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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랑사랑 봉우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이봉우(일향)
제 56장,
해운대는 우선 고운 모래를 품고 있는 백사장과 바다와 맞닿은 해안선이 아름답다.
백사장 길이는 1.55km에 면적이 60,000㎡로 12만 명이 한꺼번에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거대한 규모다.
인근에는 해운대 온천, 동백섬, 오륙도, 달맞이길, 청사포(횟집), 올림픽공원, 요트경기장 등이 어우러져 입체적 관광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샤워장, 탈의실, 식수대, 화장실 등 각종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으며 주변에 있는 초특급호텔에도 갖가지 위락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함께 인공적인 조화가 돋보이는 곳으로 도시의 편리함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타지에 있는 불편함이 적은 휴식처가 되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관광철인 여름 성수기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는 곳이다.
서진과 지연은 마음 놓고 백사장을 뛰어 다니는 창민이의 모습을 보면서 즐거움에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른다.
창민이는 백사장을 뛰어 갔다 되돌아 와서는 아빠 품안으로 뛰어 들어 안기곤 하면서 아빠의 손을 잡고 백사장을 뛰며 즐거워한다.
“아빠!
나 무등 태워주면 안 돼?“
”창민이가 아빠 어깨에 무등 타고 싶어?“
서진은 두 말도 없이 아들을 번쩍 들어 어깨위에 올린다.
“와!
아빠, 너무 너무 멋있어요.
바다가 멀리까지 보이고 너무나 멋져요.“
서진이는 그런 아들을 태우고 백사장을 걷는다.
얼마나 이런 모습들을 상상하며 그리워했던 것들인가?
이런 것이 바로 행복이고 삶의 기쁨이리라.
지연 또한 그런 두 부자를 바라보며 마냥 기쁨에 들뜬다.
처음으로 아빠에게 하고 싶은 것을 해 달라며 좋아하고 있는 아들과 그것을 해 주면서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찬 부자의 모습이다.
그렇게 두어 시간을 그들은 바다의 백사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우리 창민이 배고프지 않니?”
서진이 묻는다.
“아빠!
맛있는 것 사주세요.“
”창민이가 뭘 좋아하는지 아빠가 모르는데 어떻게 하지?“
“엄마가 좋아하시는 것은 창민이도 다 좋아해요.”
“뭐?
그럼 엄마가 해 주는 것 다 좋아한다는 말이지?“
”그럼요!“
“그럼 우리 집에 가서 엄마더러 맛있는 것 해 달라고 할까?”
“아빠!
그건 안 되지요.
그럼 저녁때까지 배고픈 것을 참아야 해요?“
”하하하...........
우리 창민이가 배가 고프구나!
그래, 무엇이든지 말만 하면 아빠가 다 사줄게!“
서진은 처음으로 자신의 가족과 멋진 외식을 즐기려 고급스러운 식당으로 간다.
언제부터인가 늘 꿈에 그리던 모습이었다.
아들과 딸을 앞세우고 부부가 나란히 행복한 모습을 보이며 온 가족이 함께 멋지고 근사한 외식을 즐기는 모습을 그려보던 적이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영원히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던 모습이었다.
자신과는 다른 세계의 일이라고 애써 그런 모습들을 보지 않으려고 했던 모습들이 지금 자신을 얼마나 행복하게 해 주고 있는지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은 행복감에 취해오는 것만 같다.
“여보!
정말 이런 것이 행복하다는 것이 맞지?“
서진은 지연의 손을 슬그머니 잡으며 말을 한다.
“그럼요!
이 순간에 우리 창민이가 주는 행복이 얼마나 값지고 큰 것인데요.
우리 창민이가 없다면 얻지 못할 행복인걸요.“
그들은 처음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아들인 창민이와 함께 외식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모처럼의 나들이에 창민이는 피곤했던지 잠이 들었다.
서진은 그런 창민이를 방으로 데려다 눕히고 나서 아이가 깊은 잠이 들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지연이 있는 방으로 돌아온다.
서진은 지연을 포옹한다.
그들은 서로 깊은 포옹을 나누며 새삼스럽게 두 사람의 깊은 사랑을 확인하고 또 확인을 한다.
“여보!
사랑해!
그리고 우리 창민이는 낳아줘서 너무 고마워!“
”나도 행복해요.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에요.“
”내가 당신을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친정에도 연락도 하지 않고 이 먼 부산에서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어떻게 했겠소?“
”정말 우리가 부산에서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어요.
내 친정에 연락을 하면 당신이 분명히 찾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되면 창민이를 어머님께 빼앗길 것만 같았어요.“
”미안하오.
당신을 지켜주지 못했던 내가 정말 미안하오.
그러나 이제는 절대로 그런 일이 없을 것이오.“
”여보!
다시는 당신하고 헤어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오.
내 아들을 낳은 당신이오.
이제 어머니도 절대 당신을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오.“
그들의 뜨거운 사랑은 밤이 새도록 꺼질 줄을 모른다.
부부로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이런 행복감을 가져보지 못했고 꿈도 꾸워 볼 사이도 없이 갈라섰던 그들이었다.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해야만 했던 그들이었기에 이 행복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것인 줄 너무나 깊이 깨닫고 있는 것이다.
“여보!
내일 당장 내 짐들을 모두 이곳으로 가져와야겠소.
이곳이 내 가족이 있는 곳이니 내가 이곳에 있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소?“
서진은 지연을 보면 말을 한다.
“정말 그럴 수 있어요?
먼저 어머님께 말씀을 드리고 나서 저와 창민이가 인사를 드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요!
지금의 이 행복을 아무리 내 어머니라고 해도 방해받고 싶지 않소.
내가 이곳에 근무를 하고 있는 동안 우리만의 행복을 아무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오.“
서진의 진솔한 마음이다.
그러나 지연은 시어머님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동안 너무나 힘들고 외롭게 살아왔던 자신들의 삶에 아무도 끼어들게 하고 싶지 않은 남편의 마음 또한 헤아릴 수밖에 없는 지연이다.
지연은 남편의 뜻에 따라 당분간이라도 행복에 젖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면서 그들은 자연이 집에 대한 이야기들을 회피하고 있다.
서진은 자신의 말대로 모든 짐을 옮겨온다.
아무도 없는 빈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외롭고 싫은 서진이다.
그토록 사랑하는 아내고 아들이 있는 집이다.
더 이상 헤어져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그들이다.
서로 가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에 그들은 부부라는 생각에 서로 변함없는 것이다.
매일 아침 서진은 지연이 해 주는 따뜻한 밥으로 아침을 먹고 아내와 아들의 배웅을 받으며 출근을 한다.
지연은 서진을 출근시키고 나서야 창민이를 데리고 가게로 간다.
부지런히 아침 집안일을 하고 나서도 충분한 시간이다.
지연은 바쁜 중에서도 행복함을 느낀다.
민혜란은 그런 지연의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행복해지는 기분이 된다.
자신이 바라보던 그 남자가 바로 사장님의 남편이고 창민이의 아빠라는 사실에 더욱 놀라움과 기쁨이 되어 민혜란의 가슴에 잔잔한 행복이 전해진다.
“사장님!
어서 들어가 보세요.
벌써 여섯시가 거의 다 되어가고 있어요.“
”미스 민!
요즘은 내가 일찍 들어가곤 하니까 힘들지?“
지연은 모든 것을 민혜란에게 맡기곤 한다.
“힘들기는요?
창민이가 얼마나 얼굴이 밝아지고 웃음이 많아졌는지 모르세요?
그리고 사장님의 표정이 얼마나 행복해보이시는지 사장님을 보고 있으면 저희들도 덩달아 행복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고마워!
이렇게 모두들 함께 기뻐해주니까 정말 더욱 행복한 것 같아!
그럼 오늘도 미스 민을 믿고 들어갈게!“
“네!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마세요.“
지연이 막 가게를 나서려고 하는데 서진이 창민이를 데리고 들어선다.
“어머?
당신이 이렇게 일찍 어떻게 시간이 나셨어요?”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라서 스케줄을 변경시켰지.
오늘은 우리 창민이하고 쇼핑을 하기로 약속을 했거든!“
“언제요?”
“후후후............
당신 모르게 남자들끼리 약속이었어!
어서 갑시다.“
지연은 자신의 승용차가 있는 곳으로 간다.
서진은 늘 승용차를 보내버리곤 한다.
회사에서 내어주는 승용차와 기사를 쓰고 있는 서진은 사적인 일에는 늘 승용차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서진은 지연의 승용차를 자신이 핸들을 잡는다.
서진은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유명하고 큰 백화점으로 간다.
“창민아!
아빠한테 뭘 사달라고 했어?“
”엄마한테는 비밀인데?“
”이렇게 함께 가는데 비밀이 어디 있어?
그리고 엄마만 따 돌릴거야?“
”창민아!
엄마가 삐졌나보다.
우리 이제 엄마한테도 말해주자.“
서진은 백밀러로 아들을 보며 웃음기 어린 표정이 되어간다.
“그럼 엄마도 허락해 주어야 해요.”
“그래, 뭔지 엄마도 알고 싶어!”
“아빠한테 게임기 사달라고 했어요.”
“뭐?
너도 그런 것을 할 줄 아니?”
“여보!
우리 창민이가 그런 것을 왜 못한다고 생각하오?“
서진은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는 아내가 이상하다는 듯 바라본다.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거든요.
정말 창민이가 그런 것도 할 줄 아니?“
”엄마!
저도 잘 해요.
엄마가 싫어하시니까 말을 안 하고 있었어요.“
”그랬어?
엄마가 언제 그런 것 안 된다고 말을 했었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넌 늘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만 하시니까 당연히 그런 것은 엄마가 싫어하시는 줄 알고...........“
“그랬구나!
우리 창민이가 엄마 마음을 알고 있었구나!“
그러나 지연의 마음은 몹시 아파온다.
아들이 그런 것에 마음을 두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자신이 너무 이기적이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여보!
난 우리 창민이를 보통아이들처럼 편안하게 키울 생각이오.
내 어머니처럼 공부에만 매달리게 하는 아이로 키울 생각은 없소.
얼마든지 놀기도 하고 친구들도 사귀게 하면서 자유롭게 하면서 키우고 싶은 생각이오.“
”네!
그것은 나도 당신 생각하고 같아요.
그렇지만 그런 오락기에 너무 마음을 빼앗겨 버리면 안 되잖아요?“
”우리 창민이하고 약속했소.
저녁이면 잠자기 전에 아빠하고 함께 하기로 했으니 걱정하지 마시오.
그렇지 창민아?“
”네!
아빠하고 하기로 했어요.“
창민이의 음성은 밝고 명랑하다.
“알았습니다.
그동안 이 엄마는 맛있는 간식을 준비하겠습니다.“
“하하하...........좋지!”
“하하하..........엄마, 고맙습니다.”
좁은 차안은 두 부자의 웃음소리로 가득 채워진다.
그렇게 세 가족은 백화점에서 쇼핑을 한다.
처음으로 아빠 손을 잡고 쇼핑을 하는 창민이의 행동은 참으로 행복 그 자체로서 빛나 보인다.
창민이는 물건을 고르기 보다는 온 백화점 안을 돌아다니며 아빠를 부르고 아빠를 자랑하듯 손을 꼭 잡기도 한다.
그런 창민이의 모습을 보면서 지연 역시 행복함이 온 몸에 퍼진다.
“우리 창민이 아빠하고 쇼핑을 하는 것이 그렇게 좋으냐?”
서진이의 물음이다.
“아빠!
너무 기쁘고 행복해요.“
창민이의 밝고 티 없는 음성이다.
“창민아!
필요하고 가지고 싶은 것이 없니?“
”아뇨!
이렇게 그냥 아빠하고 엄마하고 백화점에 마음 놓고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기뻐요.“
”하하하.......
이제 이런 시간을 자주 만들어야겠구나!“
“아빠!
정말이죠“
지금 약속을 해 주는 거예요?”
“그럴까?
우리 창민이가 원한다면 아빠는 언제든지 그렇게 해 주마!”
“와! 신난다.
엄마, 아빠가 분명히 약속을 해 주신 것 엄마가 인정해 주어야 해요.“
창민이는 엄마 아빠와 분명한 약속을 해 나간다.
백화점을 신나게 돌고 나서야 배가 고프다는 창민이다.
“뭘 먹을까?”
“아빠!
떡볶이 사 주세요.“
”떡볶이?“
”네!
오뎅하고 같이 먹으면 정말 맛이 있어요.“
”그럴까?
근데 어디에 가면 먹을 수 있는 거지?“
”여기 맨 윗층으로 올라가면 다 있어요.“
창민이는 먼저 에스컬레이터 있는 곳으로 간다.
서진과 지연은 그런 창민이를 보며 서로 마주보며 웃는다.
그들은 창민이가 원하는 대로 맨 위층에 있는 음식점이 즐비한 곳으로 간다.
그리고 떡볶이와 우동 김밥으로 저녁을 먹는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행복 그 자체였다.
글: 일향 이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