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의 해석
임병식rbs1144@daum.net
‘다리’하면 대체적으로 두 가지가 떠오른다. 하나는 신체에 붙어있는 특정부위와 다른 하나는 어디에 설치가 되어 건너게 되는 시설물이다. 이 말이 익숙한 것은 아무래도 신체의 일부분인 명칭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정확한 부위는 신체 하반신의 대퇴부로부터 발목까지를 이른다.
그 중간에 무릎이 있고 끝나는 부분에 복숭아뼈가 있다. 그러니까 이것을 한계로 발뒤꿈치에 이르는 아크래스 건과 발바닥은 물론 발등은 해당되지 않는다.
다리는 신체에서 가장 튼튼한 뼈가 받쳐주고 있다. 몸의 무게를 감내하는 것은 물론, 때로는 짐을 지고 이동을 해야 함으로 특별히 튼튼하게 설계가 되었다. 이런 다리는 대체적으로 음지에서 신체를 도와준다. 말하자면 엉덩이나 발바닥처럼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불평은 거의 하지 않는다. 고작 신경질이랄까, 태업을 하는 것은 쥐가 나게 하여 자신의 고단함을 알려줄 뿐이다. 그러면 몸은 그때서야 ‘네가 과로를 했구나’ 하고 인정해줄 따름이다.
이 다리는 드물게 상징적인 의미도 지닌다. 어렸을 적은 “아무개는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말이 거짓이 아닐 것이, 태어나면 다리 밑에서 수습을 하니,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 아닌가 한다.
이 밖에도 사람의 다리는 옮겨다니는 기능 이외도 소통의 의미가 있다. 이동해야 만나고 일을 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다리는 감정의 소통도 담당한다. 죄는 짓는 사람은 다리를 펴고 자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바, 잘못하면 오금이 져려오기 때문이다.
이것 이외 다리는 시설물로서의 갖는 상징성을 지닌다. 우선 그런 다리는 어디를 ‘건넌다’는 의미가 있다. 그 건넌다는 것은 연결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시설물로서의 다리는 또한 떠받침의 상징성을 갖는다. 떠받드는 곳에는 반드시 교각이 있고 그 교각은 온전히 올려진 무게를 감내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실감으로 느낀 적이 있다. 전남 구례 화엄사를 갔을 때의 일이다. 대웅전을 지나니 국보 쌍 사자 석탑이 있었다. 거기에는 세 마리의 사자가 석탑을 떠받치고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무척 힘겨워보였다.
그렇게 보인 것은 어디까지나 석공의 절묘한 솜씨겠지만 그것은 보기에 온전히 사자 세 마리가 용을 쓰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 그런 것은 상다리에도 흔히 묘사되어 있다. 호족반이니, 개 족반이니 하는 것이 그것이다.
또한 다리는 두 지점간의 교통의 의미가 있다. 다리가 놓여 진 곳은 구릉이나 강이다. 그런만큼 이질적인 지형을 연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곳은 자연히 식생이 다르고 지형이 다르다.
다리를 생각하면 민족상잔의 비극이 생각난다. 6.25가 발발하자 한강철교가 끊기고 말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고립무원상태가 되었다. 숱한 사람들이 기아생태에서 죽어갔다.
다리가 끊어져도 그런데 사람도 다리가 고장이 나면 생명을 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움직여서 이동을 할 수 없고 교류와 소통은 단절된다.
1970년 초 서울에서 ‘다리’지라는 잡지가 발행되었다. 김상현의원이 창간한 정치평론집이었다. 그런데 그 잡지는 유신시절을 거치면서 폐간이 되고 말았다. 민주화운동의 볼온한(?)내용을 실었다는 이유였다.
그 잡지는 당초 학생과 민주세력에게 다리의 역할을 하려고 발행이 되었는데 그 의도가 무색하게 다리가 잘리고 만 것이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다리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연결의 의미와 소통의 의미, 떠받침의 의미를 두루 함께 가지고 있다.
이런 다리인데 속담인들 없으랴. ‘양다리 걸치기’. ‘어디를 가는데는 다리가 철마보다 낫다’. ‘다리 밑에서 욕하기’.모두가 다 다리가 있음으로 해서 생겨난 속담이다.
최근에 다리의 건강이 강조되고 있다. 다리가 튼튼해야 건강하다는 것이다. 혈액은 장기에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실상은 아니라고 한다. 다리의 활력이 맑은 피를 만든다는 것이다. 아무튼 말없이 봉사만 한다고 하여 업신 여길 것이 아니라 다리 귀한 줄을 자각할 일이다. (2025)
첫댓글 사람의 다리와 교량에 대한 해석을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의 다리 특히 남정네의 다리는 잠자리에서 수작용으로 자주 묘사되더군요 살다보면 다리가 되어주는 고마운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편치 못하거나 불안하면 다리를 펴고 자지 못하니 다리의 평안을 위해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을 해야겠습니다 사람의 다리도 강을 건너는 다리도 튼튼함이 생명인즉 노후한 다리일수록 끊임없이 관리하며 보강공사도 잘 해야겠습니다.
생각해보면 관심을 갖지 않고 살지만 다리만큼 중요한 부위와 기능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살아 움직이는 것은 오직 다리에 의한 것이니 늘 신경을 쓸 부분입니다.
노후의 척도는 다리에 있다는 맗도 있으니 다리를 잘 관리할 일입니다.
‘다리’하면 신체에 붙어있는 특정부위, 건너게 되는 시설물.
“아무개는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 국보 쌍 사자 석탑 세 마리의 사자 석탑 호족반,
한강 다리 민족 상잔의 비극. ‘다리’지 유신독재 투쟁 선봉으로 탄압,
‘양다리 걸치기’. ‘어디를 가는데는 다리가 철마보다 낫다’. ‘다리 밑에서 욕하기’.
'죄를 짓는 사람은 다리를 펴고 자지 못한다'
다리에 대한 모든 것을 잘 정리 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다리에 관해 떠오르는 생각을 써봤습니다.
생각하면 인체중 다리만큼 중요한 부위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궂은 일을 하면서도 칭찬을 듣지 못하지요.
다리하면 이쪽과 저쪽의 연결, 소통의 의미가 크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