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가 사람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다는 뜻에서 그 살아간다는 것의 기록으로 볼 때, 참으로 소중한 마음의 역사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오늘 소개하여 드릴책은 이러한 일기가 책으로 나온 것이 있는데 그 일기가 죽음을 앞둔 사람이 쓴 것이라 조금 더 특별하게 보인 책입니다.
롱셀러 출판사에서 나온 '사망일기'라는 책으로. 중국의 한 젊은 30대의 남자가 암으로 사망하기 삼개월전부터 인터넷에 이 일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죽음이 예정되면서 자신이 이제는 무엇인가를 정리하여야 한다는 생각에 이 일기를 쓰기 시작하였는데, 진짜 목적은 이 일기를 열살된 딸아이에게 전해주기 위해서입니다.
열살된 딸아이에게 지금 죽음에 대한, 아버지의 부재를 이해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아는 저자는 나중에 이 일기를 딸아이에게 전해주기 위해 글을 쓴것입니다.
저자는 죽음 역시 인생의 일부분인데, 우리들은 그것을 부정하고 두려워하며 산다고 합니다.
죽음이 생명의 등을 밀어낼 때에 가서야 비로소 이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는 것인데. 그는 암이라는 예정된 죽음이 가져다준 삶과 죽음 사이의 공간, 그 경계선의 시간 속에서, 두 공간을 이제는 객관적인 다른 사람인 것처럼 무표정한 모습으로 쳐다볼 뿐입니다.
더할 수 없이 고요하고 투명한 눈으로 인간의 삶과 세상의 이치를 꿰뚫어보고 결국에는 담담한 모습으로 떠나갔는데요.
이 책은 젊은 나이에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환자가 쓴 눈물로 뒤법벅된 어두운 투병기도 아니고, 강한 의지로 암을 이겨낸 기록도 아니지만, 저자의 인생과 삶, 죽음마저도 인생이라는 것을 깨달은 사람의 고요한 마음과 맑은 눈을 볼 수 있는 책입니다.
물론 죽음을 앞에두고 겉으로 표현하지 못한 마음의 또 다른 한켠에는 삶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미련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영원한 이별에 대한 아쉬움,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가 지워진다는 것에 대한 초조함도 엿볼수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이 일기를 통해 저자가 단지 한 암환자로서가 아니라 죽음을 삶의 하나로 받아들인 용감한 인간으로서 이해가 될 수 있었습니다.
류오우칭의 '사망일기' 이 책이 살아간다는 것의 긴 길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하나의 작은 이정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