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리의 책이 펼쳐질 때
강 영은
주님,
당신은 섭리의 책을 가지고 계십니다.
페이지마다 모든 사람의 이름과 사건이 기록되어 있는...
그 책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 책에 이름이 적혀 있지 않은 사람도 아무도 없습니다.
각 사람이 겪는,
각 사람이 겪은,
각 사람이 겪어야 할 섭리의 사건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않고서는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당신의 섭리의 책에서…
어쩌면 당신께서 마련하신 그 일과 사건과 상황은
꼭 그 시간에, 그 사람만을 위해서 일어나는 것.
꼭 그 과정을 통과해야만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개인교습 시간.
마치 각 사람에게 맞춘 맞춤옷처럼
모두에게 꼭 맞게 마련된 섭리의 사건을 지나면서,
하나도 허지로 돌아가지 않을 섭리의 교훈을 배우면서,
우리는 모두 익은 벼처럼 성숙해 갑니다.
때로 너무 날카롭게 도려내시는 당신의 칼날에
때로 너무 세게 갈아 내시는 당신의 연마기에
때로 너무 냉정하게 잘라내시는 당신의 전정가위에
아픈 눈물 흘리고, 놀란 가슴 쓸지만,
모서리 없는 둥근 돌 될 때까지
빛나는 보석으로 갈리기까지
쳐낼 가지 없는 올곧은 재목 될 때까지
당신의 자비로운 섭리의 페이지는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주님
아둔한 우리는 늘 나중에야 알아차립니다.
한참을 지낸 후에야 겨우 깨닫습니다.
세욕의 찌꺼기 다 타버리고 이기심으로 어둡던 눈이 밝아졌을 때에야
그것이 우리를 순결하게 정련시키는 섭리의 사건이었다는 것을…
그 일이 없었으면 오늘의 이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주님
당신은 섭리의 책을 가지고 계십니다마는
언젠가 그 책이 덮어질 날이 올 것입니다.
더 이상의 페이지들이 이어지지 않아도 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러면 책을 덮으시면서 주님은 웃으시겠지요.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겠지요.
“이제 더 이상의 연단은 필요 없겠군!”
“내가 원한 것은 바로 이런 보석이었지!”
주님
당신의 섭리의 책을 바라보며 오늘도 기도합니다.
그 섭리의 책이 펼쳐질 때 원망하지 않게 되기를,
그 섭리의 페이지에 마련된 일이 닥칠 때 놀라지 않게 되기를…
오히려 계속 이어지는 그 페이지에 감사하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