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대사들이 민들레국수집의 손님들입니다. 왜냐면 피터 모린께서 거지들을 "하느님의 대사"라고 불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상에서는 하느님의 대사들인 이 사람들을 발가락의 때처럼 여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노숙하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대사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찾아오는 우리 손님들을 함부로 대했습니다. 손님에게 온갖 욕을 얻어먹고, 멱살을 잡히고, 얻어맞았습니다. 끝도 없는 술주정에 시달릴 때,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싸우는 것을 말릴 때, 우리 손님들이 하느님의 대사인 줄 정말 몰랐습니다.
그런데 놀랍습니다. 가난한 우리 손님들이 자기보다 더 배고픈 사람을 걱정합니다. 더 배고픈 사람에게 양보합니다. 빵 하나 사서 나눠 먹습니다. 힘들게 막노동으로 번 돈을 아낌없이 이웃과 나눌 줄 압니다. 작은 도움인데도 정말 고마워합니다. 욕심도 없습니다. 담배 한 개비 드릴까요? 물어보면 꽁초 하나 있다면서 다른 사람에게 주라고 합니다.
이처럼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우리 손님들에게는 따뜻한 사랑이 숨겨져 있습니다. 정말 “하느님의 대사”들입니다.
이번에는 청송 경북북부교도소에서 부탁이 왔습니다. 한여름에 교도소에서 생수를 꽁꽁 얼려서 재소자들에게 나누어주면 참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수 500밀리 오천 병을 후원했답니다. 청송교도소에는 약 천구백 명 정도 갇혀 있습니다. 꽁꽁 언 생수 한두 병에 작은 행복을 누린답니다.
오늘은 고마운 분께서 직접 구운 수제 빵을 세 상자 선물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우리 손님들께 드리는 도시락 꾸러미에 참외와 함께 빵 두 개도 넣어드렸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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