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1시 30분에 동인천역 광장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아는 손님이 있으면 같이 순대국을 먹었으면 싶어 광장 주변을 둘러보니 아는 손님이 있습니다. 식사를 했는지 물어봤습니다. 떡이 담긴 비닐 봉지를 보여주면서 이걸 먹으면 된다고 말합니다. 혼자 먹기가 그러니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부탁했습니다. 별미순대국집으로 갔습니다. 순대국을 주문하면서 이슬 한 잔도 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점심 쯤에 광장에서 나눠주는 떡 한 봉지 먹은 게 전부랍니다. 어제 저녁도 굶었고 오늘 아침도 굶다가 떡 한 봉지 얻어서 먹으려 했답니다. 이름은 박0창. 나이는 오십. 십여 년 전부터 가끔 국수집에서 봄. 그때는 전단지 돌리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남 신안군 암태도에서 태어났고 부친은 염전에서 일하는 염부였는데 12살 때 가족이 인천에 와서 살았습니다. 겨우 중학교 나오고 방위로 군대를 마치고 막노동을 하면서 온갖 일을 아등바등했는데 코로나19로 일거리가 아예 없습니다. 친구 집에서 하루를 힘겹게 지내고... 지금은 겨우 역 광장에서 떡이나 빵을 얻어서 지낸다고 합니다. 식당 옆에 있는 커피숍에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씩 하면서 제안을 했습니다. 토요일에 민들레국수집에 와서 식사한 후에 이야기를 더 나누기로 했습니다. 본인이 좋다면 조건없이 석달을 여관이나 고시원을 얻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살 수 있는 길을 찿아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만원을 주면서 담배 하나 사고 오늘 내일 밥 먹으라 했더니 돈이 너무 많다면서 만원만 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러면 토요일 만날 때 남은 것이 있으면 달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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