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깃꼬깃
이상교
잎망울 속에는
나뭇잎이 꼬깃꼬깃
숨어있지.
꽃망울 속에는
꽃잎이 꼬깃꼬깃
숨어있지.
씨앗 속에는
잎, 줄기, 뿌리, 꽃, 열매가
꼬깃꼬깃 숨어있지.
나는 엄마 배 속에
꼬깃꼬깃 숨어 있다가 나와서는
이만큼 컷지.
내 속에는
엄마가 숨겨 놓은 꼬깃꼬깃이
많이 숨어 있지.
보물쪽지 같은 꼬깃꼬깃이
아무 많이도.
감상글: 김혜숙
나뭇잎이 꼬깃꼬깃, 꽃잎이 꼬깃꼬깃, 씨앗 속에서 꼬깃꼬깃, 나도 엄마 뱃속에서 꼬깃꼬깃,
내속에도 엄마가 숨겨놓은 보물이 꼬깃꼬깃.
완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소중한 것을 숨겨 놓을 때 썼던 꼬깃꼬깃이라는 표현이 귀엽고 재미있게 읽혀지다
사랑으로, 다시 가슴 절이게 그리움으로 승화시켜준다.
내 속에 꼬깃꼬깃 숨어있는 것이 무엇일까?
간식 사 달라 조르면 오핀 꽂은 주머니 열어 꼬깃한 돈 주시던 할머니!
부엌 찬장 한 구석에, 철 지난 이불속에 질러 놓았던 엄마의 꼬깃한 돈!
내가 결혼하는 날 아침, 딸 구두 물끄러미 바라보시다 반듯하게 놓아 주시던 아버지!
이런 꼬깃꼬깃 한 것들이 내 안에 숨어 있었고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 쓰고 있다는것을
동시를 감상하며 알게 되었다.
문자로 틱, 카드로 쓱, 하면 해결되는 영혼 없는 소통시대에 소중한 것을 찾게 해주는 동시다
첫댓글 나는 엄마 배 속에
꼬깃꼬깃 숨어 있다가 나와서는
이만큼 컷지.
내 속에는
엄마가 숨겨 놓은 꼬깃꼬깃이
많이 숨어 있지.
보물쪽지 같은 꼬깃꼬깃이
'아주' 많이도.
감동입니다.
마지막 행 아무-아주- 일것 같네요.
그렇네요. 마지막줄
'아주 많이도'
전북동시문학회 작가님들 마음 속에도 신나고 즐거운 동시들이 꼬깃꼬깃 숨어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