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5일 (월) 성모 승천 대축일 복음 묵상 (루카 1,39-56) (이근상 신부)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6-55)
내일은 성모승천대축일.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예수님의 ‘승천(ascentio)’과 달리 ‘들어올려진(assumptio)’ 사태를 기념한다. 마리아 관련해서 교회는 네 개의 믿을 교리를 선포했다. 성경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교회를 통해서 드러낸 바를 확인하였다는 말이다. 사실 성경 역시 하늘에서 툭 떨어진 계시가 아니다. 글을 통한 교회의 고백이다.
여하튼 첫째,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마리아를 ‘테오토코스(하느님을 낳은 분)’으로 선포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어머니도, 예수의 어머니로도 부족하였다. 둘째, 553년 2차 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에서 마리아를 평생 동정녀로 선포하였다. 하느님께서 마리아의 봉헌을 흠없이 받아주셨다는 의미이다. 셋째, 1854년 교황 비오 9세가 마리아를 원죄 없이 잉태된 분으로 선포하였다. 수 백년에 걸친 교회의 믿음을 믿을 교리로 공식화한 것이다. 하느님을 낳고, 따른 이에게 하느님이 베푸실 사랑의 가없는 크기에 인간의 믿음이 닿은 결과다. 4 년 뒤 루르드에서 발현한 성모님은 베르나데따에게 자기 자신을 Immaculata Conceptio(원죄없이 잉태된 이)라고 소개했다. 소녀 베르나데따는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른채 본당 신부에게 그 아줌마의 이름을 전하여 그가 성모 발현을 믿게 되었다. 넷째, 내일 축하할 교리, 성모승천 교리가 1950년, 우리나라가 전쟁의 참화로 소용돌이 칠 때 선포되었다. 성모님께서 하늘로 들어올려지셨다는 것. 칼 라너는 그 의미를 ‘참으로 구원받았다’라는 의라고 명료하고 담백하게 설파했다.
온세상이 라너처럼 개념으로 충분하다면 교회의 교리란 불필요할지도 모른다. 소위 마리아관련 네 개의 믿을 교리들은 모두 하느님이 인산을 극진히 사랑하여 인간의 몸에 깃이고, 그 인간의 봉헌을 거룩하게 축성했으며, 죄없이 보존하고, 부패하지 않도록 영원히 간직하신다는 한 문장이면 족하였을지도… 그러나 지금의 교리는 누가 만들어낸 무엇이 아니라 교회 안에 샘처럼 뿜어져나온 이야기들, 소박하고, 엉뚱하며, 간절하고, 가난한 마음의 이야기들… 비천한 종 마리아의 노래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ZZTcPzCE8oWcMsZVV15fpFzZiXZxYdkpSJqWp54Q2qLzdhLDC1Dpf6E6BaccLc3p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