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행실이 다른 것은 분명 문제다.
점쟁이들이나 운명철학자들이 소위 말하는 팔자 탓일까.
팔자란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앞길 두고서 뒷길로 가고
바른 길 두고서 굽은 길로 가는 청개구리나 놀부 아저씨처럼,
가령 중한 일을 하는데 있어서나 귀한 돈을 쓰는 데 있어서
해야 될 일은 안하고, 안 써야 할 곳에만 돈을 펑펑 뿌려댄다.
긴요한 일에는 늘 눈물이 고인다.
지나는 길목마다 한숨이 들끓는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행실이 그런 걸 보면,
갓난아기가 용변을 못 가리듯 그런 걸 보면,
사리를 분별하지 못해서라기보다, 또는
생각이 모자라서라기보다 팔자소관으로 돌려야 마땅할 것 같다.
그래야만 그 일을 겪는 사람이나 바라보는 사람이 마음 편하다.
이런 팔자가 오늘도 문 앞에 줄줄이 서 있다.
***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분명 많은 문제를
야기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세상엔 '안 써야 할 곳에만
돈'이 모여서 쓸 데 없는 청문회나 열리고, 정작 돈이
필요한 서민들은 '지나는 길목마다 한숨이 들끓는' 어려운
삶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팔자소관'이라 자위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문 앞에 줄줄이 서 있는
'팔자'를 향한 처절한 항변이겠지요.
첫댓글 나이가 연만한 시인이라 그런지, 연륜은 묻어나지만 산문시라는 게 원체 체질이 아닌가 봅니다.
끊임없는 항해를 하시는 우리 약수님뒤에 말없이 힘이 되고져하는 펜이 있읍니다 선은 선을 낳고 악은 악을 낳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