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년 2 월 11 일 수요일 흐림
덩더쿵 덩더쿵 풍악속에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흥겨운 윷놀이가 시작되었다.
평생 농부님들은 어떤 모습으로 놀아도
소박한 흥겨움에 보기좋기만 하다.
만나면 한 가족같은 한 마을 사람들
평화로운 행복이 절로 우리것이 된다.
춘양면에서 제일 높으신 분들이다.
고을 원님이신 면장과 우리 마을 담당직원 그리고 군의원들 이시다.
친절하게도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때면
빠짐없이 찾아와 춘양면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
자신들 스스로 확인하러 돌아다니신다...^^
운이 좋은 사람들은 이분들께 잘 부탁 하면
원하는 혜택을 받을수 있기도 하다.
그러나 열심히 농사 짓느라 부탁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겐
멀고도 높으신 분들이기만 하다.
풀천지는 운이 좋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전임 면장들하고 친구처럼 자주 만나 우정을 나누었는데
그만 아무것도 부탁할줄을 몰라서
특별한 혜택을 하나도 받지 못했으니
이런 바보같은 풀천지에게
오히려 절친했던 면장이 안타까워 했을 뿐이다 ~ ^^
이번에는 모처럼 풀천지 배수로 공사를
이장에게 부탁하였더니
친절한 면장께서 직접 찾아오시어 공사 약속을 해 주었는데
약속받은 두가지 공사중 큰 공사 한건을
그나마 취소시킬 생각을 하고 있는 풀천지는
못말리는 바보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이번 면장은 풍부한 식견으로
농업 전반에 대해 .많은걸 꿰뚫고 계신분이기도 하다.
풀천지는 열심히 농사만 짓느라
얼마나 훌륭한 면장님이신줄은 잘 모르지만
가끔 동네 행사 때 만날때마다
한번도 빠지지 않고 풀천지 일기의 팬임을 말씀해주시는 바람에
늘 고맙게 생각하는 편이다.
오늘도 풀천지 일기에 올릴 사진을 위하여
풀향기 아내가 뒤늦게 장만한 핸폰으로 슬쩍 사진을 찍으려 하자.
친절하신 우리 면장께서 풀향기 아내 전의 닉이었던 뻔순 아내를 호칭하며
사진 포즈까지 잡아주며 풀천지 일기에 잘 올려달라며 마음을 내주어
풀향기 아내의 기분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셨다...^^
그동안 이렇게 친절하신 배려에 한번도 보답을 못해드렸는데
푸르름이 좋은 날에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면장이 즐기시는 좋은 술을 대접하며
인연과 우정의 허심탄회한 즐거움에 취해보아야겠다...^^
항상 사람들 앞에서 늘 말씀하시길
하루도 빠지지 않고 풀천지 일기를 보신다 하였으니
이렇게 풀천지 일기를 통하여 초대를 하는 셈이 되었다.
다시 한번 풀천지의 건강하고 행복한삶을 아껴주시는 배려에
깊은 감사를 드려본다.
옆에 계신 어르신들도 장난 삼아 풀향기 아내에게
그쪽 찍지 말고 이쪽을 찍어달라며 즐거워 하셨는데
아직 오전중이라 상 위에 준비한 음식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윷놀이를 하다가 점심을 소고기 육개장으로 든든히 해결하고
얼큰 해진 기분들로 더욱 흥겹게 즐거운 윷놀이가 계속 되었다.
돌아가면서 맡기로 되어있는 마을 회장이신 늘 재미있는 형님이
윷놀이를 하다가 윷이나 모가 나오도록 해달라며
윷놀이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익살스런 모습에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풀천지는 일부러 짓궂게 여자들 편을 들어 말을 놔주면서
남자들에게 욕을 먹어가며 즐거움을 더하였다.
남자팀과 여자팀이 청군과 백군으로 나누어 대결을 했는데
50 이 넘어서면 남자들은 골골거리기 시작하는것 같고
60 이 넘어서도 여자들은 점점 왕성해 지는것 같다.
80 이 가까운 어떤 할머니는 허리가 기역자로 구부러져 있는데도
어디 놀러가게 되면 흔들리는 관광버스 안에서
하루종일 멈추지 않고 춤을 추시기도 한다...^^
마을 일도 열심이고 부지런한 부녀회장이
윷놀이를 시작하는 풀천지에게 화이팅을 외치며 술을 따라준다.
하루 종일 장구치고 북치고 윷놀이 하는 사람들마다 붙잡고 춤추고
부녀회장의 본분을 위하여 우먼 파워의 모범을 보여 주었다...^^
결국 풀향기 아내가 핸폰으로도 이렇게 멋있는 사진을 찍어내고야 말았다.
풀천지의 윷 던지는 모습을 저렇게 역동적으로 잡아 내다니...^^
오늘은 풀향기 아내도 모처럼 마을사람들과 어울려 한껏 흥겨워진 기분으로
덩실덩실 춤을추며 소박한 아름다움에 흥건히 취해보았다.
여자들과 젊은 사람들은 윷을 높이 던지는 편이고
어르신들은 솜씨를 부려 윷을 굴리는 편이다.
자그마한 마을 안에서 평생의 행복을 위해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는 마을 어르신들의 순박함은
마을 행사때마다 온 몸과 마음을 아낌없이 내어 놓는다.
모두에게 한번씩 돌아가는 마을 윷놀이가 끝이 나고 난 후
서운한 사람들이 오야를 정하고 천원씩 돈을 묻고
윷을던져 돈을 따먹는 가벼운 놀이를 한참동안 즐기다가
넉넉히 끓어둔 소고기 육개장으로 이른 저녁과
모자라는 술을 나누고서야 헤어지게 되었다.
윷놀이 선물로 받은 상품이다.
윷놀이에 용감하게 이긴 여자팀은 모두 트리오를 하나씩 받았고
윷놀이에 장렬하게 진 남자팀은 차진 밀가루를 하나씩 받았다.
부부가 출전하면 이기던 지던 집으로 가지고 오는 선물은 똑같은 셈이다...^^
때마다 절기에 맞추어 흥겨운 놀이속에 평화로운 행복을 누려왔던
조상들의 슬기 속으로 흥건히 빠져 보았다.
이겨도 웃고 져도 웃고
이겨도 춤추고 져도 춤추고
이겨도 좋고 져도 좋고
이겨도 져도 똑같기만 하니
하루종일 마냥 흥겨울수 밖에...^^
첫댓글 이겨도 좋고 져도 좋고.........사람 사는 세상입니다...무신 윷판이 배구장만합니다^*^
한순간의 꿈같은 우리네 인생도 조금이라도 더 잘살아보려고 아득바득 하지 않는다면 이래도 저래도 즐거운 한 세상을 맞이해갈수 있을 겁니다... 마을 윷놀이는 윷만 노는것이 아니라 한번 던질때마다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춰야 되기 때문입니다...^^
예전엔 마당 한가운데다 덕석(우리 지방 방언인데......)을 깔아놓고 가운데 저리 빨간줄을 그어서 했는데......윷놀이신께 제사를 지내는 유머와 재치, 그 여유에서 소박한 농부의 일생이 전해집니다.^^*
풀천지님의 호탕한 웃음이 여기까지 들리는듯......
잎새님께 덕석이라는 고향 사투리를 추억의 향기로 들어봅니다...^^ 어렴풋이 생각나는데 둥그런 덕석도 있었던것 같네요. 자그마한 사발잔에 손톱 마디만한 윷을 넣어 멋들어지게 던지며 무릎을 치는...^^ 마을 윷놀이의 다른 명칭은 소박해지기 놀이 같습니다...^^
많이 웃어야 건강해지는데 교양을 일찌감치 집어던져버리고 마음껏 웃어대는 풀천지는 뻔돌이가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