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라보면 잡동사니 근심거리가 꿈틀거리나 주를 바라보면 임재의 빛이 곧 닿을 듯 밝은 소망의 아침해가 돋는 것 같나이다 육의 시선을 의식하면 이 사람 저 사람 허물들이 돋보기를 쓴 것 마냥 눈에 들어오지만 성령의 빛을 의식하면 두 눈이 마치 빛의 렌즈를 낀 듯 세상도 사람도 사랑스럽게만 보이니 신부되는 비결을 발견한 듯 하나이다
세상의 길을 걸어가면 한치 앞도 알 길이 없어 우왕좌왕 실수와 후회와 포기를 거듭할 뿐이오나 영혼이 천국길 내딛으면 아버지 계신 보좌까지 뻥 뚫린 대로가 끌어당기듯 반겨 맞아주시니 빛과 하나된 감격에 둘러싸여 의인의 복을 받아먹으며 직진하는 자가 되겠나이다
내 앞에 많고 많은 길이 나 있는 듯 하여도 영혼이 앞으로 나아갈 길은 오직 확실한 한길 뿐이라네 오라 부르시는 그 음성 보고 들었으니 날 위해 예비된 광명의 터널을 걸어가리 친히 베풀어주신 보호의 장막 안에서 생명나무의 영양분 빨아들이며 온실 속 화초처럼 살아간다면 빛이 생각을 뚫고 들어오리니 보석 같은 순수함에 사로잡히고 말리라
천사가 수만송이 꽃잎 뿌려주는 빛의 길 즐거이 따라가며 천국 공기를 흡수하리니 생각도 어느새 상쾌한 생기를 마실수록 내 생각일랑 가라앉으며 생각 속에 빛이 있음을 볼 것이라 주여 죄로 흐느끼던 얼굴이었으나 꼴을 구하는 사슴처럼 님께로 고개 들었으니 생각의 열매가 온전히 천국의 진품 되도록 머릿속을 주인의 손으로 만져주소서
바늘귀에 실이 꿰인 모양새 같이 임재의 햇살이 생각을 뚫고 거침없이 들어오리니 실과 바늘이 운명처럼 하나로 묶이어져 움직이듯 성령의 능력으로 생동하는 빛과 한몸 되는 영광 주소서 주의 빛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오색빛에 눈이 부시오리니 마치 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을 품고 있는 듯 구하여 받고 취하라고 재촉하는 것만 같나이다
무지개 언약 아래에서 내게 필요한 하늘의 것을 입을 열고 마음을 다해 흠모하는 동안에 영혼을 손질하시는 능숙한 손길에 여러번 움찔하였사오니 주의 눈에 흐뭇하도록 영안과 청력을 여시어 마땅히 할 바를 행할 만한 지혜와 총명 주옵소서
인자와 긍휼이 한이 없으신 그의 솜씨는 탁월하여라 금이 간 질그릇일지라도 귀한 그릇으로 기필코 빚어내시리니 오늘의 나를 훌훌 벗어버리고 뜨거운 햇살 속으로 뛰어들리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