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남자(A lonely man)-02

[제이서]

외로운 남자(A lonely man)-02

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더 뜨거운 마음으로 그를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무것도 그러나 모든 정황을 짐작한 그는 출발 하루 전날 밤늦게 서울에서 전화를 하였고 출발하는 날 아침 인천 공항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다행히 그날은 싱가포르행 좌석 여유가 있어서 같은 이카너믹 2자리를 마련하였고 바삐 쫓아다니느라 제대로 그 사람의 눈 한번 볼 수가 없었다. 지금 창이 공항에 랜딩 하려고 비행기는 기수를 아래로 서서히 내려 하강하고 있었다. 지향은 말없이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는 그 사람을 고마움과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보고 있었다.

“그렇게 보고만  있지 말고 키스라도 해주면 안 돼. 지향아”

“어머나. 눈 감고 어떻게 알았어요? 아이, 참. 그렇게 놀라게 하시는 거예요. 애기 떨어지겠네ㅎㅎㅎ”

“지향이 숨소리로 느껴지는데…뭐. 애기가 있어. 정말?”

"어휴~농담도 못해요”

“정말 놀랐다. 나이 드신 마나님께서 임신을 하셨나 하고”

“흥. 이제는 놀리기까지 하시네요. 저도 아직 임신할 수 있단 말이에요. 남자가 문제지…ㅎㅎㅎ”

그 사람에게는 싱가폴  창이공항에서 출구를 찾아 나서기까지는 쉬웠다. 업무차 여러 번 다녀 본 공항이기에 눈에 익었고 공항 근무자들은 여전히 친절하고 깨끗하였다.

지향은 모든 것을 그 사람에게 맡겨버리고 마냥 즐거워하였다. 둘만의 밀월여행같이 온통 가슴은 흥분으로 가득하여 생기가 넘쳐났다. 지향은 앞서가는 그 사람의 팔을 잡고 속삭였다.

"여보. 싱가포르에서 하룻밤이라도 자고 가면 안 될까요?”

그 사람이 사랑스러운 미소로 지향에게 속삭였다.

“당신이 원한다면…그러지 않아도 우리가 이곳에 도착한 것을 알리고 몇 곳에 전화하고 사람도 좀 만날 생각이야”

“여보. 정말? 아이 좋아라”

지향은 아이처럼 좋아했고, 그러한 모습을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는 다정한 부부로 보았다.

지향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국땅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몸과 마음은 마냥 자유스러웠다. 맑은 공기와 적당히 더운 날씨, 그리고 든든하기까지 한 그 사람이 옆에 있다 생각하니 동생 문제는 어느덧 사라지고 분분히 즐거움과 행복의 연속이었다.

그러한 기분으로 검은 머리를 찰랑거리며 경쾌하게 걸어가는 지향의 모습은 틀림없이 40대 초반 41살 정도의 여자로 보였다.

그날 오후 3시. 둘은 칼턴 호텔에 공항 택시로 도착하였다. 9층의 905호. 더블 베드룸.

“지향아. 나 잠깐만 나갔다 올테니 그때까지 혼자 있을 수 있겠니?”

“어딜 가시는데요? 같이 가면 안 돼요?”

“아니. 멀리 안 가. 이 호텔 안에 있을 거야. 라비에서 몇 곳에 전화하고 올게. 걱정하지 말고 쉬고 있어. 응. 사랑하는 지향아”

“네. 그럼 빨리 다녀오세요. 지향이 혼자 오랫동안 두지 말아요. 아셨지요. 네, 여보?”

"여기, 카드 키 하나는 두고 하나는 내가 가지고 나간다."

"카드 키는 원래 두 개씩 주는 거예요?"

"그래. 요즘 현대식 호텔은 카드 키를 사용하게 되어있어. 아마 반둥의 특급 호텔들도 같을 거야."

지향은 혹시라도 그 사람을 잃어버리면 아주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 사람을 사랑하고 믿는 마음이 그러한 것들을 뛰어넘었다. 그래서 기분 좋게 대답하고는 그 남자가 가볍게 키스를 하자 두 손으로 목을 끌어안고 재빠르게 그 남자의 혀까지 빨아들였다. 그리고 한 손은 재빠르게 그 남자의 아래로 내려가 쓰다듬었다.

“여보. 나 샤워하고 당신 기다릴게요. 응”

“아~나는 싱가폴에서 죽을지도 모르겠구나. 알았어. 끝나자마자 죽으로 올라갈게. 신호는 똑똑 또또똑 똑똑이야. 알았지?”

“ㅎㅎㅎ 알았어요~”

그 남자는 호텔 라비의 공중전화박스에서 10여 분 동안 전화를 하고는 결의에 찬 얼굴로 나오며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졌으나 라이터를 호텔 룸에 둔 가방에 두고 나왔음을 알고는 난처해하며 안쪽 창가를 살피다 옆 테이블에 구겨진 담뱃갑과 종이 성냥이 보여서 그리로 갔다. 잘 됐구나 생각하며 성냥을 집어 들면서 보니 테이블 아래 구겨진 종이에 얼핏 한글이 보여 주워들었다. 그 사람은 종이와 성냥을 주머니에 넣고 밖으로 나왔다."3PPU->Rosemary-Sep 25 상그리라 호텔 라비/마지막 밤/떠날 것이다"비슷한 내용의 메모지가 두 개 더 있었다. 3장 모두 4등분으로 찢어져 있었다. 메모지에 볼펜으로 흐리게 쓴 글을 조합하여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속주머니에 잘 접어서 넣고 담배에 불을 붙여 물고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였다.

잠시 후 그 사람은 9층 905호에 섰다.

"똑똑 또 또 독 똑똑”그리고 잠깐을 기다렸으나 인기척이 없었다. 그 사람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카드 키 두 개 중 하나를 속주머니에 보관하였던 것을 꺼내 문을 소리 없이 열고 문밖에서 귀를 기울였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바짝 긴장한 채 안으로 들어가며 빠른 몸놀림으로 좌측 벽에 붙어서 룸과 쇼파와 목욕탕을 눈 한 번으로 살폈다. 특별한 허트림이 없었고 은은한 샤넬5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커튼은 닫힌 채 방안은 고요하였다. 침대에는 눈 같은 하얀 시트가 천정을 보고 바로 누운 사람 모양을 만들어 들어낸 채 덮여있었다. 

그 사람은 소리 죽여 침대 위쪽으로 다가서서 아주 살며시 시트를 젖혔다.

지향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바로 누워 자고 있었다. 숨소리가 가늘게 들렸다. 

그 사람은 시트를 지향의 가슴이 가려지도록 다시 덮어 주고는 깨지 않게 소리를 죽여 베란다로 나가 담배를 물었다. 시야 멀리 눈부시도록 푸른 하늘과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지향은 잠들지 않았다.  그 사람을 맞을 마음의 준비를 차분하게 하였다. 지향이 그녀가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막 침대에 누울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하기 위해 모른척하고 침대에 반듯이 누워 그냥 자는 척하였다.

이럴 때 남자들은 어떻게 시작하는가? 그 남자는 나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흥분과 기대 그리고 묘한 관심으로 지켜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의외로 그 사람은 잠자는 척하는 지향을 그대로 두고 베란다로 가서 먼 하늘을 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할까? 나를 그렇게 사랑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닐까? 그 사람의 애틋한 모습을 바라보는 지향의 마음은 벅찬 사랑의 감정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밀려왔다. 그냥 누워서는 기다리기 어려울 정도로…

지향은 타월로 하반신을 감고 소리 없이 그 사람의 등 뒤로 가서 꼭 껴안았다. 

"여보. 무슨 생각 하고 계세요?”

"응. 자지 않았어? 당신이 피곤한 것 같아서 깨우지 않았어. 피곤하지?"

그 사람은 한 손을 뒤로 돌려 지향의 허리를 꼭 감싸 안았다. 그리고 베란다 가도를 등받이 한 채 기대어 지향을 온몸으로 꼭 끌어안았다.

"당신 나 죽인다고 했잖아요? 나 당신에게 죽고 싶어요”

“ㅎㅎㅎ 나 당신 못 죽여. 내가 어떻게 당신을 죽여. 차라리 내가 당신에게 죽을게. 응”

“그래요. 어서 침대로 가요. 이 지향이가 당신을 죽여 줄게요"

그들이 샤워를 마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이찌방 스시’ 레스토랑에 들어 선 것은 밤 10시가 다 되어서였다.

Alone man-02

Thinking that the only thing he could do for that person was to greet him with a warmer heart, he said nothing, but after guessing all the circumstances, he called from Seoul late at night the day before departure and agreed to meet at Incheon Airport on the morning of departure. Fortunately, there were seats available for Singapore that day, so I booked two seats in the same economy class, but I was so busy chasing after him that I couldn't even look him in the eyes. The plane was now slowly descending with its nose down as it was about to land at Changi Airport. Jihyang was looking at the person who was silently leaning against the backrest and closing his eyes with gratitude and love.

“Don’t just look at me like that and give me a kiss. “Hyanghyang”

"Oh my goodness. How did you know with your eyes closed? Oh, indeed. You are so surprising. The baby is going to fall haha.”

“I can feel the direction as the sound of breathing… what. I have a baby. really?"

“Ugh~ I can’t even joke.”

“I was really surprised. I wonder if old Mananim is pregnant.”

"You joy. Now you're even making fun of me. I can still get pregnant. Men are the problem... hehe"

For that person, it was easy to find an exit from Singapore Changi Airport. It looked familiar to me as I had been to the airport several times for work, and the airport workers were still friendly and clean.

Jihyang left everything to that person and was just happy. Like a honeymoon trip just for the two of us, our hearts were filled with excitement and vitality. Jihyang held the arm of the person ahead and whispered.

“Honey. Can we stay overnight in Singapore?”

The person whispered to Jihyang with a lovely smile.

"If you want… Even if we don’t do that, I plan to let them know that we’ve arrived here, call a few places, and meet some people.”

"Honey. really? I like you baby”

Jihyang loved them like children, and everyone who passed by saw them as an affectionate couple.

Perhaps because I thought of Jijiang as a foreign land where I knew no one, my body and mind felt free. With the clean air, moderately hot weather, and the thought of having that reassuring person by my side, the problem with my younger brother disappeared and I was filled with joy and happiness.

Jihyang, who was walking briskly with her black hair flowing in such a mood, definitely looked like a woman in her early 40s, around 41 years old.

3pm that day. The two arrived at the Carlton Hotel by airport taxi. Room 905 on the 9th floor. Double bed room.

“Jihyang. “I’m going out for a moment, so can you be alone until then?”

“Where are you going? “Can’t we go together?”

"No. It won't go far. It'll be inside this hotel. I'll call a few places in Ravi and come back. Don't worry, just rest. huh. My dear Jihyang”

"Yes. Then, come quickly. Don't leave Jihyang alone for a long time. You knew. Yes, honey?”

“Here, leave one card key and take one with me.”

“Are you actually giving two card keys each?”

“Yes. Modern hotels these days use card keys. It’s probably the same for the luxury hotels in Bandung.”

Jihyang was afraid that if he lost that person, he might end up in a very awkward situation, but his love and trust in that person surpassed those things. So, she answered cheerfully, and when the man kissed her lightly, she hugged the man's neck with both hands and quickly sucked the man's tongue. And one hand quickly went down to the man and stroked him.

"Honey. I'll take a shower and wait for you. huh"

“Ah, I might die in Singapore. okay. As soon as it's over, I'll go up to the porridge. The signal is knock knock knock knock knock. Understand?"

“Hahaha okay~”

The man called at Hotel Ravi's public phone booth for about 10 minutes and came out with a determined look on his face. He searched his pockets for cigarettes, but when he realized that he had left his lighter in his bag in the hotel room, he became embarrassed and looked at the inner window. While looking, I saw a crumpled cigarette pack and paper matches on the table next to me, so I went there. As he picked up the matches, thinking that it was good, he saw a glimpse of Korean on the crumpled paper under the table, so he picked it up. The person put the paper and matches in his pocket and came out. '3PPU->Rosemary-Sep 25 Shangri-La Hotel Lavi/Last night/I will leave.'

There were two more notes with similar content. All three sheets were torn into four pieces. I was able to read the blurred text written on the notepad with a ballpoint pen. He folded it neatly into his inner pocket, lit a cigarette, took a bite, and thought deeply about something.

After a while, the person stood in room 905 on the 9th floor.

“Knock, knock, knock, knock” and waited for a moment, but there was no sign of response. The person took out one of the two card keys he had kept in his inner pocket just in case, opened the door without a sound, and listened outside the door. There was no sound. He went inside with a quick movement and looked around the room, the sofa, and the bathroom. He could smell the faint scent of Chanel 5 perfume. The room was quiet. The bed was covered with a snow-white sheet that was lifted up to form the shape of a person lying down facing the ceiling.

The person silently walked up to the top of the bed and very gently pulled back the sheet.

Jihyang was lying down sleeping without even a single layer of clothing on. The sound of breathing was faint.

The person covered Jihyang's chest with the sheet again and went out to the veranda to smoke a cigarette, making noises so as not to wake her. The dazzlingly blue sky and sea stretched out far into the field of view.

Jihyang did not sleep. He calmly prepared his heart to meet the man. As she was just lying down on her bed without anything on, there was a knock on her door. To calm her pounding heart, she pretended not to notice and just lay down on her bed and pretended to sleep.

In times like this, how do men begin? How will he deal with me? He decided to watch with excitement, anticipation, and strange interest. But surprisingly, the person left his intention of pretending to sleep and went to the veranda to look at the distant sky. What are you thinking? Maybe you don't love me that much? Looking at that person's affectionate appearance, Jihyang's heart was filled with overwhelming feelings of love that he could not control. It's hard to just lie down and wait...

Jihyang wrapped a towel around his lower body and silently went behind the person's back and hugged him tightly.

“Honey. What are you thinking about?”

“Yeah. Didn’t you sleep? I thought you were tired so I didn’t wake you up. Are you tired?”

The person turned one of his hands back and tightly wrapped his hand around his wife's waist. And he leaned against the veranda with his back against his back and hugged his head tightly with his whole body.

“You said you were going to kill me, right? I want to kill you.”

“Hahaha, I can’t kill you. How can I kill you? I'd rather die for you. huh"

"Is it so. Come on, let’s go to bed. This Jihyang will kill you.”

It was almost 10 p.m. when they finished showering and entered the ‘Ichiban Sushi’ restaurant to have di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