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다가오자 몸매 관리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살을 빼려고 으레 식단부터 바꾼다. 고지방·고탄수화물은 멀리하고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찾는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살을 빼려고 마신 제로 칼로리 콜라가 오히려 살을 더 찌게 할 수도 있다.
왜 그럴까. 제로 칼로리나 저칼로리 식품에는 칼로리가 높은 설탕 대신 아스파탐 등의 대체 감미료가 들어간다. 설탕의 200분의 1 정도만 넣어도 같은 단 맛이 난다. 일반 콜라는 한 캔 당 각설탕 8개가 들어간다. 칼로리가 꽤 높다. 하지만 제로 칼로리 콜라에는 극소량의 대체감미료가 들어가 칼로리가 거의 없다. 다른 저칼로리 식품도 비슷한 원리로 열량을 낮춘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뇌는 혀로 느낀 단 맛을 통해 몸에 들어올 칼로리를 예상한다. 그런데 제로 칼로리나 저칼로리 식품을 먹으면 느낀 만큼의 열량이 몸에 들어오지 않는다. 뇌는 “아, 단 맛이 이만큼 느껴졌으니 몸에서 이 정도의 에너지를 써야겠군” 하고 생각하는데 정작 예상한 만큼의 칼로리는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뇌는 “혀로 느낀 만큼의 에너지를 다시 더 섭취하라”고 자꾸 명령을 내린다.
미국 퍼듀대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했다. 한 그룹은 일반 설탕이 든 요구르트를, 다른 그룹은 사카린을 넣어 저칼로리로 만든 요구르트를 일정 기간 먹게 했다. 그 결과 저칼로리 요구르트를 먹은 쥐들은 몸무게가 더 나갔고 체지방도 늘었다. 이에 대해 미국 칼로리조절협회는 “이 실험을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으며 사카린이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저지방식품만 골라 먹는 것도 다이어트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방은 포만감을 느끼게 해줘 다른 음식의 추가 섭취를 막는 효과도 있다. 저지방 식품만 고집하면 포만감이 떨어져 오히려 전체 섭취하는 에너지 양이 많아질 수 있다. 2007년 미국 코넬대가 진행한 연구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일정 기간 동안 저지방식품을 의도적으로 섭취한 사람들은 칼로리를 평균 28% 더 섭취했다. 배가 부른 느낌이 들지 않아 다른 음식을 더 섭취했기 때문이다.
그럼 다이어트를 할 때는 어떤 식품을 먹어야 할까. 칼로리는 낮으면서 포만감을 주는 식품을 선택해야 한다. 인공적으로 아스파탐을 넣거나 지방을 줄인 가공식품이 아니라, 포만감이 오래가 다른 간식을 줄여 하루 총칼로리 섭취량을 낮출 수 있는 음식이다.
GI(Glycemic Index)지수로 따져보면 좋다. GI지수란 음식이 소화돼 체지방으로 변환되기까지의 시간을 수치화 한 것이다. ‘당지수’라고도 한다.GI가 낮을수록 체지방으로 바뀌는 시간이 길다. 즉, 지방으로 변환되는 양은 적고 포만감은 오래간다. GI지수가 55 이하이면 낮은 식품, 70 이상이면 높은 식품으로 분류한다. 바나나·사과·우유·미역 버섯·땅콩 등이 GI지수가 낮은 대표적인 식품이다. GI지수가 높을수록 체지방으로 바뀌는 시간이 짧다. 배는 빨리 고프고 지방은 더 많이 축적된다. 흰쌀밥·감자·라면·바게트빵·옥수수·떡 등은GI지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