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는 입춘 전후 솟아나는 햇쑥을 먹으면 한해 병치레를 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또 봄에 쑥국 세 그릇만 먹으면 아랫도리가 무거워 문지방을 못 넘는다는 식담도 있다.
지금은 주객이 전도 됐지만 실상 도다리 쑥국의 주인공은 도다리가 아니다.
쑥이다.
가장 약효가 좋다는 어린 햇쑥이 막 돋아났을 때 쑥을 주인공으로 그때 그 지역에서 나오는 재료를 넣고 끓인 쑥국.
통영 뿐만 아니라 남해안 섬이나 바닷가 지역에서 흔하게 먹는 봄철 음식이다.
부재료는 도다리 일수도 있고 우럭조개 일수도 있고 개조개 일수도 굴 일수도 있다. 통영은 도다리를 택해서 상품화에 성공한 것이다.
통영의 봄 도다리 쑥국 맛은 천상의 맛이다.
맑은 국물 한 수저를 떠 넣으면 입 안 가득 쑥 향이 고이고 도다리 살은 입 속에 들어가자마자 봄눈처럼 사르르 녹아버린다.
어린 쑥은 생선의 비린 맛을 잡아주면서도 향이 진하지 않아 도다리살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방해하지 않는다.
두 재료가 어울어졌으되 함부로 섞이지도 않는다.
쑥향이 짙어지기 전에 쑥국을 끓이는 이유다.
소금 간 외에 자극적인 양념을 배제하고 끓인다.
음식에서 양념의 절제가 얼마나 훌륭한 미덕인지를 새삼 확인시켜주는 맛.
통영의 도다리 쑥국이야 말로 절제의 미학이 구현된 최고의 봄 음식이다.
도다리는 눈이 한쪽으로 쏠려있어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어로 불리기도 했다.
봄날 통영의 솥들에서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어에 대한 사랑이 절절 끓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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