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안돌리고 빽밀러로만 보면서 조수석에 한팔을 두르고 한손으로 주차하면 (이때 뒤보면서 하면 쪽팔린짖이다)
대부분의 손들은 표현은 안 하지만 "음 운전좀 하는군!!" 이런 손의 느낌이 피부에 와닿는다,
간혹 경망스러운 여손은 "와 대단하시네요"
감탄사를 연발한다. 암 그래야지 무려 20년 무사고니까 ㅋㅋ
그날은 재길 영업 정말로 안되는 토요일이였다.
새벽 2시를 넘어가는 무렵 난 오산 본거지에서 현장콜과 pda영업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상업지구 주차장에서
거의 그날하루를 포기하는 심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동료 기사분들과 아부릴 떨어가면서,,,,,,
그런데 얼굴은 알지만 말은 튼적이 없는 기사한분이 "서울 가실 분 없어요"
토요일이고 끝내야 하는 입장에서 서울은 솔찍히 반가운 콜은 아니였지만 다들 못본체 하길래
잠깐의 망설임끝에 내가 가주겠노라 의사표명을 하고 내용 파악해 본즉 용인 경유 서울 강남 7만 이란다.
길빵한 대리업체사장이 수수료를 요구하기에 찝찝하였지만 별일 없음을 믿기에 줘버리고 손을 만났다.
호감가는 인상의 40초반 손이다 차량은 신형에쿠스.. 어둠속에서도 번쩍번쩍 자신의 손질상태를 과시하는 듯했다
일단 용인수지고기동으로 목적지를 요구하여 용서 고속도로를 지나 고기동에 들어서자 내릴 손이 올라가지 말고 여기서 걸어 가겠노라 애기하는걸 차주는 좀만 올라가달라 애기한다.
뭐 별어려운 일 아니지 바쁜 시간도 아니고 가벼운 맘으로 언덕길로 올라 가니 전원주택몇채가 있다.
어두운 좁다란 집옆 도로에서 손을 내려주고 차를 돌려야하는데 좀 좁아 보였지만 이몸이 누구냐 ㅎㅎ
하던 버릇대로 조수석에 팔을 두르고 룸밀러를 보면서 차를 돌리는데 뿌직 소리가 나면서 차가 안나간다. 헉 제길슨...
얼른 내려보니 빌어먹을 좁다란 도로에 집과도로 경계석을 돌로 나즈막히 쌓았는데 바로 그 틈으로 바퀴와 범버가 끼인 것이다.
순간의 방심으로 나의 화려한 20년 무사고 경력이 날아갔던 것이다. 빌어먹을 ....
또한 현장콜인데라는 생각이 뇌리를 때리는 순간 "대박이군 정말 대박.......ㅎㅎ."실소가 나온다
차의 범버와 바퀴의 휠을 만져보니 거칠게 스크래치가 느껴진다 말로는 안되는 상황이다. ;;;;;;
차주와 주의를 주지 않은 전원주택 사는 밉살맞은 손의 얼굴이 어둠속에서도 무언의 압력으로 다가온다.
"책임 지실 거죠"....
"아 네 책임져야죠 그렇지만 돌들이 있는 건 정말 몰랐다고요"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전원주택을 나와 미금역 편의점옆 도로에서 정차한 후 차량상태를 확인하는 사이 손은 편의점으로 들어가 혼자 음료수를 사먹는다
그래 속타는건 난데 그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냐! 손간 도망을 가야하나 유혹이 밀려온다.
도망가면 해결될 수 있을 거라는 유혹과 양심사이에서 고민하는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나 와이프한테는 미안하지만
책임지기로 결정하였다 (여보 미안해 가뜩이나 어려운데.....)
입사 이후 본 적 없는 소속회사 사장이 보험처리해주면 좋을 터인데 자신은 없다.
손이 어떡할거냐하면서 대답을 강요한다.
"손님 제가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길에서 만나 정식으로 사무실통하지 않은 콜이라 보험처리가 않되어 제가 개인돈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손님도 보셨겠지만 손님이 맨정신에 운전을 직접 하셔도 똑같은 상황이였을 겁니다.
보통 주차장이나 일반도로에서 그랬다면 제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게 맞는데 이건 솔직히 억울하네요
큰도로에서 전원주택사시는 분이 내려달라 했을때 그때 내렸으면 될 터인데
차주분께서 궂이 올라가자 요구 하셨지 않습니까?"
"제가 여유있는 형편이면 눈 꼭 감고 해드릴 터인데 이건 뭐 보험처리도 않되고 어떻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음~ 일단 물귀신 작전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뭐 사실 손이 젠틀해보였기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서 말이다.
손은 휴 한숨을 내쉬더니 일단 설로가잖다
가면서 이애기 저애기 이렇구 저렇고 애기 하다가 의외로 서로가 잘 통했다
뭔애기에 너털웃음을 웃던 손은 "내가 없던 일로 할터이니 술 한잔 하잖다 그럼 용서하겠노라" 말한다.
무슨 정신에 술을 마실까만은 이게 웬복이냐 잘하면 넘어가겠다 좋다고 동의후 서울 강남으로 .......출발
이손 간단히 소주 마실 줄 알았는데 자기 단골이라며 룸으로 들어가며 발렛 파킹한다.
순간 허름한 자켓에 청바지인 내 몰골도, 룸 종업원의 의아스러운 눈길을 어색한 웃음으로 맞이하면서
난 그손과 룸으로 들어갔다.
대기하면서 남자의로망 할렘을 언제나 향유하나라는 어리석은 망상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 그 혼란스런 감정 속에서 결코 손이 딴말 안 나오게 기분을 맞추리라. 다짐하면서
진지한 모습(아마 옆에서 보면 비장한 표정이였을 듯.. ㅋㅋ)으로 그 손과 여급들과 술잔을 기울였다.
음 술이 꽤 들어가도 취하질 않네 제길..... 분위기가 좋은 타이밍을 노려 이 혼란스런 상황을 종지부져야겠다 맘먹고
"손님 아침에 차 보시면 후회하실 것 같은대요 정말 후회 않하시겠습니까"말하니
손이 갑자기 내 손을 꽉 쥐며 "저는 악한 사람에게는 악하지만 좋은 사람한테는 좋게 대합니다"
사실은 아까 편의점에서 나를 테스트 해 보았다나.. 도망 안 가서 양심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한다
"ㅎㅎ도망가면 어찌 하실려고요 제 전번도 모르시잖아요"
손 얘기로는 차에 카메라가 6대 달려있단다 내 인상착의며 있던 일이 전부 녹화됬기에 자신 있었노라 얘기한다.
졸지에 좋은 사람된 건 좋지만 도망갔으면.... 어쩌라고.... 나쁜 넘;;;;
날이 밝을 무렵 술자리가 끝나고 끝내 손과는 연락처 교환 없이 헤어졌다.
마눌에게 밤사이 일어난 일을 애기하니 점집에서 쇠복이 있다 했는데 딱 들어맞았다고 좋아한다 단지 그뿐....
"어이 이봐 나 여자 있는 집에서 술마셨다고 뭔짖했는지 안 물어보는거야 그런거야 ㅡㅜ"
그후
가끔 그 손이 생각난다 ㅎㅎ 훤한 아침에 자기 차의 사고난 곳을 보면서 후회했을까 안 했을까
무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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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드물게, 재물과 인품 둘다를 소유한 남자를 만나셨네요..
그손 얼굴이 생각나는군요 .. 보통은 바로 잊어버리는 얼굴들 이지만......나에게는 손이 아닌 완성된 인간의 전형을 본 느낌이였습니다. .... 내 모습이 반성되기도 하구요 손한말중 이런말이 생각나네요 '오늘은 과거의 복수다"....안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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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소질이 없어서 ;;;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ㅎㅎ~
후회할 사람 같으면 면쯩 내놔라 봄쯩 내놔라 난리부터 쳤을 겁니다 경험상. ^^
그쵸? .. 것도모르고 술자리 내내 불안 했던걸 생각하니 ..
여급 들이 무척 예뻣었는데 말이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