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생각 속에 거추장스런 찐드기가 달라붙어 아무리 떼어내려 애를 써도 허공을 치는 것 같았으니 생각의 장애를 입고 있었음을 오직 주 외에 누가 알 수 있으리이까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신경이 곤두서서 날카로운 예민함을 느끼는가 하면 종종 나를 합리화하면서 자기 연민 속에 빠져들었으니.. 죄성이 낳은 이 몹쓸 것들을 주님은 진단하고 계셨음은 사람의 마음을 아시기 때문이니이다
불호령이 떨어졌던 그날의 이른 새벽부터 회개의 날이 시작되었는데.. 주의 일이라 철석같이 여겼던 일들까지 내려놓으라 엄명하셨을 때엔 버림받은 영혼 같아 설움을 터뜨리며 원망을 쏟아부었나이다 그러나 일년이란 긴긴 시간 동안에 영적 회복으로 가는 길의 희미하던 안개가 차츰 옅어지면서 하나씩 열리어지고 조금씩 진보함을 느꼈사오니 정직한 발걸음을 묵묵히 채워야지만 도달할 수 있는 산꼭대기를 바라보면서도 손꼽아 기대하며 오늘은 닿을까 내일은 정상에 설 수 있을까.. 희망하는 자와도 같았나이다
산을 오르는 동안 틈틈히 보이신 무지개빛 약속들은 달달한 무화과를 따먹으며 주인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열정의 소망을 불러일으켰고 은밀한 밤중에 침상 위에서의 조우와 새벽녘 뜬 눈으로 깨달아지는 감동들은 꿀송이 같은 은혜의 단비 같았사오니 이루 다 말할 수 없고 기록할 수도 없어 나만의 보물창고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나이다
이제 정상의 고지 향해 손을 뻗고 있는 간절한 기다림이 정하신 시간과 맞물리며 보좌로 상달되었나이까 나의 생각 속으로 빛들의 길이 뚫리었고 반전의 드라마 같은 장밋빛 미소가 열리었으니 내 영혼은 천상의 하모니가 리듬을 타며 온전케 하시는 성령의 산 재료들이 들락날락 거리는 처소가 되었나이다
주인의 음성만을 따르라시며 빛줄기의 광명으로 머리를 밝혀주시었기에 사랑의 엔돌핀이 퐁퐁 솟아나오는 나의 생각들이 분수대의 기쁨 같아지오리니 황홀한 임재 속의 구름 위를 걸으며 맑고 화창한 정신으로 사랑하는 일에만 열심 품는 영혼이 되게 하소서
회개의 길었던 세월들은 인내의 품위를 낳았으리니 그만큼 견고히 다져졌으리라 믿고 확신하며 감사하나이다 지금 내밀은 나의 손을 힘껏 잡아 올리시어 정상에 서는 시원한 승리의 쾌감을 뿌리 내리는 오늘이 되게 하소서
기쁨을 잉태하여 행복의 열매 절로 맺어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력이 뿌리 내리어 가지를 뻗으며 어여쁘게 자라는 동안에 새예루살렘성이 가까이 내려오리니 영혼의 사랑보다 더 황홀한 것이란 세상에 존재할 수 없음을 고백하면서 신랑 향한 사랑의 샘 터뜨리는 내 영혼이 새예루살렘성으로 오르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