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를 좋아합니다.
제가 여자배구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이 아래 사진에 있습니다.
이겁니다. 이 하얗고 매끈한 다리.
응큼하다시면 딱히 변명을 하지 않겠습니다.
목포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전국체전이 목포에서 열렸습니다.
당시 '효성여자배구단'이 우리학교 체육관에서 연습을 잠깐 했는데
그 때 반했습니다.
하얗고 길고 매끈한, 근육이 없어서 더 예쁜 이 환상적인 허벅지.
성적인 어떤 대상은 아니었고, 그 어린 나이에도 그냥 예뻤습니다.
그렇게 20 년이 훨씬 넘는 시간이 지났는데 배구경기를 처음 찾아가서 봤습니다.
사진 찍다가 한송이 선수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웃어주네요.
이 사진 찍으면서 눈이 마주치니 좀 미안해지더군요.
이 사람들은 그저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뿐인데,
그 이유로 아무나 카메라를 들고와서 찍어도 항의하지 못하는, 그런 처지가 좀 딱했습니다.
이번 시즌부터 흥국생명에서 뛰게된 선수인데
파워를 좀 기르고, 자신감을 좀 가졌으면 합니다.
신장에 비해 타점이 높지 않고 공격적인 플레이가 부족합니다.
후위공격은 거의 없고 연타에 가까운 공격을 많이 하지요.
처음 한송이 선수가 흥국에서 뛰게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반가웠습니다.
기대했던만큼의 경기력 증대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부상이 있었으니
그랬겠지 하고 내년엔 부상 없이 더 잘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가운데에 있는 사람이 황연주 선수입니다.
왼손잡이 선수인데 깡다구가 좋습니다.
서전트도 좋고, 파워도 있습니다.
감정적인 굴곡이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선수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인데
보시다시피 왼손에 깁스를...ㅡㅡ;;
쾌유하셔서 다음 시즌엔 황연주 특유의 배구 볼 수 있게 되기를....
가운데에 있는 녀석.
우주리 선수입니다.
흥국생명 선수단 중에 가장 정 가는 녀석(이제 스무살이니, 이렇게 불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부릅니다. 나이가 제 것의 절반이네요)입니다.
168 cm 인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배구 하기에 적당한 키는 아니지요.
그래도 참 열심히 합니다.
출전 기회도 별로 없고, 감독 눈치도 많이 보는 것 같지만
지금처럼 열심히 해서 신체적인 단점을 극복해낼 수 있는 선수가 되기를,
그래서 빨간 거미 대신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사랑스런 우리의 주먹코.
카리나.
다음 시즌에도 흥국생명에서 보게될지 모르겠습니다.
여자배구에서는 팀마다 한 명의 외국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데
다른 팀들의 외국선수에 비해 그다지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부상 때문에 많이 뛰지도 못했습니다.
김연경.
구례 출신이더군요.
사진으로는 짐작이 안되시겠지만 키가 192 cm 랍니다.
저보다 한 뼘이 더 크다는 얘기지요.
큰 키에 비해 순발력도 좋고, 힘도 좋고, 센스도 좋고, 수비력도 괜찮습니다.
중성적인 이미지로 여자팬들에게 인기가 많다는데
제가 보기엔 꽤 여성스러운 선수입니다.
시즌 중반에 심판에게 욕했다가 혼쭐났었지요.
다치지 않고 오래오래 하기를 바랍니다.
전민정 선수.
좋아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다지 좋지 않은.....
좋지 않다는 거지 싫어한다는 건 아닙니다.
지지난 번 챔프 결정전 마지막 게임 마지막 셋트에서 보여줬던 실망스러운 모습이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서 더더욱....
우승 세리머니를 기도로 하지 않았다면 그렇게까지 실망할 필요는 없었는데...
김혜진 선수의 파워풀한 서브 액션을 좋아하는데
김혜진 선수 사진이 괜찮게 나온 게 없어 올리지 않습니다.
이효희 선수도 마찬가지고...
우스꽝스럽게 나온 사진을 올려놓고 이렇네 저렇네 하는것보다
아예 올리지 않는 게 그 사람을 배려하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진혜지 씨.
전에 흥국생명 선수였는데
부상으로 쉬는 기간이 길어지더니 그냥 은퇴했습니다.
2007 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썩 잘하는 초일류 선수는 아니었지만
성실한 플레이로 배구 보는 재미를 더해주었던 선수였는데
그냥 그렇게 은퇴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은퇴 경기도 없이...
흥국생명 프런트에서 일한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오늘 경기장에서 잠깐 보았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잘 지내시느냐'고 물었더니 씩 웃어주더군요.
뛰지 못하는 마음, 저는 짐작합니다.
일본 토레이의 후보 선수들.
일본에서는 예쁜 선수들은 주전이 되기 어려운가봅니다.
경기장 밖에서 어깨에, 허리에 힘이 팍팍 들어가는 후보들.
이 마음도 저는 압니다.
모두모두 부상 없이 오래오래 배구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