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칼국수
결혼하기 전 처음으로 맛본 어머님의 음식입니다.
잠깐 집에 들리라고 하셔서 갔더니 점심으로 이걸 해놓으셨더군요.
전 처음 보는 음식이라 무언가 했지요.
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그리고 담백한 맛이 싫으신 분들은 별로 좋아할것 같지 않은데요.
전 콩도 좋아하고 담백한 음식은 더더욱 좋아하니 제 입맛에 딱 맞더라구요.
다 먹고 나자 상아래 큰 그릇에 담아놓은 콩칼국수를 꺼내시며 더 먹을거냐고 묻더군요.
아...그땐 그래도 이리저리 빼는 얌전한 아가씨였기에 괜찮다고 했답니다..ㅋㅋ..완전 내숭...
그때 딱 한번 얻어 먹어던 어머니의 그 콩칼국수를 가끔 만듭니다.
콩 좋아하는 저와 아들래미는 좋아해서 먹구요.
신랑은 어릴적 수도 없이 많이 먹었던 추억으로 먹구요.
이것도 저것도 없는 딸래미는 얼굴에 인상 쓰면서 먹습니다.
요 설명만으로도 무슨 맛인지 짐작이 가려나요?
그리 특별하지 않지만 은근히 담겨져 나오는 그 콩의 고소함과 담백함으로 먹는 음식이랍니다.
마치 팥칼국수처럼 만든다고 보면 맞을듯해요.
어머님 말씀으론 어렸을때 먹을것 별로 없고 식구는 많고...
콩 불려 지금처럼 많이 넣지도 않았다고 하네요.
거칠게 갈아 물 많이 넣고 한 솥 끓여 온 식구들이 먹었던
그저 특별한 맛이 아닌 그저 배채우기용??
그러고 보니 제가 만든것엔 그때보다 콩의 양이 훨 많이 들어갔겠지요?
저는 배채우기용이 아닌 어머님의 음식으로 먹어보네요.
말하자면 특별음식이지요.
4인분 기준
200ml 한컵, 계량스푼 계량
불린 백태 1컵, 물 7-8컵정도
백밀가루 100g, 통밀가루 220g, 물 160g, 구운 소금 1/2t
콩은 한나절 이상 충분히 불립니다.
전 항상 8시간 이상 불리지요.
한번 끓여줍니다.
비린내는 나지 않고 적당히 살캉하게 익을정도면 될것 같아요.
시간은 콩의 양에 따라 틀리겠지만 불린것으로 한컵정도면 불에 올리고 10분이내에 되더라구요.
믹서기에서 잘 갈아질 정도로 물을 붓고 갈아줍니다.
어머님 말론 특별히 곱게 갈 필요는 없다고 하시더군요.
예를 들어 여름에 시원한 콩국수 해먹을때처럼 갈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
반죽을 미리 하루전에 만들어 놓으면 더더욱 좋겠지요.
아님 아침먹고 만들어 점심때 먹어도 되구요.
전 미리 콩불릴때 반죽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보통 칼국수 반죽은 밀가루와 물을 무게로 2:1의 비율로 넣으면 적당하더라구요
좀 단단한 반죽이 됩니다.
물을 더 넣었는지 좀 말랑하게 되었네요.
덧밀가루를 뿌리고 잘 밀어줍니다.
말랑한 반죽은 잘 달라붙으니 덧밀가루를 더 많이 뿌려야 하지만 나름 장점도 있답니다.
반죽밀기가 된 반죽보다 좀 쉽구요..ㅎㅎ....하지만 자꾸 늘어져서 관리는 쉽지 않아요
그리고 음식이 완성 되었을때 부드럽고 술술 넘어가는 면이 되더라구요.
접어서 썰어주구요.
콩물은 잠깐 사이 훅 올라와서 넘치기 쉽상이기 때문에
잘 지키고 있다가 콩물이 올라오면 그때 면의 밀가루를 털어내고 넣어주면 되네요.
면을 넣어주고 젓가락으로 잘 저어 주어야 안 뭉칩니다.
면이 다 익으면 소금으로 간을 해줍니다.
물의 양을 너무 적게 넣으면 국물이 너무 걸쭉한 죽처럼 될수도 있으니
콩의 양을 많이 넣는게 좋은것도 아니네요.
제가 처음 끓일때 욕심껏 콩의 양을 많이 넣었다가 낭패를 보았거든요.
각자의 그릇에 담아줍니다.
콩칼국수와 같이 먹어서 맛난 반찬은 주로 장아찌류들이더라구요.
오늘도 어김없이 마늘 장아찌와 고추 장아찌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김치도 꺼냈네요.
오랜만에 한번씩 먹으면 신랑도 아주 잘 먹습니다.
아들래미야 없어서 못먹구요..ㅎ
오랜만에 끓여본 매운 고추장아찌랑 먹으면 참 맛있는 어머님표 콩칼국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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