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윗자리에 있을 사람의 도리
성왕이 백금(伯禽)을 노공(魯公)으로 봉하고 나서 불러서 이렇게 일렀다.
“너는 남의 윗자리에 있을 사람의 도리를 아느냐?
무릇 높은 자리에 처한 자는 반드시 아랫사람을 공경으로써 대하고,
바르게 간하는 말을 온유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또 반드시 불휘지문(不諱之門)을 열어놓고,
절도에 맞추어 이들을 안정시키고 써 그들의 구실을 마련해 주도록 하라.
간언을 해오는 자들에게는 자신의 위엄으로 이들을 가로막거나,
그 말을 조목조목 반박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말을 널리 채집하여 이에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을 택해야 하느니라.
무릇 문(文)만 있고 무(武)가 없으면 아랫사람에게 위엄을 세울 수 없고,
반대로 무(武)만 있고 문(文)이 없으면 백성들이 두려워하기만 할 뿐
가까이 오려 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문무를 함께 행하여 위덕(威德)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위덕을 이루고 나면 백성들이 친하게 여겨 복종해 오게 된다.
그때는 위로는 맑고 깨끗한 관리들이 통하게 해주고,
아래로는 교언영행(巧言佞幸)한 자들이 막히도록 해야 한다.
충간하는 자들이 진용(進用)되면 충성과 믿음 있는 자들이 모여들게 마련이다.”
백금은 두 번 절하고 이 명령을 받들겠다고 하고는 물러났다.
설원(說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