 오르니 갓바래봉이다. 봉우리 표식은 합판으로 누군가 만들어 놓았다.
갓바래봉을 지나 하산 중에 왼편으로 주지사와 주지봉 있어 갔다 오려고 한다.
내리막을 내려오면 임도를 만나는데 주지사 입구가 있다. 주지사는 여기서 왼편으로 좀 더 가면 있고, 주지봉은 옆으로 올라간다.
잠시만 오르면 주지봉 정상인데 볼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말 볼만한 것은 주지봉 정상에서 내려가면 커다란 바위인 주지암이 있는데, 등로에 대한 공부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주지봉 정상에서 그만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힘들더라도 좀 더 내려가서 주지암을 올라보고 왔어야 했다. 결국은 나중에 사진 정리하면서 다른 분의 사진을 보고 후회하고 말았다.
어쨌거나, 주지사 입구에서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산길로 잠시 접어들지만 아주 잠깐 산길을 걷는 것이다.
이제 여원재 멀리 도로가 보이고 산악회 버스가 보인다.
앞에 있는 빨간 지붕은 민박과 막걸리를 판다고 크게 써 놓았고 음악도 틀고 있던데 ...
바로 여원재에 내려선다. 운성대장군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번 여원재에서 복성이재로 갈 때 한 번 봤던 것이라 눈에 익숙하다.
지난번 올랐던 복성이재 방향을 보고 그때를 생각하며 이번 산행을 마무리한다.
첫댓글 날이 흐려 조망이 안좋았는데 꼼꼼이 좋은 풍경 많이 담아 오셨네요.
저도 수정봉 구간을 쉽게 생각하다 힘들었습니다.
세세한 설명과 함께보니 생생히 느껴집니다,
하절기 대간길 잘 극복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자주 뵈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