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에 보내는 목회 편지
오늘 추수감사절 예배를 은혜 중에 마치고 집에 돌아와 휴식을 취한 뒤에 교우 여러분께 편지를 씁니다.
예배당 앞에 진열된 과일들을 보면서 주님 앞에 감사와 소원을 담은 우리들의 마음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기에 좋았습니다.
특별히 예배의 첫 시간에 이인성 장로님과 함께 기도를 드릴 때, 우리가 감사드릴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이것 저것을 감사하다가 문득 아직도 부족한 우리들의 형편이 생각났습니다:
아직도 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두려움 가운데 떨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배당에는 빈 자리가 많습니다.
예배당에 와야 할 가족이 있습니다.
이런 애달픈 사정을 생각하면서 추수감사절을 맞이한다고 생각하니 문득 청교도들의 첫번째 추수감사절도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다를 건너 하나님을 바르게 믿고 따르려는 일념으로 신대륙에 왔는데 항해 중에 절반이 죽고, 첫 해에 농사의 실패와 추위 때문에 그렇게 고생을 했었지요.
오늘의 미국은 부강하고 번영한 나라이지만 그들의 초창기는 인디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열악한 형편이었습니다. 바로 그런 상황 가운데 추수감사절을 지켰습니다.
오늘 우리의 추수감사절도 이와 같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부족한 것이 없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언자 하박국의 기도와 같이 무화과 나무 잎이 마르고 포도 열매가 없으며, 외양간 송아지가 없어도 여호와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즐거워합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과 이를 믿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동참하려는 우리들의 믿음이라 확신합니다.
이 믿음을 굳게 붙든다면 우리도 마침내 오늘의 추수감사절을 회상하며 간증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렇게 눈물의 감사기도를 드리던 오늘을 기념할 그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금년 농사의 추수는 끝났지만 하나님의 추수는 우리의 일상 가운데 계속됩니다. 우리의 기도는 하늘에 올라가는 향연이며, 우리의 선행과 실천은 주님 앞에 드려지는 알곡의 결실입니다.
오늘 주님 앞에 바친 정성된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갑시다. 그리고 이번 한 주간도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응원하며 격려합시다.
평안한 주일 저녁 되시기를 빕니다.
2021년 추수감사절 저녁에
새소망교회
담임목사 조해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