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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세계여행 후기 스크랩 바토무슈 BATEAUX-MOUCHES 에펠탑
동쪽하늘,Chang 추천 0 조회 292 10.06.26 01:01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저녁 9시쯤 노을이 시작되더라.

선착장 위층으로 ?아 올라가 셔터를 눌러댔어.

 

 

 

 

 

사이오 팔레 위로 퍼지는 노을 빛과

에펠을 같이 잡고 싶은데 도무지 안되는 거야

에구에구

 

검어지기 전 하늘

노틀담에도 조명이 켜지고

 

 

 

푸른빛이 검은 빛으로 바뀌면서

에펠은 화려해 지더라

아~ 에펠이구나. 내가 지금 에펠을 보고 셔터를 눌러대는구나

 

 

중 고등학교 때 배웠던 프랑스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요점 정리를 하며

잘 갈아진 칼로 단칼에 죽이는 것이 성에 차지 않는 유럽인들이,

칼이 무디고 무뎌서

한번에는 죽어지지 않아 고통스럽기를 바라는 그들이

쓰레기를, 담배꽁초를 아무렇게나 버리는 것이

청소부를 위한 관용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에 동의 할 수 없었어.

어디를 가나 금연구역이 생활화 된 우리나라가 정상인 줄 알았는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시도 때도 없이 피워대는 담배 때문에

나는 정말 죽겠더라고.

담배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나 관용은 없나?

이러면, ‘사데팡’이라고 할려나?

그래, 세라비~ 인생이란 게 그런거라 치고

가이드용규는 잘 배운 청년 같았고 아버지가 의사라니 부모님도 엘리트 같았어.

더구나 아들이 외국에서, 잘은 모르지만 가이드 라이센스를 가지고

정식영업을 하는 것도 아닌, 불법체류일지도 모르는

가이드라는 직업을 흔쾌히 허락했다면 꽤나 깨인 부모라 여겼거든?

그런데 제나라에 대한 사랑이나 의무감은 가르치지 않았나봐.

나는 정말 그런게 문제라고 생각해.

왜 우리 국민은 제나라를 아끼지 않을까?

왜 그렇게 못 마땅한 것만 많고 저만 잘났을까?

왜 무조건 편들어 주지 못할까?

어쩌면 그렇게도 바보처럼 남의 것은 다 좋아 보일까?

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을 거라니?

왜? 어째서? 슬프다 정말 슬퍼.

못 들은 척하고 아무 말 않은 내가 한심스럽지?

에효, 어쩌겠어...

그나저나, 우리 비행기는 어찌 되는 거여?

예정대로 귀국할 수 없는 게 확실한 것 같은데

이렇게 무심하게 내버려 둬도 괜찮은가?

함께 투어 받은 신혼부부는 원래 이틀 전이 출국일 이었다는데

언제 가게 될지 모르겠다고 그러고

출장 왔다는 아저씨도 무조건 대기 중 이래고

모두 이삼일 지나니까 좋기는커녕 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난리들.

아무래도 뱅기표 끊어준 여행사에 연락이라도 해 봐야겠다 싶었어.

그렇긴하지만 경비에 포함되었을 바또무슈표는 써야잖어.

가이드영규한테 바토무슈 탈거라고 자랑하지 않았으면

아마 타지도 못했을 거야.

티켓마다 승선하는 데가 따로 있는 줄 몰랐거든.

우리 티켓을 보자더니 ‘알마마르소’ 선착장에서 타야한다는 거야.

에펠탑에 9시에 불을 밝히기 시작해서 10시에 조명쇼를 하니까

밤 9시에 타는 게 제일 좋다더라고.

조금 일찍 가서 앞자리에 앉아 보래.

그때까지 두 시간 정도 남아서 숙소에 갔다 오기도 좀 뭣했지만

여행 내내 춥던 생각을 하면 가서 옷을 좀 더 챙겨 입는 게 낫겠다 했어.

지하철도 잘 타고 길도 잘 아는 데 무슨 걱정이겠어.

모나리자 아린이 말하기를 가이드 용규가

밤이면 에펠탑 아래서 클라리넷 연주하는 재주도 가졌다던데

그넘의 클라리넷을 수리하러 보냈다나 어쨌다나.

아쉬웠지만 모두들 잘가라 인사하고 우리는 후다닥 숙소로 돌아갔어.

사실 간단하게라도  저녁을 먹자고 계획했었는데

체력이 바닥나고 있어서 잠깐 누워 쉬자고 했던 것이 그만.

다시 후다닥~

알마마르소에서 내려 도로를 건넜는데 선착장이 어딘지 알 수가 있나.

손바닥에 침 뱉아 탁! 튀겨서 결정하고 싶었지만

나의 습관 있잖아 왜. 무조건 ?턴하는 거.

오른 쪽으로도 선착장 같은 것이 보이긴 했는데 한참 멀더라고.

“여보야 일단 ?턴하자. 절로 갔다 아니면 돌아오기 너무 멀어”

때로는 머릿속에 무심코 떠오르는 생각이 가장 옳다는 게 맞는 말인가 봐.

맞더라고 거기가.

일단 먹어야 살테니 샌드위치 하나 사고 에비앙 하나에

거금 2.5유로나 주고 사서 ‘빨리 묵고 힘내라’ 카믄서 친구에게 건넸어.

저녁 9시가 가까웠지만 아직 밝았고, 밝긴 했는데

마악 노을이 시작 되고 있었어.

내가 워낙 노을을 좋아하잖아. 워낙 좋아하잖아.

가끔씩 노을이 슬플 때도 있지만 대체로는 마음이 가라앉아.

안정이 된다는 말이지.

입꼬리는 절로 시익 올라가고 마음이 선해진다고.

생각대로 잘 담아지지 않는 사진을 확인하면서

괜히 친구 카메라 탓도 하다가 내 실력 탓도 하다가

내 카메라에 내장된 메모리칩 용량이 어느 정도 인지

확인도 않고 무턱대고 들고 온 나의 무지함에 혀를 끌끌 차다가

그까짓 조금 비쌀지라도 베네치아에서 4G로 하나 살 걸

에이구 이 속좁은 인간아 애끓어 하다가.

에펠탑과 노을 한 장면으로 담고 싶었는데 결국은 못 담고

해는 꼴까닥, 어둠이 삼켜버리더라.

파리가 좁다 그랬나?

낮에 루브르투어 같이 했던 신혼부부를 다시 만났지 뭐야.

신랑도 훤칠하고 신부도 훤칠하고, 참 참하기도 하다 싶더니만

신부는 아시아나 스튜디어스 신랑은 은행원이래.

부럽더라 부러워.

해가 지고 에펠탑에 조명이 들어오고 유람선은 세느강을 거스르고.

갑자기 이게 무슨 호사인가 싶기도 하고

한강에서 유람선을 한 번도 타보지 않았던 게 막 후회가 되더라.

거 참 이상하지. 돌아가서 서울 가면 꼭 한강 유람선 타 봐야지 했다니까?

바또무슈의 오디오 가이드에 한국어도 있다고 듣긴 했는데

우리가 탄 바또무슈엔 한국어는 안나오데.

우리를 보면 일본인으로 생각하고

한국 돈 환전해 주는 곳도 없고

해 준다 해도 드럽게 비싼 수수료 떼먹고

왜 한국어 방송은 안나오는 거야 에이 쉬이~

내 나라의 수준을 고정도로 만든 데에 나도 일조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뜬금없는 소리 같지만 돈 번다는 거 말이야.

그냥 조금 버는 거 말고 엄청, 엄청 많이 버는 거 말이지.

그건 확실히 기발하고 창조적이고 어쩌면 좀

엉뚱하기도 한 사람에게 주는 복인 것 같아.

바또무슈 회사를 설립한 장브뤼넬이란 사람은 2차 대전이 끝나면

여행이나 여가선용, 국제적 교류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예상했대.

백년도 훨씬 전에 시작한 유람선 사업이 오늘날

세느강에서 가장 유명한 크루즈회사가 될 거란 것도 예상했을지 몰라.

삼천포로 빠졌었네. 다시 돌아와서.

세느강 주변에 있는 건물들을 설명하는 방송은

일본어로 안내가 나올 때는 안내중인 건물이 이미 지나 가 버린 뒤여서

거 뭐 별 의미는 없었어. 왜 꼬방시다 싶던지.

내 속은 아주 국제적으로 좁은가봐 ㅎㅎㅎ

영국아이들이 소풍을 온 걸까?

초등학생정도 되는 꼬마들이 떼거지로 타서는

다리를 지날 때 마다 을매나 소리를 지르는지 거기다

또래의 아이들이 강변에 보이거나 키스라도 하는 연인들을 보면

또 을매나 욕질을 해대는지 애새끼들은 어디나 다 똑같다니깐.

바로 뒤에서 떠드는 게 영 신경에 거슬렸어.

숙소에 들러 옷도 껴입고 머플러도 두르고 했는데

춥기는 또 얼마나 우라지게 추운지

어느 겨울밤에 유학산 꼭대기에서 이가 부닥치도록 떨리던

꼭 그때처럼 덜덜 떨려서 낭만 느낄 여유는 없더라.

이렇게 파리 이틀째 밤이 깊어가고 있었어.

한국으로 문자라도 넣어야지.

대체 언제 컨펌을 받을 수 있는지라도 물어봐야 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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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6.26 09:56

    첫댓글 여행첫날 바토무슈를 탔는데 시차땜시 졸려 죽는줄 알았다는...에펠탑의 야경이 그립네요.

  • 작성자 10.07.03 10:34

    그랬나요? 저는 이상하게 시차같은 건 없는 것 같아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외려 이번엔 한국 들어와서 시차 적응을 잠시 못했지요.
    플아스에 맞춰져 있더라구요. ㅋㅋ

  • 10.07.01 20:37

    바토무슈의 추억은 잊을수가 없어요. ㅎㅎ 동양인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한국인이었어요. ㅎㅎ

  • 작성자 10.07.03 10:35

    제가 탈때는 중국인이 좀 많은 둣 했고
    외에는 백인종이 많았던 것 같아요.

  • 10.07.02 16:47

    배에서 파리야경을 보던 때가 기억나네요. 9월 초였는데 어찌나 추웠는지. 이빨이 부서질 정도로 달달 떨면서 밤의 파리 모습을 놓칠세라 두 눈을 크게 뜨던 그때가 엄청 그립네요. 여행은 그리움을 낳는 것 같아요. 그리움 또한 여정을 낳고.

  • 작성자 10.07.03 10:38

    그렇죠? 뒤지게 추웠어요 그지요? ㅎㅎ
    4월말 경이니 9월 보단 원래가 추웠을라나요?
    아무튼,
    저는 반팔에 겨울 모직 머플러 두르고 있는 건
    파리지앵, 혹은 파리지엔이라 그런 줄 알았어요.
    시도 떄도 없이 추워서 그런 건 줄
    바토무슈타고 알았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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