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떨리는 그날밤, 당신들은 도대체 뭐했습니까?>
241206_법사위 전체회의_현안질의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하 정): 방금 나온 <월간중앙>의 보도를 여과 없이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싹 잡아들여, 윤석열이 전화. 미친놈이구나 싶었다’ 국정원 제1차장의 폭로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윤석열이 이렇게 국정원 차장에게 전화를 했다는 겁니다.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 줄 테니 우선 방첩사를 도와서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 이래서 거부했다는 거 아닙니까?
자 법무부 장관님.
박성재 법무부장관(이하 법무부장관): 네.
정: 이것이 사실이면, 국정원에게 대공수사권을 부여하고 말고는 국회 소관 사항이죠. 법으로 해야되죠?
법무부장광: 지금 이제 그렇게 되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 대통령이 절대왕정 시대의 왕입니까? 입법·행정·사법을 자기 마음대로 다 휘두를 수 있습니까? 무슨 재주로 국회 권한으로 되어있는 법 개정까지 본인이 이렇게 다 주겠다는 겁니까 ?이게 적어도 월권이죠?
법무부장관: 법을 개정한 후에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그렇습니다. 아니,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받은 국정원 제1차장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 지금 ‘미친놈’이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그런데 국정원 차장만 이렇게 생각하느냐, 아마 상식적인 생각을 갖고있는 국민 대부분이 다 이런 생각이예요, 지금. ‘이게 정상이냐,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가 있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대체적인 국민들의 정서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 얘기를 조금 드리겠습니다.
저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가 갑자기 화면이 바뀌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무도한 반국가 세력’이라느니, 무슨 ‘소굴’이라느니 이런 말을 들으면서도, ‘왜 그러지?’ 믿지 않았어요.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얘기를 듣고, 솔직히 살 떨렸습니다. 이재명 대표에게 바로 전화했어요. 집에서 나오셔야 된다고. 피신해야 된다고. 그랬더니 이재명 대표의 첫 반응이 이거였어요. “아, 그거 ‘딥페이크’ 아니예요?” 이거였어요. “아,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실제 상황입니다. 빨리 집을 나와서 피신해야 됩니다.”
그리고 저도 수행비서에게 바로 전화해서 집으로 바로 오라고 그랬어요. 그리고 곧바로 집을 빠져나와서 국회 담장을 제가 넘었습니다.
국회를 360도 삥삥 돌았는데, 출입문을 다 봉쇄했어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일단 본회의장을 가야된다. 빨리 이것을 해제 의결을 해야된다. 그래서 국회 후문 쪽 운동장 담을 제가 뛰어넘었습니다. 수행비서도 나중에 들었는데 뛰어넘으려고 그랬는데 경찰이 막았대요.
그래 저 혼자 본청 앞까지 걸어오는데 그 길이가 굉장히 길었어요.
속으로 그런 생각했습니다.
‘계엄군들이 본청 정문을 애워싸고 있으면, 나는 체포를 당하러 가는건데, 이렇게 가는 것이 맞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본청을 향해서 갈 수밖에 없었어요. 제가 비록 잡혀갈지라도 ‘가야된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국회의원들이 그런 두려움과 분노, 치떨림을 안고 본청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88년 안기부에 연행돼서 4시간 동안 을지로, 이름도 알지 못하는 호텔방에서 수돗물이 콸콸 틀어진, 물고문의 위협 상태에서, 4시간 동안 팬티 바람으로 손수건, 수건으로 눈을 가린 채 4시간 동안 고문· 폭행을 당했어요. 그때 생각이 막 나더라고요. 그렇지만 본청으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록 잡히더라도 가야되겠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저희 국회의원들 지금 오늘 증언을 보더라도 다 잡혀갈 뻔 했어요.
특히 저는 체포 대상에도 포함되어 있네요. 잡혀가면 무작정 때렸을 거예요. 무작정 폭행했을 거예요. 왜? 기를 죽이려고. 속성이 그렇게 되어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도, 저도, 우원식 의장도 가자마자 아마 집단 폭행을 당했을 겁니다. 기를 죽이려고 그렇게 해요.
자, 국회의원들 그런 공포감이 있었지만, 다 본청으로 들어왔습니다. 저희 다 잡혀갈 뻔 했어요.
그렇지만 역시 위대한 국민들, 시민들이 계엄군을 막아서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비상계엄해제 요구안을 의결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도 선조 왕은 도망갔지만, 민중들, 조선 백성들이 나라를 지켰고, 일제강점기 때 먹물들, 학식 있는 고위 관료들 다 친일파 되고 나라를 팔아먹을 때 나라를 지켰던 것은 일반 백성들, 독립운동하던 분들이었고, 4·19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일반 시민들.
광주 5·18 때도 전두환·노태우 군부 일당들이 광주를 학살할 때도 광주를 지켰던 것도 일반 국민, 시민들이었고, 6월항쟁 때도 ‘호헌철폐 독재타도’ 이 나라를 구한 것이 일반 국민, 시민들이었고, 이번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 때도 결국은 국회의원들이 의결할 수 있도록 도와줬던 것은 일반 시민, 국민들이었어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일반 시민, 국민도 이렇게 하는데, ‘여러분들은 뭐했냐?’ 이거예요. 일반 시민, 국민들이 몸으로 막아설 때 법무부 장관, ‘이건 아니다’라고 얘기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대법관을 하고 있는 법원행정처장, ‘이거는 위헌이다’라고 즉각 발표했어야 되는거 아니에요? 그 말하기 좋아하는 헌법재판관들 다 뭐하고 있었어요?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들이 ‘이것은 위헌이다 즉시 중지해라’ 이렇게 성명 한 줄이라도 빨리 냈어야 되는거 아니에요? 일반 국민보다 여러분들이 못하다는 겁니다.
더 공부 많이 하고 출세한 사람들이, 월급도 많이 받는 사람들이 왜 그 모양이에요.
오늘 제가 화가 나는 것은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냐, 이거에요.
지금 특전사령관, 수방사령관 대세가 기울어지니까 지금은 반성하고 있는 것처럼 뭘 폭로하고 있고 그렇지만, ‘명령을 거부했냐’ 이거에요.
이제 와서 말을 갈아타는 것밖에 더 됩니까?
국방부 차관도 이제 와서 대세가 기우니까 이런 조치들을 하는 거 아녜요.
검찰, 이러니까 무슨 특수본 꾸린다, 뭐한다 하는척 하는 거 아니에요? 윤석열이 지금 펄펄 살아있고, 힘이 있으면 이렇게 할 거예요? 안 할 거잖아요.
정말 솔직합시다.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그런 고위 관료들이 좀 되시기를 바랍니다.
법무부장관: 알겠습니다.
정: 한마디씩 하세요.
법무부 장관.
법무부장관: 네.
정: 한말씀 하세요.
법무부장관: 위원장님 말씀 잘 듣고 저희들이, 제가 공직을 얼마나 앞으로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염두에 두고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정: 법원행정처장도 한 말씀 하세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일반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고 저 자신부터 제 자리에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최후 보루로서의 어떤 사법부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정: 진짜 국민들에게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국민들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헌법재판소도 한 말씀 하세요.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상황의 지금 심각성과 지금 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 굉장히 좀 참담한 심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앞으로라도 진행되고 있는 헌법재판소 권한 사항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정: 법제처장님도 한 말씀 하세요.
이완규 법제처장: 계엄의 요건과 관련해서는 국회가 다른 의견을 가지고 계엄 해제 요구를 했고, 그 해제 요구에 따라서 해제가 돼서 일단은 그 부분은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이것과 관련해서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우리 헌법이 여러 가지 절차를 마련하고 있고, 그에 따라서 절차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절차를 조용히 기다리면서 행정기관장으로서 소속 공무원들이 동요하지 않게 잘 다독이겠습니다.
정: 역시 반성과 사과는 없으시군요.
오동운 공수처장도 오늘 한마디도 안 하셨는데 한 말씀 하세요.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헌정질서 중단을 회복시켜준 국회의원님들과 국민께 경의를 표합니다. 나머지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수장으로서 수사로 말해주고 싶습니다.
정: 네. 조은석 감사원장 대행도 한 말씀 하세요.
조은석 감사원장 직무대행: 저희가 충격 속에 TV 중계를 지켜봤는데요, 시민들과 의원님들의 용기가 오늘날 제가 이 자리에서 이런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정: 네. 우리 김선호 국방부 차관님.
김선호 국방부장관 직무대행: 네. 차관으로서 이러한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이 가볍지 않다는 것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책임을 지도록 하고, 향후 지금 새로운 장관이 부임하기 전에 다시 국방부와 우리 군을 가장 빨리 정상화시킬 수 있는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후에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