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여름 한 달 간의 앙코르 여행 기록
누구랑 : 연오랑 세오녀 찬이 가족 여행
기간 : 7월 20일(목)-8월 18일(금) 29박 30일
장소 : 인천-태국(방콕-깐짜나부리-나컨빠톰-쑤코타이-씨 쌋차날라이-싸완클록-우돈타니-반치앙-나컨파놈)-라오스(타캑-싸완나켓-빡쎄-짬빠싹-씨판돈)-캄보디아(스뚱뜨렝-꼼뽕짬-씨엠리업-바탐봉-씨쏘폰)-방콕-인천
8월 15일(화) 스무 일곱째 날
프사낫에서 과일을 사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음악이 들린다. 소리 나는 쪽으로 가보니 천막이 보이고 사람들이 앉아 있는 모습으로 봐서 결혼식이 열리는 모양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는 않는 것 같다. 상가 사이 길을 완전히 막고 결혼식을 할 모양이다.
다시 3번 도로 쪽으로 나가는데 뭔가 행렬이 보인다. 오늘이 8월 15인데 기념 행사를 하는 것인가 싶어 살펴보았다.
남자들이 흰옷 상의에 아랫도리는 짙은 청색이나 검은색 옷을 입고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끌고 가고 있다. 행렬은 쯔하야 호텔 쪽으로 진행하는 중인데, 앞쪽에서는 풍악 소리가 들린다. 걸음을 빨리 하여 앞으로 다가갔다. 궁금하게 여겼던 행렬을 장례 행렬이었다.
상주로 보이는 남자들이 맨발에 모시옷을 입고 걷는다. 이마에 맨 흰 천에 붉은 사각형을 붙이고, 등에도 붉은 사각형을 달고 걷는다.
대나무 지팡이는 아주 짧게 들고 간다. 남자들은 관을 실은 차 앞쪽에서 가고, 여자들이 관 뒤쪽에서 따른다.
머리에 흰 수건을 쓰고 있지만, 우리 나라 처럼 울거나 곡을 하지는 않는다. 앞쪽에는 분홍색 두건과 옷을 입은 악사들이 징과 심벌을 연주하면서 간다. 천으로 감은 채로 치는 게 아니라 그냥 짧은 막대기로 징을 치니 소리가 퍽퍽하고 단조롭다.
우리 나라 상여소리와 비교할 수 없는 정도로 음악 수준은 낮다. 바비큐 된 돼지 한 마리와 통째로 삶은 돼지도 함께 실려 간다.
노잣돈을 뿌리는 의식과 비슷하게 중년 남자는 금박을 약간 묻힌 종이를 계속 뿌린다. 머리에 흰 수건을 쓴 여자는 종이를 배처럼 접은 것과 탈곡하지 않은 벼를 튀밥으로 튀긴 것을 함께 길에 뿌린다.
장례식을 주재하는 스님은 자전거에 앉은 자세를 잡고 있다.
제일 앞에 가는 만장엔 한자가 쓰여져 있고, ‘간화이사회(柬華理事會) 성사단(醒獅團)’이라는 글이 새겨진 옷을 입은 사람이 있는 걸로 봐 중국계 장례 행렬인가 보다. 중국인들은 캄보디아를 간포채(柬埔寨)로 표기한다. 그러므로 ‘간화(柬華)’란 캄보디아 화교를 뜻한다. 나는 처음에는 간(柬)이라는 글자를 동(東)으로 생각했다. 캄보디아는 동포새(東埔塞)가 아니라 간포채(柬埔寨)다. 2004년 구정 때 씨엠리업에서 이 ‘醒獅團’이라는 글씨를 본적이 있다.
행렬은 병원에서 5번 도로를 따라 가다가 팔이 여덟 개 달린 비슈누 상을 한 바퀴 돌아 다시 남쪽으로 간다. 장례 풍습이 중국 문화와 캄보디아 문화가 어울려 복합적인 것 같다. 갑자기 우리 나라 전통 장례 모습을 다룬 <학생부군신위>와 <축제>라는 영화가 생각이 난다.
나는 장례식을 끝까지 따라가지 않고 중간에 빠져나와 철길을 따라 걸었다. 침철을 밟으면서 걸어보니 우리 나라 침목 간격보다 훨씬 넓다. 집성대주점 (集盛大酒店)(Jip Sreng Restaurang) 식당이 있는 곳에서 모또를 잡아서 호텔로 돌아왔다. 위성 TV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데, 인터내셔널 노래와 클래식 곡들이 자주 나온다. 소피아 로렌 비슷한 여배우가 등장하지만 영화 제목을 알 수 없다.
* 환전
-외환은행 2006년 7월 19일 환전 클럽 이용
1달러 964.47 원(고시 환율 975.37원에서 사이버 환전으로 65% 할인율 적용)
-라오개발은행(타캑) 2006년 8월 1일, 1 달러=10,020 낍
-빡쎄 란캄 호텔 2006년 8월 5일, 1 달러=10,000 낍
-1달러 : 4,136 리엘 2006년 8월 8일, 꼼뽕짬 환전소
* 연오랑 세오녀 가족의 다른 여행기는 http://cafe.daum.net/meetangkor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첫댓글 뭔가 굉장한 사람의 장례식일까요? 행렬이 어마어마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