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은 걸어가면서 생각한다. 프랑스인은 생각한 뒤에 달린다. 그리고 스페인 사람은 달리고 나서 생각한다. - 마디리야가
한 때 국제연맹(國際聯盟)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나중에 옥스퍼드 대학에서 스페인 문학(文學)을 강의한 스페인의 유명한 외교관 마디리야가가 한 말이다. 구라파 3국인(三國人)의 국민적 기질을 잘 나타낸 말이다. 독일인은 영국인에 가까울 것 같고 이탈리아인은 스페인 사람에게 가까울 것 같다. 이 말은 행동(行動)과 사고(思考), 실천(實踐)과 이론(理論)의 관계를 말한다.
행동하면서 사고하는 사람, 사고한 다음에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 행동하고 난 다음에 사고하는 사람, 우리는 세 가지 타입을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중에서 어느 것을 배워야 할까. 걸어가면서 생각하는 영국인의 점진주의적(漸進主義的) 태도를 배우고 싶다.
사전(事前)에 치밀한 사고와 계획 없이 먼저 행동하고 보자는 스페인 사람의 태도는 지혜가 부족하다. 사고한 끝에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 결과를 생각지 않고 일로(一路) 매진하는 프랑스인의 태도는 너무 이론에 치우친다.
아무리 세밀한 사고와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더라도 실천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사태와 과오가 생기기 쉽다. 그러한 불의의 상황에 부닥치면 처음의 사고와 계획을 재검토, 재조정해야 한다. 경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친다. 이론은 행동 속에서 검토되고 실증되어야 한다.
걸어가면서 생각한다는 영국인의 태도는 사고를 행동으로 검증하면서 실제의 경험을 중시하는 태도다. 우리는 영국인의 착실한 점진주의의 철학을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