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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의 실험 장치를 쓰지 않고 이론적 가능성을 따라 마치 실험을 한 것처럼 머릿속에서 결과를 유도한다. 실험실에서 실제로 하는 실험에는 여러 가지 오차가 포함되지만, 사고실험에서는 실험을 단순화하여 이상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물리량을 정의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거나 이론체계 속에 있을 수 있는 모순을 검토하는 데 이용된다. 예를 들어 1N(뉴턴)의 정의는 1kg의 물체를 1m/s²의 가속도로 가속시키는 힘의 크기다. 이때 실제로 1kg의 질량을 정확히 재거나 1m/s²의 가속도를 정확히 측정하지 않고서도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으로도 1N의 크기를 알 수 있다.
20세기 초반에는 여러 가지 사고실험이 고안되어 양자역학(量子力學)의 발달에 이바지했다. 유명한 예로 W K하이젠베르크의 선현미경이나 E 슈뢰딩거의 고양이 등이 있다.
갈릴레이의 사고실험
고전역학의 문제를 다룰 때, 많은 경우 마찰이나 저항을 무시하고 사고실험을 한다. 대표적으로 관성의 개념을 처음으로 발견한 G 갈릴레이의 사고실험이 있다.
그는 빗면을 굴러 내려간 공이 마찰력을 받지 않는다면 반대편 빗면의 경사에 상관없이 같은 높이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때 반대편 빗면의 경사를 낮출수록 이동거리가 길어진다. 경사를 계속 낮추어 평지가 되면 같은 높이에 이를 수 없으므로 공은 계속 굴러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의 자연관에 따르면 물체는 힘을 받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정지한다. 하지만 그는 사고실험을 통해 물체가 힘을 받지 않으면 계속 원래 운동상태를 유지한다고 증명하여 관성의 개념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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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1
다음의 제시문을 읽은 네 사람이 각자 자신의 의견을 <보기>와 같이 말하고 있다. 제시문에 나타난 견해와 대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과, 일관되지 못한 진술을 하고 있는 사람의 순서로 짝지어진 것은?
지현이는 뛰어난 색채 과학자다. 그러나 그녀는 어떤 이유에선지 태어나면서부터 흑백과 회색의 색조로만 구성된 공간 속에 갇힌 채 성장했고, 거기서 모든 것을 흑백 모니터를 통해 배웠다. 지현이는 신경생리학을 전공했으며, 우리가 잘 익은 토마토나 하늘을 보면서 ‘빨강’이나 ‘파랑’같은 모든 색채 단어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우리 내부의 두뇌 생리학적 상태에 대해 과학이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지현이가 이 회색 공간을 빠져 나와서 총천연색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고 해 보자. 과연 지현이는 색과 색 감각에 대해 이제껏 모르던 무엇인가를 새로 알게 될까? 엄격하게 따져본다면 우리는 그렇다고 말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그녀가 이미 다양한 색의 특성과 우리의 색 감각에 관한 과학적인 지식을 빠짐없이 갖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
〈보 기〉
갑: 흥미로운 사고 실험인데! 나는 당연히 지현이가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 그야말로 전혀 알지 못했던 세계를 경험하는 데서 오는 충격이지.
을: 확실히 두뇌생리학은 오늘날 최대 관심사야. 두뇌에 대한 탐구가 완성될 때 우리는 우리의 감각과 정서, 기억, 판단…. 이런 것에 대해 모든 것을 알게 될 거야.
병: 그런데 지현이가 신경생리학을 전공한 색채 과학자라는 것은 주도면밀한 설정이군. 빨간색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빨간색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말이지.
정: 그러면 대상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그 대상을 알 수 있다는 거야?
을: 그렇고 말고, 하지만 과학적인 지식이 지식의 전부라고는 할 수 없잖아. 빨간색 빛의 파장과 빨강을 볼 때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과정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해도 거기서 빨간색이 주는 그 자극적인 느낌이 도출되는 건 아니지.
병: 그렇지만 지현이가 이상적인 과학적 지식과 정보를 전부 가지고 있다면 빨간색이 주는 느낌 역시 추론될 거야. 느낌도 우리의 뇌를 통해 일어나는 현상이니까 말이야.
갑: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도 모르나? 진정한 지식은 체험이 없이는 성립할 수 없는 거야.
정: 하지만 지식이 반드시 직접 경험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은 아니잖아. 독서나 추론을 통한 지식도 성립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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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갑-을 ② 갑-병 ③ 을-병 ④ 정-을 ⑤ 정-병→ 정답: ①
문제2
다음 두 글 ‘가’와 ‘나’는 과학적 탐구 방식이 지닌 몇 가지 특성을 보여 준다. ‘가’ 와 ‘나’를 올바르게 비교·분석한 서술로 보기 어려운 것은?
가. 만일 빛이 파동이고 그 매질로 상정되는 에테르가 우주에 가득 차 있다면, 지구는 에테르에 대해 시속 10만6000km라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그것이 태양을 중심으로 한 지구 공전의 대략적인 속도이다. 그렇다면 지구의 이런 운동과 평행한 방향으로 광속(光速)을 측정했을 때와 그것과 수직 방향으로 측정했을 때 광속의 값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마이컬슨과 몰리의 실험 결과, 측정된 광속의 값은 그런 방향과 상관없이 일정했다. 따라서 빛이 정적(靜的)인 에테르를 매질로 하는 파동이라는 생각은 수정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나. 폴링이 폴리펩티드 사슬의 구조를 밝힌 것을 보고 크릭은 같은 방법으로 DNA의 구조도 밝힐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우선 가장 중요했던 것은 라이너스 폴링이 어떻게 α나선을 발견했는지를 이해하는 일이었다. 크릭은 곧 폴링의 발견이 상식의 산물이며 결코 복잡한 고등수학을 통해 끌어낸 결론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폴링의 성공의 열쇠는 그가 구조화학의 법칙들과 친숙했다는 점에 있었다. X선 사진만 들여다보고 있었다면 α나선을 발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한 원자의 바로 이웃에 어떤 원자가 자리 잡을 가능성이 가장 큰지를 생각해 보는 일이었다. 폴링의 방법은 종이와 연필을 가지고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유치원 아이들의 장난감 같은 분자 모형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 보는 것이었다. |
① ‘가’와 ‘나’에는 공통적으로, 과학 이론이 연역 논리를 구성 원리로 해서 구축된다는 사실이 드러나 있다.
② ‘가’와 ‘나’에는 공통적으로, 이미 알려진 것을 토대로 미지의 것을 탐구한다는 과학 방법론의 기본이 드러나 있다.
③ 과학 탐구의 과정에서는 직접 관찰이 불가능한 대상의 존재가 가정되기도 하는데, ‘가’와 ‘나’는 공통적으로 이 점을 예시한다.
④ ‘가’에 묘사된 상황은 이미 제안된 이론에 대한 검토와 결부된 것인 데 비해 ‘나’는 이론 자체를 구성해 가는 과정에 대한 서술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⑤ ‘가’에서는 과학 이론의 운명이 실험 결과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나 있는 반면 ‘나’에서는 과학 이론이 상식으로부터 추론해 낸 산물일 수도 있음을 밝히고 있다.
→ 정답: ① 사고실험과 최선에로의 설명을 하는 과학적 실재론의 방법이 각각 포함되어 있다.
문제3
(나)의 사고 실험(thought experiment)은 (가)의 결론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다. 비판의 논지로 가장 적절한 것은?
(가) 컴퓨터도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가? 이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 튜링은 다음과 같은 모방 게임을 제안한다. 이 게임의 참여자는 질문자, 남자, 여자의 세 명이다. 질문자는 다른 두 명과 다른 방에 격리되어 있다. 남자와 여자는 질문자에게 ‘X’와 ‘Y’로만 알려져 있다. 질문자의 목표는 컴퓨터 단말기를 통하여 질문함으로써 누가 여자이고 남자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남자의 목표는 질문자가 잘못된 판단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고, 여자의 역할은 질문자를 돕는 것이다. 질문의 주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이제 이 남자를 컴퓨터로 대치해 보자. 그러면 그 질문자의 목표는 어느 것이 인간이고 어느 것이 컴퓨터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그 컴퓨터는 질문자를 속여 컴퓨터를 인간이라고 생각하게끔 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만일 그 컴퓨터가 남자만큼 그 일을 잘한다면 컴퓨터도 인간처럼 생각한다고 말할 수 있다.
(나) 일련의 중국어 기호들을 또 다른 중국어 기호들로 체계적으로 변형시키는 규칙들이 적혀 있는 책이 비치된 방이 있고, 그곳에 중국어를 전혀 알지 못하는 길동이가 갇혀 있다고 상상해 보자. 그 책은 길동이의 모국어인 한국어로 설명되어 있다. 길동이는 그 책에 쓰인 규칙 전부를 기억하여 그 규칙에 따라 일련의 중국어 문자들을 받을 때마다 즉시 적절한 일련의 중국어 문자들을 내보낼 수 있을 정도로 중국어 표현들을 조작하는 데 매우 숙련되어 있다. 그 방 밖에 있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이 상황은 마치 중국어를 아는 사람이 그 방 안에 갇혀 있는 경우와 정확히 동일하다. 그러나 길동이가 중국어를 안다고 볼 수는 없다. |
① 생각한다는 것은 인간에게만 있는 불멸의 영혼의 기능이다.
②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관계는 뇌와 정신의 관계와 유사하다.
③ 기호와 기호의 조작에 대한 규칙이 충분히 많으면, 그 규칙들에서 의미가 창출된다.
④ 컴퓨터의 계산 과정은 기호들의 형태에만 반응하는 것으로, 기호들의 의미와는 무관하다.
⑤ 만일 두 체계 ―인간과 컴퓨터―가 입·출력에서 동일하다면, 그것들은 동일한 심리적 지위를 갖는다.
→ 정답: ④
가에서는 컴퓨터가 인간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사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에서는 유추를 통해 하나의 예를 들어, 사고하지 않고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가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즉, 컴퓨터는 기호에 대해 기계적인 반응을 하는 것이지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비유를 통해 주장하고 있다.
⑤ (가)의 주장을 지지한다.
이청 PLS 언어이해 대표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