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의 발생 과정
정자는 난자와 함께 수정란을 만든다. 앞서 말했듯이 서로 다른 성이 만들어낸 생식세포들이 결합해 수정란을 만드는 경우, 유전물질의 양을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각각의 생식세포들은 유전물질의 양을 절반으로 줄이는 감수분열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정자 역시 발생 과정을 살펴보면, 고환(testis)의 정원세포로부터 감수 분열을 거쳐 원형의 정자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정자세포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자와는 모양도 다르고, 수정 능력도 없다. 정자가 돌진하는데 필요한 꼬리가 없는 것이다. 정자세포가 정자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갖추기 위해서는 정자 성숙(Spermiogenesis) 과정을 더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고환에 존재하는 세르톨리 세포(setolis cell)이다. 고환은 정원세포와 세르톨리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원세포가 장차 정자가 될 세포라면 세르톨리 세포는 정자가 정자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포이다. 감수분열을 거쳐 정원세포로부터 만들어진 정자세포는 세르톨리 세포의 철저한 지도ㆍ감독 하에 정자로 성숙하는 것이다.
세르톨리 세포의 도움을 받는 정자의 성숙은 먼저 정자세포 내부에 장차 첨체(acrosome)가 될 일종의 과립(granule)이 형성되어 정자세포의 한쪽 부분에 모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첨체란 장차 정자가 난자에 도달했을 때, 난자를 둘러싸고 있는 막을 뚫기 위해 필요한 효소들이 든 일종의 주머니를 말한다. 첨체가 형성되기 시작하면, 첨체가 위치한 곳이 자연스레 정자의 머리 부분이 되어 이를 기준으로 반대쪽에 정자의 꼬리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정자가 성숙 과정을 거칠수록 꼬리는 점점 더 길어지고, 머리 앞 부분의 첨체는 더 농축되며, 동그란 모양이던 핵은 점차 길쭉해져 난자를 항해 헤엄쳐 가기 위한 최적의 몸체를 형성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