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 이긴다!
‘제품’의 차별이 아닌 ‘인식’의 차별을 추구하라!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비슷한 제품들, 이름만 조금씩 다를 뿐 맛도 분위기도 비슷한 가게들….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가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오늘날,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팔 수 있을까?”는 모든 이들의 고민일 것이다. 답은 빤하다. 남과 다르면 된다. 그래서 모든 기업은 차별화된 제품을 위해 머리를 싸맨다. 회의실에서는 “뭐 좀 뾰족한 아이디어 없어?”라는 상사의 질책이 이어지고, 엔지니어들은 세상에 없는 제품을 목표로 밤을 새운다.
하지만 대중은 어지간히 다르지 않고서야 꿈쩍도 하지 않는다. 설령 세상을 뒤집을 만큼 획기적인 아이디어나 새로운 제품이 나온다 해도, 기술이 엇비슷해진 탓에 금세 따라잡히기 일쑤다. 그럼에도 살아남는 브랜드는, 사랑받는 기업은 분명 존재할 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대체 어떻게 해야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에 관한 이야기다.
이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있다. 차별화에 집착하다 자칫 ‘혁신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것. 우리는 알게 모르게, 차별화라고 하면 무조건 뭔가 새롭고 획기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는 듯하다. 그러나 품질이나 기술의 ‘실제적인 차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인식상의 차이’다. 물리적인 차이는 경쟁자에게 금세 따라잡힐 수 있지만, 인식상의 차이는 사람들의 마음에 한번 각인되면 따라 하기가 훨씬 어렵다. 즉 진정한 차별화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인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다름’이란 더 크고 더 좋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아주 작은 차이를 ‘인식시키는’ 과정이다.
어떻게 ‘다름’을 만들고 유지할 것인가?
평범한 제품을 탁월한 브랜드로 바꿔줄 차별화 로드맵
이 책의 저자는 탁월한 강의와 연구활동으로 ‘마케팅의 석학’이라 불리는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의 홍성태 교수와, 광고 없는 잡지 매거진 〈B〉· 외식 · 호텔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넘나드는 제이오에이치의 조수용 대표. ‘최고의 마케팅 교수와 독보적인 브랜딩 전문가의 만남’이라는 점만으로도 주목할 만하다고 하겠다.
두 저자는 기존의 차별화 사례들이 “도무지 천재가 아니면 생각해낼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나 기술로 만든 제품 일색”이라는 아쉬움을 느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힌다. 진정한 차별화란 작게는 “내가 맥줏집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다르게 하면 좋을까”에서부터, 크게는 “도대체 차별화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라고 고민하는 기업에 로드맵을 그려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차별화의 원리’ 부터 ‘차별화의 유지방안’에 이르기까지 순서대로 차근차근 이끌어가는 구성을 취한다. 가격, 가성비, 기능, 품질, 명성이라는 5가지 경쟁력으로 실질적인 ‘다름’을 만드는 방법부터, 그 ‘다름’을 효과적으로 인식시키는 커뮤니케이션 방법,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다름’을 유지하는 방법까지, 평범한 제품을 ‘탁월한’ 제품으로 바꾸어줄 ‘차별화 전략’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아울러 이 책에 실린 차별화 성공 사례는 매거진 〈B〉에서 선정한 브랜드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더 유의미하다. 대단히 혁신적인 기술이나 엄청난 비용을 들인 공룡 같은 브랜드가 아니라, 하나같이 자기만의 공고한 컨셉을 가진 작고 단단한 브랜드이기에,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궁극의 차별화’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줄 것이다.
또한 기업 경영자의 입장에서 시작하는 다른 차별화 책들과 달리, 이 책은 현장의 실무자들에게 좀 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다름’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차별화된 기업이나 제품 브랜드는 물론, 개인 브랜드를 만드는 데에도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다. 기획자, 마케터뿐 아니라 일반 사원 및 CEO부터 브랜딩에 관심 있는 개인과 학생까지, 이 책을 통해 실질적인 ‘차별화 전략’이 무엇인지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마케팅 석학과 브랜딩 전문가가 들려주는 차별화 포인트!
학자의 탄탄한 이론과 실무자의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이론이 합쳐진 만큼, 이 책에서는 ‘다름’을 만들고 유지해가는 과정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차별화의 5가지 메시지를 간략히 소개한다.
1. 더 크고, 더 많고, 더 좋은 게 아니라, 진정 남다른 것이 차별화다.
로모는 기대하지 않았던 사진이 나온다는 점을 자기만의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그것을 대체할 수 없는 강점으로 인식시켰다. 이 카메라는 의도한 대로 사진이 나오진 않지만 우연찮게 재미있는 사진을 건질 때가 종종 있다.
2. 현격하게 달라야 할 필요는 없다. 아주 작은 차이가 차별화를 만든다.
다른 조건들이 유사하다면, 다시 말해 최소량의 법칙이 충족된다면, 그 후에 사람들은 ‘작은 차이’로 쉽사리 결정을 내리곤 한다. 친구에게 어느 맥줏집에 가자고 했을 때 “왜 그 집에 가자는 건데?”라고 친구가 묻는다면, “다른 곳에는 없는 안주가 있잖아”, “사장님 서비스가 각별하거든” 등의 대답을 할 것이다. 이러한 답변은 일종의 방아쇠 역할을 한다. 놀랍게도 사람들이 무언가를 택하는 이유는 대부분 아주 사소한 데 있다.
3. 실제적인 차이로는 부족하다. 심리적인 차이를 심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멋진 스포츠카 람보르기니를 타보았는가? 람보르기니는 ‘시저 도어scissor door’라고 하여 문이 수직으로 열리는데, 보기에는 멋지지만 막상 타려면 문턱 때문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기가 불편하다.두 사람이 겨우 타는 차에서 운전자는 운전하는 재미라도 느낀다지만, 옆에 앉은 사람은 멀미가 날 지경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남성들이 람보르기니를 로망으로 꼽는 이유는 무엇일까.
4. 차별화의 타깃은 대중이 아니다. 의식 있는 소수를 겨냥하라.
애플은 매사에 실제의 시장 지배력보다 굉장히 작게 플레이하는 기업이다. 작게 플레이한다는 말은 ‘작은 회사처럼 행동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애플의 맥북이나 아이폰 등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계속해서 마이너리티에 속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발 더 나아가 왠지 ‘의식 있는 소수’처럼 느끼게 된다. ‘아무 생각 없는 대중’이 될 것인가, ‘의식 있는 소수’가 될 것인가. 사람들의 내면에는 후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그게 더 멋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5. 한 번의 화젯거리가 아니라 오래도록 유지되어야 진정한 차별화다.
러쉬의 차별화는 과연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durable) 포인트인가? 러쉬는 아침에 쓰는 샴푸나 비누가 하루의 기분을 좌우한다고 믿기에, 결코 따분하지 않은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는 데 주력한다. 욕조에 폭탄처럼 투하하는 입욕제인 발리스틱, 샤워 젤리, 고체샴푸, 마사지 바 등, 러쉬의 크리에이티브한 제품들은 소비자들이 지루해할 틈을 주지 않는다. 동시에 ‘신선한 핸드메이드’라는 브랜드 컨셉에 따른 품질을 굳건하게 유지한다.
[교보문고 제공]책속으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차별화를 한다고 하면 무조건 뭔가 새롭고 획기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노이로제에 걸려 있는 듯하다. 하지만 남보다 앞서야겠다는 생각에 몰두하다가는 자칫 혁신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품질이나 기술의 ‘실제적인 차이’도 중요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인식상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물리적인 차이는 경쟁자에게 금세 따라잡힐 수 있지만, 인식상의 차이는 사람들의 마음에 한번 각인되면 따라 하기가 훨씬 어렵다.
시중에 나와 있는 그 많은 차별화에 관한 책이 흥미롭게 읽히다가도 간혹 짜증이 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책들에 나오는 차별화 사례는 참으로 기막히게 희한하여 도무지 천재가 아니면 생각해낼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나 기술로 만든 제품들 일색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차별화는, 사람들에게 우리 치킨집이 옆의 치킨집과 다른지를 어떻게 인식시킬 것인지와 같은 문제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간혹 세상을 뒤집을 만큼 놀랍고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업이라도 매번 세상을 뒤집을 만한 혁신을 이어가기란 불가능하다. 어쩌면 이런 딜레마 속에 마케팅의 본질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하루하루 행해지는 마케팅에서 조그마한 진화를 일궈내고, 그것을 의미 있는 차별화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인식시키는 것’이야말로 마케팅의 진정한 역할이 아닐까.
- 프롤로그. 작은 차이가 큰 성공을 낳는다 중에서
지금이야 서울이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과거에 내가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에는 외국 친구들이 서울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들로부터 서울은 어떤 곳이냐는 질문을 심심치 않게 받았는데, 한국에 와본 적이 없는 친구에게, 그것도 1980년대에 서울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란 난감했다.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서 설명할 수도 없고, 지리적 위치를 말하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고심 끝에 ‘도쿄 같은 곳인데 더 활기찬 도시’라고 대답했는데, 의외로 잘 알아들어서 유용하게 써먹곤 했다.
도쿄가 서울보다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도쿄에 대한 템플레이트를 갖고 있다. 아마도 ‘이국적인 아시아의 도시’라는 이미지일 것이다. 즉 ‘이국적인 아시아 도시’라는 카테고리의 리더는 도쿄다. ‘도쿄 같은 곳’이라는 설명은 일단 그 이미지와의 유사점(POP: Point Of Parity)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다음에는 차별점(POD: Point Of Difference)을 얘기한다. ‘더 활기차다’가 바로 그것이다. “도쿄 사람들은 밤 11시가 되면 집에 들어가지만, 서울 사람들은 그 시간이면 집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불야성을 이룬다”라고 농담처럼 건네면 눈이 동그래지며 금세 알아듣는다. ‘도쿄 같은 곳인데 더 활기찬 도시’라는 간단한 문장으로 서울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것이다. 도쿄에 대한 이미지를 이용해서 서울을 부각하는 방법이다.
- 1부. ‘다름’을 익숙함에 얹어라 중에서
이태원의 수제 버거 전문점인 자코비스Jacoby’s의 명물은 단연코 ‘내장파괴버거’다. 두 겹의 두터운 패티 사이에 치즈 3장과 구운 양파, 토마토, 칠리소스를 넣어주는 이 버거의 양은 위장이 파괴될 만큼 어마어마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하게 거대한 이 햄버거는 소문을 듣고 멀리서 찾아온 사람들 때문에 먹으려면 기나긴 줄에 합류해야 한다. 말리뇨나 자코비스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기발한 차별화 제품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이들이 얼마나 큰 브랜드로 성장할지 궁금하다.
차별화 성격이 강한 제품은 니치마켓niche market에서 시작한다. 이런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는 브랜드가 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진다. 즉 차별화로 화제가 되는 제품이라도 일정한 궤도에 올릴 강력한 추진 동력이 없으면, 시장에서의 퇴장은 시간문제다. 브랜드를 궤도에 올릴 수 있는 경쟁력은 다섯 가지, 즉 가격, 가성비, 기능, 품질, 명성이다. 이 중에서 무엇을 우리 기업의 차별화 동력으로 삼을지는 각 기업이 보유한 자금동원 능력, 기술개발 능력, 이미지홍보 능력 등의 역량과 자원에 따라 달라진다.
- 2부. 어떻게 다름을 만들 것인가 중에서
‘어떻게 실제적인 차이를 만드느냐’는 차별화 추진의 동력이자 브랜드의 실질적인 경쟁력이 되는 셈이다. 실제적인 차이 없이 차별화하려는 것은 모래 위에 집짓기다. 그러나 이에 더해 또 다른 차원의 차별화가 필요한데, 바로 ‘어떻게 인식상의 차이를 만드느냐’이다. 이 두 가지 차원을 동시에 고려하여 복선伏線을 깔아야만 차별화가 비로소 완성된다.
차별화를 보여주는 기본 방향은 아홉 가지 커뮤니케이션 범위에 대부분 속한다. 아홉 가지 중에서 두 가지 이상의 특징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