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옛 직장 동료이자 지금은 거래처 관계가 된 분들을 만나러 갔다가 집으로 오는 버스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거래처 사무실이 송파 장지역 ( 가든 파이브 ) 건너편인데, 저녁식사를 같이하고 헤어졌다.
버스가 안양역 <- 가락동 - 잠실 - 강변역 -> 구리 까지 왕래하는 노선인데,
장지역(가등파이브 ) 앞에서 안양방면 버스를 탔는데 강변역, 잠실, 가락동을 거쳐 오는 도중에 이미 좌석은
먼저 승차한 손님들이 다 차지하여서 나는 차안을 한번 쓰윽 흝어보고는 서서 가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서 있는데,
약 5분쯤 지났을까? 내 앞에 좌석에 앉아 있던 손님 왈, 큰 소리로
" 형님, 여기 앉으십시요. 제가 양심상 도저히 형님 서 계시는 걸 보고 그냥 갈 수가 없네요. 앉으세요."
그래서 내가 " 아니 괜찮습니다, 약 20분 정도만 서서 가면 안양 목적지까지 가는데, 문제 없습니다. "
했는데도 나보다 힘이 센 그 분이 일어서며 기어코 나를 끌어 앉히는게 아닌가!!!!
그러면서 내가 탄 정류장에서 나와 같이 차에 오른 사람 앞으로 가더니 그 손님에게 말을 건네는데,
대화가 몇 마디 오가고 , 자기 고향이 부산이라며 그 손님과 연산동 동사무소 뒤, 구멍가게 돌아서, 전봇대 어쩌고 약국
저쩌고 하더니 그 사람한테 당장 반말을 하며 반갑다, 고향사람 만나서....ㅎㅎㅎ
내가 올해 육십대 중반인데 어쩌고 저쩌고 그 사람과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어가는게 아닌가????ㅋㅋㅋㅎㅎㅎ
경상도 사람 목소리 큰 데다가 술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분간은 되지 않았다.
육십대 중반이면 나 보다 대충 다섯살 정도는 더 많은 것 같은데, 내가 머리가 하얗게 쉬어서 자기보다 나이가 많아
보였는지... 그렇다고 그 소리 듣고 " 나보다 연세가 더 위시네요, 다시 여기 앉으세요" 할 수도 없잖은가??
혼자서 웃었다.
친구 여러분도 나처럼 머리 염색 안하고 자연 그대로 하면 덕 보는 일도 생겨요ㅋㅋㅋ
첫댓글 ㅎㅎㅎㅎㅎ 민수 친구
우리 같이 웃어 보자구요 ..........
피로연마치고 안보이더니 자리양보받고 집에 편히가셨군요~~
잘들어가셨으니 다행이네요~~ㅋㅋㅋ
가만이 생각 해보니 염색을 하고 다니는 나로서는 반성을 해야 할 대목이네.
있는 그대로를 보여 주는 게 본심이어야 되는데 거짓을 꾸민다는 생각이
어찌 양심에 가책을 받는 느낌이다.
거제도의 YS.KIM이 대통령 취임하고 하얀머리를 염색을 하니 기자가
당시의 시국과 빗대어서 "사실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고 촌평한 기사가 있었지요.
그래도 오랫만에 얼굴 보여주고선
진부하게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 하지못하고
그렇게 일찍 집으로 가셨나부네...ㅎㅎㅎ
어머님이 걱정되어 아마 일찍 가지 않았을까 생각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