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너머(유진 오닐)
작가 ; 유진 오닐
발표 년도 ; 1920
유진 오닐의 작품 『지평선 너머』에 나타난 메이오 가족 구성원들의 갈등양상에 대해 자세하게 짚어보았다. 그들의 갈등은 두 가지의 상반된 문제들에서 야기되었다. 한 가지는 다른 가족 멤버들에 대한 정신적 책임감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본인이 추구하는 인생에서의 구체적인 목표인데, 이 두 가지는 중심인물의 삶에서 서로 충돌한다. 이러한 갈등은 작가인 오닐의 삶 뿐 아니라 20세기 초반 미국인들의 삶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다.
시간 순서대로 가족 구성원들의 갈등을 나열하면서, 이 논문에 나타낸 세 가지 중, 조카인 로버트와 삼촌인 스캇의 문제점은 개인이 직업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어떠한 직종이 가장 적합한지 찾는 일이다. 이것은 또한 농업과 해양산업이 전문적인 직업으로 인정되던 그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제임스와 그의 큰 아들 앤드류와의 부자 갈등은 가족 사업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업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다. 이것은 두 사람의 견해 차이와 함께 성품 차이, 그리고 세대 간의 갈등을 이야기한다. 세 번째 갈등은 남편인 로버트와 그의 아내인 루스가 보여주는 개인의 삶이 어떻게 사회적 구조 안에 녹아있는지에 대한 것이고, 동시에 직업과 사랑의 모순, 그리고 이상이 현실 속에 부딪히는 과정을 보여준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여러 가지의 단면들을 보여주는 이 드라마틱한 이벤트들은 이러한 사건들이 엮여서 어떻게 인생의 큰 줄기를 완성해 가는지는 말해주고 있다. 누구에게서나 적용 될 수 있는 이 일들은 독자와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에도 적용해 보고 공감을 끌어낼 수 있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유진 오닐의 창조적이고 새로운 이야기의 구조는 연극에 있어서 그의 작품이 왜 항상 주목의 중심에 위치하는지를 알려준다. 『지평선 너머』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작품들도 마찬가지이며, 그의 작가적인 재능을 증명한다.
<줄거리>
뉴잉글랜드의 광활한 농장 저쪽에 해가 지고 5월의 언덕은 아직 붉게 물들어 있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몸이 약해 책만을 가까이 하여 시인같은 로버트는 지평선 저 너머를 꿈꾸면서 항해를 하고 싶었다. 막상 떠나려 하니 이웃에 사는 소녀 루스와 헤어지는 것이 가슴 아팠다. 어릴 적부터 그녀를 몰래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루스는 병든 어머니와 단 둘이서 살았다. 흙일을 하는 건강한 청년 안돌(로버트의 형)과 결혼하면 그녀의 밭도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경작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루스의 부모는 로버트보다 안돌과 결혼하기를 바랐다.
내일 출발하기로 한 로버트는 루스를 만나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 그녀도 속 마음을 털어 놓았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안돌이 아니라 로버트이니 바다로 가지 말라고 애원한다. 로버트는 루스를 끌어 안고 두 사람의 사랑은 지평선 저 너머에 있지 않고 이곳이 있다고 말한다. 루스를 절대 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날 밤에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루스와 결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배를 타러 바다로 가지 않겠다고 하여 가족들을 놀라게 했다. 안돌과 로버트는 세상에 태어나서 지금껏 한 번도 싸운 일이 없는 사이좋은 형제였다. 형은 루스를 단념해야 하는 슬픔을 안고 동생의 장래를 축복했다. 대신 배를 타기를 결심했다. 농토를 뒤로 하고 바다로 나갔다.
2년 반의 세월이 흘렀다. 로버트는 루스와 결혼하고 익숙하지 못한 밭일을 열심히 하였다. 몸이 약한 그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 마저 돌아가시자 일에 힘이 부쳐서 무척 힘들었다. 두 사람은 자식도 얻어서 한 때는 행복해 보였지만 결혼 당시의 이상은 점점 더 멀어지기만 했다. 루스도 몸이 약한 남편에게서 멀어져 갔다. 그때 형 안돌이 돌아온다는 편지가 왔다.
루스는 옛날 생각을 하면서 농장을 옛날처럼 되돌릴 사람은 안돌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로버트에게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은 안돌이라고 말해서 말다툼을 했다. 그때 안돌이 돌아오는 마차소리가 났다.
몇 년만에 돌아온 안돌은 바다에 나가니 그립던 루스도 쉽게 잊어지더라고 하여 로버트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일꾼을 고용하라고 하고는,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루스를 버리고 남미로 떠났다. 안돌이 떠낫더라도 부부 싸움이 있고 나서는 루스와 로버트의 사이는 옛날같지 않았다. 냉담했다. 그런 사이로 5년을 보냈다. 한 집에 살면서 부부가 아닌 사이처럼 살았다. 농토는 황폐해지고, 로버트는 무리를 한 일이 겹쳐서 몸과 마음 모두 상했다. 동생의 중태를 알리는 전보를 받고 안돌이 전문의를 데리고 도착했을 때는 로버트는 이미 죽고 난 뒤였다.
새벽에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로버트는 자신의 몸을 억지로 이끌고 언덕 위에 오른다. 멀리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해를 보고 만족한 표정을 짓는다. ‘언덕 저쪽은 저렇게 곱지 않은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야 말로 그곳으로 가는 것이다. 나의 여행, 자유로운 해방을 맞아 지평선 너머로 가는 길이다.’ 라고 외친다.
루스를 형에게 부탁하고 아름다운 꿈을 품은 체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