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시험 범위로도 봤던 제망매가. 난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제망매가만큼은 마음에 드는 시였다. 오늘은 제망매가와 그것에 대한 여러 신기한 사실, 내가 제망매가와 비슷한 경험을 겪었던 것에 대해서도 말하려 한다.
생사길은
여기에 있음에 두려워지고
나는 간다 라는 말도
못 다 이르고 가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에 저에 떨어질 잎처럼
한 가지에 나고
가는 곳 모르는구나
아아 미타찰에서 만날 나
도 닦아 기다리련다
(양주동의 해석)
이 시의 제목은 제망매가. 죽은 누이를 추모하며 부르는 노래라는 뜻이다. 이 글의 화자(월명사)는 1~8행까지는 누이(여동생)의 요절을 슬퍼하다 9~10행부터는 슬픔을 종교적인 힘으로 극복하고 있다. 이 시에서는 현실을 초월한 아름다움인 숭고미를 느낄 수 있다.
1~4행은 일찍 죽은 누이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으며, 5~8행은 이른 바람(누이의 요절), 떨어질 잎(누이), 한 가지(한 부모)등의 비유적인 표현도 사용하며 누이의 죽음을 통해 깨달은 삶의 무상함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하지만 9~10행부터는 시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갑자기 미타찰이라는 곳에서 만나겠다는데, 미타찰은 아미타불이라는 부처의 극락세상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이것의 의미는, 비록 지금은 만나지 못해도 나중에 극락세계에 가서 누이와의 재회를 기대한다는 것으로, 누이의 슬픔을 종교적 믿음으로 극복한 것이다.
이 시와 관련된 일화 내지 전설이 하나 있다. 월명사가 재를 올리며 이 노래를 불렀더니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불어 지전을 서쪽으로 날려보냈다는 것이다. 여기서 서쪽은 서방정토, 즉 시에 적혀진 미타찰을 의미한다. 이는 누이의 혼이 미타찰로 갔다는 것을 의미하고 앞으로 둘이 그곳에서 만날 것을 암시한다.
이 시는 삼국시대 때 신라의 월명사라는 승려가 만든 것으로, 향가라는 문학 형식이다.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향찰(한자의 음과 뜻을 사용하여 한국어 표기)을 가지고 있으며, 향찰이 한국어 어순이기에 시를 보기가 편하다.
내가 이 시를 읽으면서 감명받았던 이유는, 첫째로 종교적 믿음을 통해 큰 슬픔을 극복한 화자에 대한 존경심과, 둘째로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통해서 희망적인 분위기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화자는 9~10행에서 불교라는 종교를 통해 누이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며, 동시의 누이와 다시 재회할 것을 약속하는 희망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게 했다. 물론 난 기독교인이지만, 같은 종교인으로서 종교를 통해 슬픔을 극복하고 일어서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나도 나중에 저렇게 할 정도로 성실하게 종교에 임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가까운 이의 죽음이라는 소재가 상당히 어두운데, 그 어두움을 희망적인 분위기로 바꾸는 것조차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단연 최고의 향가라 할만하다.
난 시에 문외한이지만, 이 시를 보면서도 정말 대단하다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은 이 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상 이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