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돔보다 높으면 안돼” 황당한 고도 제한 50년 [기자의 시각]
최종석 기자
입력 2023.07.04. 03:00
업데이트 2023.07.04. 09:41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곳곳의 ‘고도(高度) 제한’을 대폭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그중 제일 눈에 띈 곳은 국회의사당 주변이다. 여의도 서쪽, 서(西)여의도라고 부르는 곳이다.
여기는 고도 제한 때문에 41m 또는 51m 넘는 건물을 올릴 수 없게 돼 있다. ‘한국의 맨해튼’을 목표로 여의도를 만들었지만 이런 규제 때문에 10~13층 건물밖에 없다. 반면 여의도 동쪽은 333m짜리 ‘파크원’도 있고 285m 높이의 IFC(국제금융센터)도 있다. 국회의사당을 지키려다 보니 반쪽짜리 맨해튼을 만든 셈이다.
41m, 51m란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봤더니 국회의사당의 돔 꼭대기 높이가 60m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1975년 국회의사당을 지으면서 국회 요청으로 생긴 규제다. 보안상 다른 건물이 국회의사당을 내려다봐선 안 된다는 취지다. 국가의 상징인 국회의사당을 가리면 안 된다는 이유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라면 국회의사당 앞쪽 라인만 규제하면 되는데 정부는 여의도 서쪽 전체를 41m, 51m로 묶었다. 1㎞ 떨어진 여의도공원 쪽까지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게 했다. 일률적인 통 규제를 한 것이다. 국회의사당이 생기기 전부터 있었던 초원아파트는 이 규제 때문에 지은 지 50년이 넘었지만 재건축도 못 한다.
서초동 법원 단지는 이번에 고도 제한을 아예 해제하기로 했다. 법원과 검찰청 앞에 왜 고도 제한이 필요한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심지어 바로 길 건너 있는 대법원 주변은 높이 규제가 없었다. 기준이 뭔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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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제한이 필요한 곳이 있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고도 제한을 활용하는 도시가 많다. 하지만 규제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필요한 만큼 메스(외과용 칼)를 대듯 쓰는 게 맞는다. 규제에는 필연적으로 시민의 희생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번에 고도 제한이 완화되는 북한산, 남산 주변 지역 주민들은 30~50년간 자기 집도 새로 못 짓고 슬럼화된 동네에 살아야 했다. 북한산 인근 강북구는 시가지의 4분의 1이 고도 지구에 묶여 있다. 그러니 재정 자립도가 서울 25구 중 꼴찌다.
경관을 가린다는 이유로 수십 년간 규제에 묶였던 북한산, 남산 주변과 달리 강남과 서초, 송파, 용산 등 한강 변은 30층 넘는 고급 아파트들이 쭉쭉 올라갔다. 한강의 경관이 북한산이나 남산만큼 귀하지 않다는 말인가. 시민의 희생이 따르는 규제는 그만큼 원칙과 기준이 분명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지역 간 격차와 불균형을 부를 수밖에 없다.
서울에는 문화재 주변에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하는 문화재 규제도 많다. 이는 문화재가 집중한 구도심 강북과 강남의 격차를 키웠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란 말이 떠오르지만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균형을 잡아가야 할 것이다.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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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삭
2023.07.04 03:55:44
국회가 본연임무 제대로 수행하면 // 천막에서 일을해도 권위가 생기겠지 // 의사당 높이로나마 우월하고 싶었군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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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발바닥
2023.07.04 06:48:43
대한민국 최대 도둑놈들이 모인곳.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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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3.07.04 04:54:45
밥값 하지 못하는 국회가 국민을 상대로 갑질을 많이 하는구나. 국회 무용론이 대두될 만하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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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오
2023.07.04 07:02:13
국회보다, 법원보다 건물을 높게 올려서는 안된다는 보안상 고도제한 규칙은 참 우스꽝스럽다.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서 솔쩌 대통령말고 그렇게까지 신변을 보호해야 할 대상이 있을까. 더욱이 요즘 같아서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 해. 의원인데 말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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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천등산인
2023.07.04 06:53:35
기생충서식지 보호활동을 참 오래했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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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進韓國
2023.07.04 10:13:09
하 국회보다 높게 건물을 지어선 안 된다? 법원보다 높게 건물을 올려선 안 된다? 하기야 남대문 앞에 그보다 높은 도뀨호텔이 들어서서 내려보니까 좀 기분이 나쁘긴 하더라. 그렇더라도 국회와 법원이 갑질을 그렇게 하면 되나? 국회가 밥값을 하나? 법원이 판결을 제대로 하나? 둘 다 욕먹을 짓들만 하면서 갑질만 해댔구나. 한국 높은 놈들이 다 그런 저질들이다. 만약 저런 식이라면 이제 용산대 주변으로는 용산대보다 높게 건물을 지으면 안 되겠구나.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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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st
2023.07.04 08:44:50
국회의사당을 가덕도로 옮기자.. 안그래도 시끄러운데 비행장짓고 맨날 시끄럽게..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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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보
2023.07.04 08:14:40
국회의원들이 50년 동안 독재를 했군. 전두환 8년을 가지고 게거품 물던 자들이 50년 독재에 무슨 변명을 늘어 놓을지 궁금하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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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나그네
2023.07.04 09:21:58
국회를 임진각 부근으로 이전하고 주변을 고도제한을 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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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사람들
2023.07.04 07:32:02
고도제한을 풀은것은 환영한다.그러나 남산을 가리고 도봉산 북한산을 가리는 건물은 어느정도 규제는 해야 한다.외국인도 서울시내에 큰산이 있는것을 신기해하고 좋아들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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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나그네
2023.07.04 09:18:05
고궁주변의 고도제한이 풀린 지 10년 후 기사 제목 "황당한 고도제한 해제" '500년 역사가 빌딩에 묻혀 죽어간다' 안봐도 비디오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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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노래
2023.07.04 10:47:17
밥값 못하는 머슴들 내년에 싹 다 갈아치우자.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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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mouth
2023.07.04 10:25:26
국회의원들 반성문 50만장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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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
2023.07.04 11:08:25
국회의사당을 지하에 지으면 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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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소년
2023.07.04 10:57:03
불필요한 권위주의, 관존민비의 나라 좀 벗어나야함~지금은 조선 시대가 아니다.
답글작성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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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구하기
2023.07.04 11:09:09
깜도 않되는 인간건달들의 그 오래된 국회 이제 그만하고 세종시의 한적한 산 기슭으로 옮겨라!!
답글작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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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화이팅
2023.07.04 11:02:22
국회의사당을 지하로 옮기는 것은 어떤가? 꼴보기 싫은 구캐원들을 위해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답글작성
2
0
심강무성
2023.07.04 10:56:59
대한민국 무소불위 꼼수 범죄자들이 모여 국민 돈 빨아들이는 모의하는 곳
답글작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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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아빠
2023.07.04 09:06:31
택도 없는 쓰잘떼기 없는 이론으로 수십년간 국민들을 기만한 놈들 싹다 부관참시 해라. 다 끄집어 내서 다시 죽여라. 치가 다 떨린다.
답글작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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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
2023.07.04 11:09:26
쓰레기집단 국회의원들이 자기들 위상 내세울려고 50년간 고도제한이라 .....여러가지 밥맛 떨어진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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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잭
2023.07.04 11:07:20
국해가 꼴값 떤다. 규제 싹 다 풀어라!!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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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JIAT
2023.07.04 10:53:05
그래서 국민을 아래로 내려다 보니 개돼지로 보였나? 국가의 미친개들이 모여 떼창하는 OO를 누가 건드나?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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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의꿈
2023.07.04 12:12:58
기자야 어설픈 주관적 기사는 생각 좀 하고 써라. 국가 상징 보물 건물 주변은 당연히 고도 제한을 해야지. 궁궐 주변. 북한산 주변은 당연 고도 제한을 해야지. 남산 꼭대기에 50층 아파트 건물 지어봐라 경치는 좋겠지 ?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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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일
2023.07.04 12:08:34
서여의도 지역은 대부분 10층 건물들이 열병식을 펼치듯 서 있죠. 웃기는 현상이고, 권위주의적 상징입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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