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으로부터 해방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JPIC /권미나 도미나 수녀
7만 년 전, 아프리카의 한구석에서 자기 앞가림에만 신경 쓰던 호모 사피엔스1). 직립보행과 도구 이용 능력을 가졌던 호모 사피엔스는 그 후 몇만 년에 걸쳐 지구 전체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특히 산업혁명이후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생산활동을 하더니 언젠가부터는 썩지 않는 물질로 일회용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바로 플라스틱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 폐기의 구조 속에서 인류가 배출하는 쓰리기는 산을 이루고 강을 점령하여 이 행성의 다양한 생명체들을 빠른 속도로 멸종시팈는 중이다. 자신이 흙의 먼지라는 사실을 잊고 사는 동안 생태계 파괴자가 되어가고 있는 것을 정작 본인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인류의 시급한 과제인 기후 위기와 쓰레기 문제를 좀 더 실질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기 위해 찬미받으소서 주간이 있는 매년 5월, 본수도회에서는 쓰고 버리는 프라스틱 문화에 경종을 울리고자 '친환경 생활전'을 개최하고 있다. 주제는 "플라스틱 없는 세상"이다. 소리 없이 일상을 침투해버린 플라스틱 문화를 자각학 새로운 습관을 형성해 보자는 취지이다. 교황 프란치스코 역시 생태시민 교육이 학습에만 머물지 않고 습관의 형성으로 이어져 우리의 확고한 '덕'으로 길러져야 한다2) 고 강조한다.
행사장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방문객들은 자신의 습관을 돌아보고 참다운 변화로 초대받는다. 소비 절제, 재사용과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혹은 아예 받지 않기, 육식 및 배달 음식 줄이기 등. 작은 갤러리가 멋진 생태 시민 교육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소비 생활의 대안으로 마련된 이번 생활전이 또 다른 소비주의를 조장하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도 설정되어 있다. 1. 필요 없는 물건은 구매하지 않기 2. 쓰던 물건은 소중히 끝까지 사용하기
"세상에 바라는 변화를 행하여라3)"
일회용 세상 한가운데서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제시하는 이 생활전이 자칫 무모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획전을 다녀간 방문객들에게서 우리가 확인하는것이 있다. 사람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될 때 자기 삶의 습관을 바꿀 용기도 내어보게 된다는 것을. 변화에 대한 시도과 그 과정에서 매번 희망을 본다. 그리고 이 희망은 우리에게 언제나 헤쳐 나갈 길이 있고, 길을 바꿀 수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하여 노력할 수 있다는 것4)을 인식하게 한다.
2023년도 친환경 생활전 안내
일시: 5.15(월)~27(토), 오전 10시~오후 4시 30분
장소: 남산동 예담갤러리 (백합식품판매소 2층
문의: (053-659-3384 ※5월 23(일)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