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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는 모처럼 짧게 끝냈는데... 그래도 좀 긴 편이었나요?
오늘은 정말로 쉬어가는 한 회가 되도록 하려고 합니다. 정말로요.
I mean it.
바로 이런 때 쓰는 말입니다. `나는 (진짜로) 그것을 의미한다.' 즉, 진지하게, 심각하게, 말한 그대로라는 것을 강조할 때 쓰는 표현이지요. `진짜야' `정말입니다'...
이런 경우 보통 우리는 Really 나 I'm not kidding 또는 I'm not joking 같은 문장을 떠올리게 되는데,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연습을 위해 오늘부터 I mean it 이란 말을 사용해보시기 바랍니다.
I mean it 이 I am serious (장난 아니다, 진지하다, 심각하다) 의 뜻에 가깝다면 I'm not joking 은 단순히 `사실이다, 농담 아니다' 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할 수 있어요.
The fish I caught was this big!
I don't believe it.
I'm not kidding.
John 이 `내가 잡은 고기는 이만큼 컸어' 라고 두 팔을 크게 벌리며 자랑합니다.
Jane 이 `못 믿겠는 걸' 이라고 하자
John 이 `농담 아니야' 라고 다시 `거짓말'(?)을 합니다.
이렇게 `진실' 을 강조할 때는 I'm not kidding 이나 I'm not joking 이라 하고
I'm gonna quit smoking... I mean it.
처럼 `이번엔 진짜로 담배 끊겠다' 는 약속, 계획 같은 것을 말할 때는 I mean it 을 쓴다고 할 수 있는데 뭐 딱히 법칙 같은 건 없습니다. 사람마다 즐기는 표현, 입에 붙은 말이 있기 때문에 실생활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어요. 대통령도 I'm not kidding 하는 게 서양이니까요.
그런데 위 John 이 낚시 얘기하는 첫문장에서 fish 와 I 사이에 뭐가 빠져서 허전한 건 왜 그러는지 다 아시지요? 관계대명사 that 이 생략됐습니다. this big 할 때의 this 는 아주 많이 쓰는 생활영어 표현 부사지요. 형용사를 꾸미는 부사... 우리가 이렇게, 저렇게, 이만큼, 저만큼 이란 수식어를 평소 말할 때 많이 쓰잖아요? 그때 들어가는 this, that 입니다. 이들보다 훨씬 더 많이 `애용'되는 so, too 와 같은 수식어지요. 오늘부터 이 부사들, (다소 습관적으로) 과장하거나 놀라거나 강조하는 마음이 담긴 말들을 즐겨 사용하도록 해보세요.
How tall is Justin Bieber ?
He is 5 feet 3.5 inches (1.61 m).
Is he that short ?
Keep in mind he's a teenager and will most probably gain a few inches (5~8 cm) in the next few years.
요즘 인기가 많은 10대 미소년 가수 Bieber 를 아시는지 모르겠네요. 엊그제 밴쿠버에서 공연을 해 신문에 크게 났더군요. 그런데 아쉽게도(?) 숏다리인 모양입니다. `키가 얼마냐' 고 물어 161cm 라고 하니까 `그렇게 작아?' 라고 실망을 하지요. 이에 `그는 틴에이져란 걸 잊지마. 앞으로 2~3년내 거의 확실히 5~8 cm 는 더 클 거야' 라고 위로를 해줍니다 .
keep in mmind 는 아주 많이 사용하는 관용구이므로 반드시 keep in mind 해두세요. `기억 해두다, 염두에 두다, 잊지 않다' 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대개 Don't forget ~ 이란 말을 잘하는데 지금부터는 Keep in mind 를 늘 remind 해서 연습해보시도록... 그리고 위 문장에서 mind 와 he 사이가 또 허전하지요? 이번엔 접속사 that 가 생략됐어요. 여기 사람들은 글이나 말이나 이 that 를 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mean 이 동사로서 위의 예 외에 생활영어로 많이 쓰이는 표현들을 몇가지 더 보겠습니다.
I'm so sorry, I didn't mean it.
I only meant to help you
의도했던 바와 다른 결과가 됐을 때 참 미안하고 난감하겠지요. 이럴 때 말할 수 있는 영어입니다. `그럴 뜻이 아니었어' `널 도우려고 했을 뿐이었는데...' 그런데 앞 문장에서 so 가 나왔지요? 특히 여성들이 이 so 를 참 좋아합니다. Thank you so much 등등...
다음은 mean 의 기본적인 뜻, 즉 `뜻하다, 의미하다' 란 뜻의 동사로서 mean 이 들어가는 질문을 하는 경우입니다. 영어를 잘 모르는 우리는 특히 그렇게 물을 일이 많지요. 이런 때 어떻게 영어로 말하십니까? 아마도 What's the meaning of ~ 라고 묻는 분들이 대부분이시지 않을까...
What do you mean by ~ ?
이 문장을 알아두시면 두고두고 쓸 일이 아주 많을 겁니다. 제가 지난 회에서 영어는 사람이 주로 주어가 되는 게 우리말과 다른 점이라고 했지요? `다리가 다쳤다', `손가락을 벴다',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생겼다' 와 같은 문장을 영어로 할 때는 다리, 손가락, 컴퓨터, 바이러스 같은 것들이 주어가 아니고 그 주인인 사람이 주어가 됩니다. 여간해서 그 반대를 주어로 해서 수동태 문장을 만들지 않고요.
I cut my finger.
I got a virus on my computer.
마찬가지로 상대의 말 중에서 어떤 단어나 전체 문장의 뜻(의도)를 다시 묻고자 할 때 우리말은 그 단어, 문장이 대개 주어가 되지만 (~이 무슨 뜻입니까?) 영어는 그 말을 하는 사람이 주어지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I need to save a lot of money for my kids to attend colleges.
You can use student lines of credit.
What do you mean by student lines of credit?
`아이들 대학 보내려면 저축을 많이 해야 한다' 라고 말하니까
`학생 라인 오브 크레딧을 이용하면 되잖아' 라고 친구가 정보를 줍니다.
그러자 귀가 솔깃해서 `학생 라인 오브 크레딧이 뭔데?' 라고 묻지요.
여기에서 by 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주어가 사람이 되는 것 말고도 또 다른 게 있는 것이 바로 이 by ~ 지요. `내 대신 ~에게 안부 전해달라' 고 할 때
Say hi to ~ for me.
라고 한다는 것 기억 나시지요? 이 표현에서 for me 가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부분이듯이 `그게 무슨 뜻이냐' `말의 의도가 뭐냐' 라는 질문을 할 때 What do you mean 까지는 그런대로 나오는데 by 를 붙여 마무리를 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꾸준히 연습하는 수밖에 없지요. 그렇게 오래 하다보면 for ~ 나 by ~ 로 끝까지 `영어답게' 문장을 마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나만 더 연습해볼까요?
Canada's glaciers are losing ice faster than expected. I'm very worried about global warming.
What do you mean by "global warming"?
`캐나다 빙하들의 얼음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어요. 글로벌 워밍이 매우 걱정됩니다.' 라고 하자
무식한 상대방이 `글로벌 워밍이 뭡니까?' 라고 묻고 있네요.
위 두번째 문장에서 be worried about 은 우리에게 생소한 표현입니다. 내가 걱정하는데 왜 수동태가 됐을까...? 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겠지요. 같은 뜻인 be concerned about 도 똑같이 `걱정'되고요. 엊그제 얘기한 be closed 를 remind 하시기 바랍니다. 수동태가 된 동사가 아니고 형용사라는 것. `걱정하는' `염려하는' `불안해 하는'... 이 두 숙어 꼭 외워두셔야 해요. 이민자들은 뭘 잘 모르고 누굴 잘 믿지 못하므로 걱정하는 게 많기도 하고, 우리 언어 습관이 또 걱정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I'm worried about my exam results next week.
난 다음 주 나올 시험 결과가 걱정돼.
Their worried parents called the police.
걱정이 된 그들 부모들은 경찰에 신고했다. 이 `걱정' 과 관련된 표현들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자세히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화 중에 공백 채우기 용도, 즉 영어로 filler 라고 하는 의미 없는 말 가운데 하나가 또 I mean 이지요. 어휘나 표현력이 부족한 사람들 또는 군더더기를 많이 붙이는 게 습관이 된 사람들의 말에서 자주 듣게 되는 like, you know, well 과 비슷한 것...
I mean…like…one day…like…I will be the most successful…like…lawyer or teacher…like…I mean….just like in that movie…like…I mean.
있잖아요... 그... 언젠가는... 그... 가장 뛰어난... 그... 변호사나 선생님이 될 거예요... 그... 있잖아요... 꼭 그 영화에서처럼요... 그.. 있잖아요
어떤 때 쓰는 말인지 굳이 설명이 필요없겠지요? 이런 문장은 또 어떤지 한번 보세요.
I mean, yknow, like.......well, yknow what I mean.
있잖아, 저기, 그... 글쎄,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filler 로만 꽉 차 있는 표현입니다. 마치 소포 상자 안에 완충용 스타이로포움 (styrofoam, `스치로폴' 이 아님), 스폰지 들만 잔뜩 들어 있고 정작 보내기로 한 물건은 없는 것과 같지요.
그러나 I mean 이 꼭 이렇게 의미 없는 군더더기로만 쓰이는 건 아닙니다. 문자 그대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 그게 아니고' 와 같은 뜻으로 앞에 한 말을 강조, 부연 설명하거나, 정정할 때 자주 하는 말이지요.
What did you have for breakfast, I mean, lunch?
아침 뭐 먹었니? 아니, 점심 말이야.
이처럼 말을 틀려서 고치는 I mean 이나 할 말을 빨리빨리 잇지 못해 어색한 사이를 채우는 답답한 I mean 은 자주 쓰고 즐겨 써서야 안되겠지만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우리로서는 잘할 때까지 지나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금씩 써도 괜찮을 듯합니다. 특히 filler 로서 말이지요. 아주 말을 하지 않는 침묵의 pause 보다는 나을 테니까요.
지금까지 mean 의 동사 표현 예들을 중요한 것만 몇가지 살펴보았는데요, 명사로서의 mean 도 잠깐만 보고 가지요. 명사는 보통 복수가 됩니다. means... `수단' 이나 `자원(돈)' 이란 뜻. 단수이면 수학에서 `평균' `중간' 이란 의미가 되고요. in the meantime 이란 숙어가 여기에서 나왔지요. `중간에, 무엇과 무엇을 하는 사이 시간에' 라는 뜻으로 말이지요.
The movie starts at 6:00. In the meantime, let's eat dinner.
영화는 6시에 시작해. 그 사이에 저녁을 먹자.
알아둘 필요가 있는 표현이지요? 영화가 (가까운 미래에) 시작한다고 할 때 미래형 대신 현재형을 썼습니다. 지난 번에 얘기했었는데 기억하시지요?
복수 means 로 해서 쓰는 관용구들도 생활영어에서 자주 듣게 되므로 예문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Can you come to dinner tomorrow?
By all means, I'd love to.
`내일 저녁 먹으러 올 거야?' 라고 Bob 이 물으니
`물론이지. 가고 싶어' 라고 Jane 이 기꺼이 동의합니다.
여기에서 By all means 는 Certainly, Absolutely 와 같아요. 우리가 `모든 수단을 다해' 이런 말 쓰잖아요. means 가 `수단, 방법' 이니까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꼭 가도록 하겠다'...
저녁 초대하는 질문 문장도 외워놓으시면 좋겠지요? 요즘 한국에 나오는 회화 책을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옛날 제가 공부할 때 시중에 판매되던 교재들은 `민병철 회화' 시리즈를 빼고는 거의 `죽은 영어' 거나 너무 형식적인, 고답적인 영어였어요. Can you come to dinner tomorrow? 처럼 쉽게 말하면 됩니다
Certainly, Absolutely 는 Definately, Of course 와 같은 뜻... 이런 말들 평소에 쓰시는지 모르겠네요. 우리는 상대의 말을 들으며 한마디 응수를 하고 싶기는 하지만 머릿속으로 영작하다 chance 를 놓치곤 하지요. 흔쾌히 동의하고 맞장구치고 하려면 말이 짧게라도 바로 나와야 하는데 agree 같은 동사 써서 한 문장 간신히 만들었을 때는 버스가 이미 떠나고 없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Certainly 나 Absoulutely 라고 간단하게 `리듬' 을 타도록 하세요.
Internet crime keeps getting worse. Any teen can be the victim of it.
Certaily.
`인터넷 범죄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어느 10대도 그 범죄의 희생자가 될 수 있어요' 라고 말하니까
`정말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했지요.
by all means 와 정반대되는 뜻의 관용구는 by no means 입니다.
She is by no means an attractive woman.
그녀는 전혀 매력적인 여자가 아니다. `확실히 아니다'... 어떤 방법, 기준으로 보더라도 멋이 없는 여자라는 얘기지요.
자, 돌고 돌아 오늘 이야기의 주제, mean 의 형용사 뜻을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형용사, 즉 `못된' 이란 뜻의 mean 을 `짠돌이의' 란 의미의 `cheap' 과 함께 이번 회의 본론으로 정한 이유가 있어요. 그러지 말아야 하고 그러지 않는 게 `보상'이 훨씬 크기 때문이지요. 캐나다에 10년 가까이 살면서, 또 가게를 하면서 얻게 된 결론입니다.
한 푼도 손해보지 않으려 하고, 남보다는 자기 이익이 먼저고, 언제나 경쟁적이고 (이기려 하고), 남에게나 가족에게나 자신에게나 짜기만 한 사람... 이런 사람은 불행하고, 불쌍한 사람이거든요. 한국에 이런 사람들이 아주 많지요. 생존경쟁이 치열하고 1등, 간판이 인생 목표 그 자체가 돼 있는 풍토라서 그렇지 않을까 해요. 그러니 이민 와서도 마찬가지... 여기 사람들과 참 비교됩니다.
이들은 대체로 우리보다 돈이 더 없어요. 그렇지만 그렇게 짜지 않지요. 특히 남들에게요. 물질적으로도 그렇지만 정신적, 육체적으로 특히 그렇습니다. 마음으로, 몸으로 어떻게든 남을 도와주려고 하고 공동체를 먼저 생각해요. 문화의 차이, 의식의 차이, 성숙한 시민정신의 차이라고 해야겠지요. 물론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로 다 그렇지는 않지만...
mean 은 남의 감정을 해치고, 이기적이고, 악의적이고, 인색한 말이나 행동을 가리키는 수식어입니다.
He gets mean when he doesn't get his way.
그는 자기 뜻대로 하지 못할 때 못되게 군다.
It is very difficult to work with people who are mean.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대로 행동하고 말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건 참 힘들다.
Having to be with mean people on a daily basis can be stressful.
속 좁은 사람들과 매일 같이 있어야만 하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Think twice before you make a mean remark.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의견은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
저희집 딸이 secondary school 다닐 때 저한테 가르쳐준 `가장 mean 한 한국 여자 이름' 이 있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껄껄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유 - 소 - 민
You So Mean
한 어린이가 어른들에 대해 쓴 글을 어디에서 봤는데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그것도 소개해드리지요.
I'm human, so don't be mean to me.
나도 사람이예요, 그니까 나를 mean 하게 대하지 마세요.
눈물이 나려고 하지요? 얼마나 상처를 많이 받았으면 이렇게 글로 썼을까요... 아이들도 다 감정이 있고 생각이 있고 해서 참 조심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지요. 그래도 요즘 아이들은 행복한 겁니다. 우리 어렸을 때 집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군대에서, 심지어 직장에서까지 mean 한 사람들로부터 당한 걸 생각하면... 일제와 군사문화, 그리고 가난 탓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이렇게 꿋꿋하게 잘 살고 있는 것만해도 스스로 자랑스러워요. 그 어려운 시절을 지나 캐나다까지 와서 말이지요.
다음은 또다른 그러지 말아야 할 것 가운데 하나인 cheap 입니다. mean 과 비슷한데 `돈' 에 더 초점이 맞춰진 나쁜 말이지요. `인색한' `쪼잔한' `궁상 떠는'... 사람의 성격, 성향 말고 `값' 그 자체에 관한 뜻 역시 cheap restaurant (음식 값이 싼 식당) 처럼 좋은 의미도 있지만 cheap toy (저질 장난감), cheap victory (쉽게 얻은 승리) 와 같이 대개 부정적, 냉소적 의미가 많지요.
He is too cheap to buy his coworker a cup of coffee.
그는 너무 짜서 동료에게 커피 한 잔도 못 산다.
이런 사람이 되면 안되겠지요? 그러나 이민 와 살다보면 cheap 해지기 쉽습니다. 생활이 각박하고 여유가 없어서 그렇지요. 그래서 저는 cheap 해지지 않을 수 있는 원칙을 제 나름대로 이렇게 세워봤어요.
`큰 돈엔 cheap 하라, 그러나 작은 돈엔 generous 하라'
비싼 집, 비싼 차, 비싼 전자제품, 비싼 옷, 비싼 외식... 이런 건 아예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겁니다. 고르러 가서, 사러 가서 이리저리 저울질하고, 산다고 했다 안 산다고 했다, 조금 깎아달라고 했다... 이렇게 cheap 한 모습 보이지 않도록 그 매장, 현장에 발을 들여놓질 말아야 한다는 거지요.
제가 가게를 해보니까 물건 들었다 놨다 하며 시간 오래 끌고, 이 물건 값 저 물건 값 물어보는 손님만큼 짜증나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한국에서는 이런 게 당연하겠지요. 손님은 으레 그렇게 신중히 물건을 사는 것이고 가게 주인이나 직원은 또 으레 그런 손님의 요구에 응하는 서비스를 해야 하는... 그것도 `친절히' 말입니다.
캐나다에 살면 `서비스는 공짜가 아니다' 라는 사실을 머지않아 깨닫게 되지요. 물론 오랫동안 깨닫지 못하는 한인들도 많지만... 서비스가 당연한 게 아닙니다. 돈이란 얘기지요. 그래서 식당에 가면 tip 을 내는 겁니다. 우리는 이것에 적응이 안돼 아주 부정적으로, 나쁘게 봐요. 마치 주인이 종업원 급여 떼 먹고 tip 받아서 생활하도록 해 그걸 강요하듯 받아내는 것처럼...
여기 사람들에게는 물건 값은 그야말로 물건 값, 서비스 값은 별도의 값이란 개념이 굳어져 있어요. 일부 한인 식당에서 서비스를 형편 없이 하면서 tip 은 서양식대로 다 받으려고 해 비난받는 측면도 있긴 있지만요. 큰 가게에 가서 물건을 구경하다 보면 clerk 들이 이렇게 묻습니다.
Are you being helped?
지금 도움을 받고 있습니까?
다른 사원으로부터 이미 안내를 받고 설명을 들었느냐는 질문이면서, 그렇지 않았다면 제가 도와드릴까요? 라는 물음이기도 합니다. 처음에 이런 말을 들으면 물건 팔려고 이러는구나 하고
I'm all right.
`괜찮아요' 하는 게 우리들이지요. 귀찮으니까... 또는 유혹당하지 않으려고...
그러나 반대로 `마침 잘됐다, 그렇지 않아도 뭘 물어보고 싶었다' 라고 한다면
No. I'm not. I'm interested in LCD TVs.
`아니오 (도움을 받고 있지 않다는 대답). LCD TV 를 좀 보고 싶은데요' 할 수 있겠지요. be interested in 은 `관심이 있다, 사고 싶다' 는 것... 아주 많이 쓰는 표현이니까 외워두세요. 전화로 무엇을 물어보거나 가입, 구매를 하고 싶을 때 이 be interested in 을 사용하면 말이 술술 풀리게 됩니다.
다시 위 상황으로 돌아가서, 물건 팔려는 목적이 `절반 이상'이어서 Are you being helped? 라고 묻는 것이긴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이 help 의 의미가 `절반 이하'로 다르게 들리기 시작해요. 진짜 help 로... 가게에 물건 사러오는 여기 사람들 보면 진심으로 주인이나 직원의 help 에 감사해 한다는 걸 느낄 때가 자주 있습니다. 잔돈 놓고 가는 사람들도 많고요. cheap 한 사람들은 물건 값을 깎아주거나 특별한 대우를 받았을 때만 고마워하는 것과 비교되지요.
자기 돈 내고 물건 사 가면서 help 받았다고 생각하는 mind, 이러한 의식이 자기 것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가게 주인이 자기 돈 벌려고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문을 여는 것이더라도 새벽이나 심야에 갑자기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문을 열고 있는 가게에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잖아요. 이런 마음을 평소 낮에 물건 살 때도 비슷하게 갖는 손님들이 많다는 사실이지요. 그래서 저도 이런 가게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좀 더 nice 하게, gentle 하게, generous 하게 품위를 지키며 살 것을 다짐해봅니다.
제가 앞에서 `큰 돈엔 소심하게, 작은 돈엔 대범하게' 란 제 원칙을 말했었지요? 큰 돈이 들어가는 데는 아예 가질 않는 게 상책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작은 돈엔 어떻게 해야 대범한 것인가...? 몇센트, 많아야 몇불 가지고 따지지 말라는 겁니다. 그 돈 아껴서 부자 되지 못하고 그 돈 써서 거지 되지 않는다는 거지요. 얼마 save 하려고 가족들 다 데리고 이 가게 갔다가 저 가게로 간다든지, 배고파 죽겠는데 이 식당 들어가 앉았다가 저 식당으로 다시 옮겨 간다든지... 제발 이러지 말라는 거지요.
시간과 피로도 문제지만 아내와 어린 아이들이 받을 짜증, 창피... 이거 진짜 큰 문제입니다. 돈 몇불이 이런 정신적 상처, 스트레스의 가치가 있을까요? 전혀... 그러므로 한국의 가장, 또는 엄마 역시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깨달아야 해요. 아이들이 보고 그대로 배웁니다. 어린 당시엔 창피해 하지만 커서는 꼭 그대로 하게 돼 있어요.
일식집에서 파트 타임 일을 했던 제 아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여기 사람들은 레스토런에 자녀들을 데리고 가서 밥만 먹이는 게 아니고 예절을 가르칩니다. 에티켓 교육이지요. 음식을 서빙 받을 때마다 어떤 말로, 어떤 자세로 감사의 표현을 해야 하는지부터 tip 주는 것에 이르기까지... 부모가 tip 아까워하고, 불만스러워하고, 성질내고, 욕하고 하면 그의 자녀들 또한 어디 가서 깎으려 하고, 안 내려 하고, 시켰다 그냥 가고, 따지고... 하게 되지 않겠어요?
정신적, 물질적으로 여유가 아직 없고, 당하고만 살고, 속고만 산 사람들에게는 `정의'에 대한 개념이 잘못 입력돼 있는 경우가 많아요. cheap 하고 insulting 한 행동을 정의롭게 생각하는,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거지요.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만 남은 물론이고 아내가, 남편이, 자식들이 보기에도 그냥 cheap 하고 mean 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기 돈 아끼려 하는 건 그나마 좀 이해할 수 있지요. 남한테 얻어먹는 게 습관인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cheap 하고 mean 한 부류들입니다.
Cheap people drive me crazy. Don’t wait for someone else to pay for it.
짠돌이들은 나를 미치게 한다. 다른 사람이 돈 낼 때까지 기다리지 좀 마라.
drive me crazy 는 여기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자주 쓰는 표현입니다. drive me nuts 와 drive me up the wall 도 같은 말이지요.
오늘의 주제 `cheap 하고 mean 하지 말라' 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유머 한 토막 소개하고 끝내겠습니다.
After being away on business, Tim thought it would be nice to bring his wife a little gift. "How about some perfume?" he asked the cosmetics clerk. She showed him a $50.00 bottle.
"That's a bit much," said Tim, so she returned with a smaller bottle for $30.00. "That's still quite a bit," Tim complained.
Growing annoyed, the clerk brought out a tiny $15.00 bottle. "What I mean," said Tim, "is I'd like to see something really cheap."
The clerk handed him a mirror.
이해 되셨나요? 첫문장에서 away 를 잘 기억해두십시오. `absent' `gone' 의 뜻으로 아주 많이 쓰는 형용사입니다.
I've been away for a while.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이렇게 말하면 `한동안 (다른 도시에 가) 여길 떠나 있었어' 하는 말이지요. 야구에서 홈 경기의 반대를 away game 이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 자기 집 (홈 구장)을 떠나 남의 집 (그 팀 구장)에서 경기를 한다는 뜻입니다.
두번째 문장의 would be nice 도 매우 중요한 표현이지요. `~하면 좋을 것이다' 라는 가정법인데 제가 전에 얘기했듯이 우리말은 미래나 가정이나 똑같이 `~할 것이다' 라고 말하기 때문에 영어를 할 때도 would 라고 해야 하는 경우에 흔히 will 을 쓰게 되어요. 가정법 would 를 쓰는 연습 꼭 하시기 바랍니다.
a bit 은 `조금', `약간' 이란 말인데 우리는 a little bit 에는 익숙하지만 a bit 은 잘 쓰지 않지요. 여기 사람들은 많이 씁니다. in a bit 하면 `잠시 있다' `금방 다시' 란 의미... 위 문장에서는 much, quite 가 앞뒤에 붙으면서 `꽤, 상당한' 의 뜻이 됐어요.
마누라에게조차 짜디 짜기만 한 Tim 이 출장 선물로 향수를 생각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싼 것, 더 싼 것, 진짜 싼 것을 찾습니다. 짜증이 날 대로 난 판매원이 마지막으로 내놓지요. 거울... 이게 무슨 뜻일까요? 거울을 보면 자기 얼굴이 보일 것이잖아요. 그게 그가 찾는 가장 cheap 한 물건이라는 것. 즉 자기 자신이지요.
이번 회도 역시 예외 없이 길어졌습니다. 제가 처음에 얘기를 시작하면서 뭐라고 했었지요?
I mean it!
정말로 짧게 하겠다고 했었는데 그것은
I was just kidding.
이었습니다. 하하...
긴 글 읽으시고 mean 하고 cheap 하지 말라는 lecture (설교, 잔소리) 들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주에 또 뵙지요. 즐거운 주말 되시기를...
첫댓글 짧겠다고 하셔서 읽는 것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너무나 깁니다.ㅠㅠ
앙~~ 속았다~~ ㅎㅎ
그래서 마음을 잡고,
정자세를 취하며
노트에 적으려고 합니다.
그런데,룰루랄라~~
며칠전에 배웠던 문구가
눈에 확 들어 오는 것으로 보아
저의 것이 되었음이 증명이 되어
너무나 기쁘고,
감사드립니다.ㅎㅎ
감사합니다. 노트에 적으시기까지... 그 열성과 긍정적, 낙관적 성격이 곧 master 가 되게 하리라... 저도 요즘 이 시리즈를 쓰면서 공부 참 많이 합니다. 영어도 더 느는 것 같고요. 기분이 중요하고, 자신감이 중요한 것 같아요. 뭐든지 말이지요. 미쳤을 때 화악~ 불을 지르고, 쫘악~ 뽑아야 해요. 그래서 한 단계 올라가는 거지요. 한 번 올라가면 내려가지 않잖아요. 자전거를 한 번 배우면 평생 탈 수 있듯이... 자, 우리 모두 열심히 해봅시다 !
영어 공부도 넘 좋지만, 오늘은 특히나... 어떻게 보면 영어 공부보다 더 중요한 인생의 지혜를 배웁니다. 큰 돈엔 소심하게. 작은 돈엔 대범하게... 마음에 많이 남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공감하신다니 다행이네요. 저의 오랜 생활관 + 캐나다 이민 경험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이도 이제 먹었고요... 저도 옛날엔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 않은 한국 사람이었지요. 살아온 배경이 그렇고 배우고 들어 온 게 그런 거였으니까요. 하지만 아직도 철이 들려면 멀었습니다. 우리같은 보통사람들로서는 수도로 되는 게 아니니까 물질적으로 크게 부족하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러면 좀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잖아요. 덜 쓰고 더 베풀어야 한다는 큰 전제조건이 따르긴 하지만요... 일요일 밤 잘 보내시고 새로운 한 주 fresh 하게 맞으시기 바랍니다.
영어 교수님하셨었나여? 어떻게 이런 해박한 지식과 쉬운 풀이가 있을 수 있는지..
무슨 책에서 나온것 같네여.. 책한권쓰시죠...
제가 Blueberry님 정도 되면 이렇게 고생하지 않을텐데...참..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이민 10년 동안 방황을 했다고 할까, 정착이 좀 오래 걸린 것 같아요. 먹고 사는 문제도 그렇지만 `일'에 관하여... 이 시리즈를 쓰면서 정리가 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제 자신에게나 남들에게나 뭔가 의미 있고,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게 강박 비슷하게 제 어깨를 누르고 있었는데 그것을 잘하면 덜게 될 것 같아요. 그러나 저러나 고생이 많으신데...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말은 맨처음 별도로 올렸던 답글 (자유게시판/캐나다에서 직업 구하기) 에서 거의 다 했습니다. 기억 나시나요? 그 이후로는 직접적인 댓글을 달지 않았지요. 같은 얘기의 반복이라서... 건투를 빕니다.
저는 쉬엄쉬엄 읽고 있는데, 쓰시는 분은 이렇게 긴 글을 쓰시려면 쉽지 않겠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고요, 마지막 이야기는 푸핫~ 하고 웃었답니다. cheap의 의미가 그런식으로 통하네요. 결국 싼 물건만 찾는 사람, 돈 쓰기를 꺼려하는 사람이니, 짠돌이 짠순이가 되는거군요.
미국과 캐나다에서 물건 값이 싸기로 유명한 곳은 Walmart 인데 이민 초기에 시간이 많고 아내와 쇼핑을 같이 다닐 때는 여기 자주 갔었어요. 지금은 시간도 없고 품질과 가게 분위기 때문에 전혀 가질 않지요. 캐나다는 미국과 또 달라서 싸구려 이민자들이 더 많은 건지 제가 가본 곳은 유럽 쪽 사람들이 아주 많이 오는데 매장을 심하게 어지럽혀 놓아요. cheap 한 월마트가 직원을 충분히 쓰지도 않거니와 cheap 한 물건을 사기 위해 워낙 많은 손님들이 몰려 순식간에 초토화시키니 속수무책인 겁니다. 주로 made in China 인 이들 상품은 금방 못 쓰게 되거나 안 쓰게 돼 결과적으로 save 가 아닌 waste, 그래서 이용을 quit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