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염장이 "노무현 대통령 마지막 모습" 회고
고 노무현 대통령의 시신을 직접 닦고 수의를 입힌 유재철(52) 선생이 오랜 침묵을 깨고 고인을 염할 때의 비사를 공개했다.

▲ 대통령 염을 맡아하는 유재철 선생 ©서울의소리
<중앙선데이>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2년여 전 상황과 관련, "노 전 대통령이 고향 봉하마을에서 추락 서거했다는 내용은 문자로 알게 되었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곧바로 짐 챙겨 직원들과 함께 KTX를 탔다. 봉하로 내려가는 길에 최규하 전 대통령 장례 때 인연을 맺은 공무원들에게 전화했더니 '연락 잘했다. 도와 달라'며 현장의 직원을 연결시켜줬다. 밀양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양산 부산대 병원까지 달렸다"고 밝혔다.
그는 장례식장 안치실에서 흰 천으로 덮여 모셔저 있는 노 전 대통령을 시신으로 처음 보게 되었으며, ;황망했다' 고 말했다. "일단 부산대 병원에서는 염습 없이 광목으로 옷을 갈아입히는 간단한 수시((收屍)를 한 뒤 관에 모셨다"며 "봉하마을로 시신을 옮긴 뒤인 둘째 날 새벽 2시 동료 두 명과 시신 ‘엠바밍(embalming)’에 들어갔다. 일종의 방부처리 작업이다. 혈액을 모두 빼내고 혈관에 포르말린 희석액을 주입시키는 거다. 냉방 장치가 따로 없는 마을회관에서 7일장을 진행하려면 어쩔 수 없는 과정이었다. 3일째 새벽 2시에 염습을 했다"고 말했다.
유재철씨는 "그때 노 대통령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며 "신념과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고 그 때를 회상했다.

▲ 故 노무현 대통령이 안치되신 유골함 © 서울의소리
그는 "염습 때 유족들이 참관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며 "아들 건호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꼼짝 않고 눈물만 글썽이며 묵묵히 지켜봤다. 하지만 권양숙 여사는 힘없이 털썩 주저앉았다. 그때 딸 정연씨가 권 여사에게 '우리 약속했잖아. 쿨하게 아버지 보내 드리자'고 말했다”며 당시 유족들의 모습을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국장때 쓸 만장 2천개를 만들 때 이야기도 자세히 전했다.
"행안부에서 노제에 쓸 만장 2000개를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만장에 쓸 대나무 2000개도, 만장에 쓸 글씨도 하루 이틀 만에 쉽게 준비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적처럼 이틀 만에 만장 2000개를 모두 완성 할 수 있었고, "노 대통령 노제 만장에 쓸 대나무를 찾는다고 하니 담양에서 '얼른 가져가시라’며 대형 트럭에 대나무를 가득 실어 보내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만장 글씨는 조계사에서 1200장, 개인적 인연이 있는 동방대학원대학교에서 800장을 써줬다"며 "노 대통령 만장을 만든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국의 서예가들이 몰려들어. 장관을 이루었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 날 발인 전날이었다. 이명박 정권이 갑자기 만장에 쓰는 대나무를 문제 삼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오후 2시 행안부에서 갑자기 연락이 와서 "큰일났다. 대나무 막대를 PVC 파이프로 바꿔야한다"며. 그것은 "만장 막대기로 쓴 대나무가 죽창으로 변신할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었으며, 도리가 없이 밤을 새워 결국 대나무 막대기를 다시 PVC로 모두 바꿔 만장을 달아야 하는 일이 벌어저 탄식했다"고 그 때를 회상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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