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시대 후기에 진나라는 더욱더 강대해져 갔다.
진왕 영정(嬴政)은 정권을 잡은 후에 원교근공(遠交近攻 - 먼 나라와는 친하게 지내면서 가까운 나라는 공격하여 정복한다)의 책략을 취하여 점점 각국의 영토를 잠식하였다. 진나라의 강력한 군사 공세에 직면한 각국 군주들은 자신들의 앞날도 영위하기 어렵다고 느꼈다. 그들이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 대책을 세우니, 어떤 이들은 ‘합종’(合從 - ‘소진’이라는 정치가가 생각해낸 계책으로, 전국시대의 연․조․한․위․제․초 등 6나라들이 힘을 합하여 초강대국 진나라를 방법하자는 내용)이라는 옛꿈을 다시 꾸며 각국이 연합하여 진나라의 진공을 막고자 하였으며, 어떤 이들은 땅을 조공으로 바쳐 평화를 구해 멸망의 위기를 면하고자 하였고, 또 어떤 이들은 진나라의 왕을 암살하는 것에 희망을 걸고 이 방법으로 진나라를 공격하리라 기도하였다. ‘형가로 진나라의 왕 영정을 암살하려는’ 것이 바로 이런 계책이었다.
형가는 본래 위나라 사람이었다. 그는 책읽기를 좋아했으며 검술에 정통하였다. 위국이 진나라에게 멸망당한 후에 형가는 진나라의 노예가 되기를 원치 않아 연나라로 도피하였다. 연나라의 태자 단(丹)은 연나라가 약소국이어서 진나라에 저항할 힘이 없음을 간파하고는, 용사를 모집하여 진나라의 왕 영정을 죽여 진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기회를 틈타 각국과 연합하여 진나라를 공격하고자 하였다.
어떤 사람이 형가를 태자 단에게 소개하자 태자 단은 그를 진왕의 자객으로 보내려고 준비하였다. 형가는 진왕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의 신임을 얻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였다. 당시에 번어기(樊於期)라는 장수가 진나라를 배반하고 연나라로 도망왔는데, 진왕은 그에게 상금 천 냥을 걸었다.
형가는 번어기를 죽이고, 그의 머리를 가지고 진왕을 알현하러 가려 하였다. 이렇게 해야만 진왕이 비로소 그를 접견하여 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태자 단은 번어기를 잘 대해 주었기 때문에 차마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었다. 이에 형가는 스스로 번어기를 찾아가 자신이 온 뜻을 설명하였다. 번어기는 진왕을 몹시 미워하였기 때문에 형가가 진왕을 죽이는 것 역시 자신을 위해서 복수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살을 하였다. 이리하여 형가는 번어기의 머리와 연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인 독항(督亢)의 지도를 가지고 (지리를 잘 알면 전쟁하는데 유리하다는 점은… 정찰위성이나 정찰기가 있는 오늘날에도 두말하면 잔소리죠. 그러한 이상, 이 이야기는 ‘독항’이라는 지역을 진나라 왕에게 넘겨준다는 의미.), 거짓으로 진왕에게 보물을 헌상한다고 둘러대고 진왕을 알현하였다. 형가가 떠날 때 태자 단은 독약이 묻은 비수를 형가에게 주었다.
형가가 출발하려는 그날, 모두는 역수강(易水江) 가에서 그를 환송하였다. 모두 마음속으로 몹시 슬퍼했는데 형가가 이번에 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으리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형가는 “바람은 소슬하고 역수는 차가운데, 장사는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네”라고 노래를 하였다.
진나라에 도착한 형가는 가지고 간 독항 지도를 진왕에게 헌상하였고, 진왕은 천천히 지도를 펴 보기 시작하였다. 마지막까지 보려고 펴는데 갑자기 비수가 나타났다. 형가는 진왕의 소매를 붙들고 비수를 들어 그를 찔렀으나 진왕은 몸을 피하였다. 형가가 쫓아가자 진시황은 대궐의 기둥을 돌면서 피해 다녔다. 문무백관들은 모두 멍하니 있었는데 의원 하나가 약상자를 형가에게 집어 던지자, 진왕은 그 기회를 틈타 검을 빼들고 형가의 다리를 잘라버렸다. 형가는 바닥에 넘어지면서 비수를 진왕에게 던졌다. 그러자 진왕은 다시 그것을 피하고 검을 들어 형가를 찔렀다. 형가의 장렬한 의지는 달성되지 않았지만 그는 죽기 전에도 여전히 진왕을 조소하며 욕하였다.
이때부터 진왕은 연의 태자 단을 증오하여 군대를 파견해 더욱 연나라의 공격을 옥죄었고, 그 다음 해에 연나라의 영토 대부분을 점령하였다. 연나라 왕 희(喜)와 태자 단은 요동(遼東)까지 물러났으나 진왕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태자 단을 산 채로 잡아야만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연왕 희는 하는 수 없이 태자 단을 죽이고 진나라와 화의를 구하였다. 그러나 기원전 222년, 진나라는 마침내 연나라를 멸망시켰다.
첫댓글 헉. 대형의 네이버 소년 네 쌍둥이!
철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