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코로나가 3년이 넘도록 지구촌을 덮다보니 여행은 언감생심이었다. 이제 여러 조치들이 해제되고 아름다운 꽃들이 춤을 추다보니 상춘객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오늘은 좀 특별한 여행을 다녀왔다. 친정 농협에서 칠순을 맞이하는 퇴직동인들을 대상으로 축하 여행을 준비한 것이다. 아침 8시, 신촌역 근처 농협하나로마트 앞에서 집결했다. 좀 이른 시간이라 늘상 하던 아침 테니스를 포기하고 서둘러야 했다. 출근길 김포 골드라인은 너무 복잡해서 버스를 타고 9호선 개화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했다. 다행히 시간 안에 도착하여 일행과 제시간에 합류 할 수 있었다.
제일 먼저 간 곳은 '금광호수 박두진 시인 기념 문학길'이다. 호수에 둘러싸인 둘레길이 너무 좋았다. 이런 좋은 풍광에서 주옥같은 시가 나왔을 것이라 짐작해 본다.
두번째로 간 곳이 '신기마을 팜 체험농장'이다. 쑥으로 쑥떡을 만들어 보고 농장에서 직접 준비한 풍성한 점심을 먹었다. 막걸리 등 여러가지 반주가 곁들여져 한껏 기분이 고조되었다.
오후에 들린 곳은 '안성 팜랜드'이다. 평일인데도 관광버스들이 꽉 차 있을 정도로 방문객들이 붐볐다. 코스 코스마다 테마가 있어 걷기에 좋았다. 특히, 푸른 들판에 유채꽃까지 만발하여 기념 사진을 찍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흠이라면 때아니게 25도가 넘는 무더위가 덥쳐 트레킹하기가 좀 힘들었다.
바로 인근에 농협 안성교육원이 보였다. 농협 재직 시 3년 간이나 교수로 근무했던 정든 곳이다. 지척에 두고도 단체행동을 하느라 교육원 안에는 들어가보지 못했다.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니 오후 5시이다.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해서 멋지게 하루를 보냈다. 만보기를 보니 만이천 보가 넘었다. 아주 기분좋은 하루였다.
특별히 55년생들과 여성동인들이 함께했는데 15년전 지점장 시절에 같이 근무했던 박신숙 과장을 만났다. 마스크를 써고 있어서 잘 몰랐는데 먼저 나를 알아보았다.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인연이 있었나보다. 퇴직이후 합창단 활동과 주민회관의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부지런히 살아간다고 한다. 재직 시절에 당부했던 그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은퇴생활 A학점 감이다.
돌이켜보니 농협은 내 평생 직장이었다. 돈 걱정하지 않고 가정을 꾸릴 수 있었다. 일하면서 향학열을 불태워 박사학위까지 취득하고 일본 동경학예대학의 초청을 받아 연구교수로서의 경험도 쌓았다. 이 모든 것이 농협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덕분이다.
오늘 또 고마운 거리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정식으로 퇴직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잊지않고 챙겨주는 친정 농협이 고맙다.
첫댓글 모처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친정 농협에서 칠순을 맞이하는 퇴직동인들을 대상으로 축하 여행을 준비한 것입니다.
안성지역을 중심으로 관광과 농촌체험이 겸비된 멋진 여행이었습니다.
친정, 농협이 너무 고맙습니다.
맞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