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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이 나온 마을에 둑을 쌓아 못을 만든 대구 모단
대구 동구 둔산동에는 옻골이라는 자연마을이 있다. 옻골은 ‘빼골’ 또는 ‘모단’이라고도 불린다. ‘빼골’은 ‘빼어난 골짜기’라는 뜻이며 ‘모단’은 ‘못안에 산다’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옛날, 이 마을은 지세가 뛰어나 한 나라의 수도가 되거나 또는 역적이 나올만 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어느 해에 역적이 나와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사람들은 마을 주변에 둑을 쌓고 물을 채워 마을을 못으로 만들어 버렸다. 세월이 흘러 둑이 무너지고 물이 빠지면서 사람들이 다시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이후, 사람들이 “못 안에 산다.”하여 ‘못안’에서 ‘모단’으로 이름 붙었다고 한다.
대구광역시 동구 둔산동(屯山洞)은 법정동으로서의 명칭이며 행정동 명은 해안동(解顔洞)이다. ‘둔산동’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 군영지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자연마을로는 게딩이·대암·못안·소등이·옻골·토골·월천골 등이 있다. 이름난 바위로는 넓덕바우가, 골짜기로는 도적놈못골·서처골·아차골 등이, 산으로는 신산(新山)·대방우 등이 있다. 그 중 ‘옻골’이라는 자연마을은 ‘빼골’ 또는 ‘모단’이라고도 불리는데 이에 얽힌 이야기가 전한다.
옻골은 대구국제공항에서 동쪽으로 1㎞, 동대구 도심에서는 버스로 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은 거북의 옆모습처럼 생긴 산자락이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형세다. 마을을 둘러싼 산봉우리가 마치 살아 있는 거북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생구암(生龜岩)’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옻골마을은 경주최씨 광정공파(匡正公派)의 집성촌이기도 한다. 1616년(광해군 8년) 경주최씨 광정공파의 최동집(崔東集)이라는 이가 이곳에 정착하면서 이후 경주최씨의 집성촌이 되었다고 한다. 현재도 경주최씨 종가 및 보본당사당(報本堂祠堂)을 비롯해 20여 채의 조선시대 가옥들이 남아 있다. ‘옻골’이라는 지명은 옻나무와 관련이 있다. 마을 남쪽 편을 제외한 동, 서, 북편의 산과 들에 옻나무가 많이 자라 붙게 된 이름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 지역은 ‘옻골’이라는 이름 외에도 ‘빼골’ 또는 ‘모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빼골’은 ‘빼어난 골짜기’라는 뜻으로 한자어로 옮기면 ‘수동(秀洞)’이라 할 수 있다. ‘수동(秀洞)’은 ‘빼어날 수(秀)’에 ‘골짜기 동(洞)’이라는 뜻으로, 일각에서는 ‘수동(秀洞)’의 뜻을 빌려 ‘빼골’이 되었다고도 하나, 순우리말 지명이 한자로 정착되는 것이 일반적 현상임을 볼 때 전자의 인과관계로 보는 편이 타당할 듯 하다.
‘모단’은 ‘못안’에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한다. ‘못안’이라는 말은 ‘못 안에 산다’에서 ‘못 안’만을 따로 떼어 강조하면서 파생된 단어다. 지명의 ‘못’이 등장하게 된 데에는 풍수와 관련한 이야기가 전한다. 예로부터 옻골마을은 지세가 빼어나고 땅의 기운이 평범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심상치 않은 터를 보며 이러쿵저러쿵 말들을 했다. “이곳은 한 나라의 수도가 될 만큼 지세가 훌륭하구만.” “그런 말 말게. 엄연히 수도가 있는데 이곳이 또 수도가 된다는 말은 역적이 나와 새로운 왕조를 연다는 말이 아니고 뭔가?” “그러면 이 마을이 역적이 날 땅이 된다는 말인가?” “아서라, 아서. 무슨 화를 입으려고 그런 소리를 함부로 입에 올리는가?” 어느 해에 이 마을에서 진짜 역적이 나와 나라가 몹시 혼란해졌다. 터의 기운을 막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근방에 둑을 쌓고 물을 채워 마을을 커다란 못으로 만들어 버렸다. 오랜 세월이 흘러 둑은 무너졌고 가두어두었던 물이 빠져나가자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와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 그런 연유로 “못 안에 산다.”고 해서 ‘못안’을 거쳐 ‘모단’으로 불리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옻골마을 근처에는 오래 전 쌓았다던 둑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참고자료
단행본
김기현. 동구의 오래된 이야기. 대구:대구동구팔공문화원, 2013.
웹페이지
디지털대구동구문화대, "모단의 유래", 대지털대구동구문화대
웹페이지
두산백과, "대구 옻골마을", 네이버 지식백과
웹페이지
두산백과, "둔산동", 네이버 지식백과
지방문화원
동구팔공문화원 GO
집필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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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구 설화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